진실규명 이후 갖는 첫 공식 위령제...다양한 시민참여 프로그램 마련

'고양 금정굴사건' 희생자 제57주기 위령제가 13일 오후 1시 일산서구 탄현동 금정굴 현장에서 현장제례를 시작으로 열린다. 또 같은 날 오후 3시부터는 중산공원에서 전통제례, 기독교, 불교, 천주교, 원불교 등 각 종교단체의 각 5분간 종교행사, 희생자를 위한 묵념 및 추도사, 국가의 공식 사과, 추도사 및 추모노래 등으로 이뤄진 본행사가 열린다. 이번 위령제는 진실화해위의 금정굴 사건에 대한 진실규명 이후 열리는 시민행사 차원의 첫번째 위령제이다. 이에 앞서 천추교의 추모미사가 백석동 성당에서 2일 열렸으며 기독교의 추모기도회가 6일 일산밀알교회에서, 불교 천도재가 6일 흥국사에서, 원불교 위령제가 7일 금정굴 현장에서 이어진다. 이밖에 인권평화전시회, 민간인 학살과 인권을 다룬 인권영화제, 인권 평화학술제 등 다양한 추모행사가 위령제 전후로 개최된다. 또 12일 오후 6시 고양시청 문예회관에서는 전야제가 열려 추모 영상, 추모 노래, 추모 굿, 추모 시 낭송 등이 펼쳐진다.이번 위령제는 그동안 치러져온 유족중심의 행사에서 시민들이 참여하는 시민행사로 거듭난 것에 의미를 둘 수 있다는 것이 안팎의 평가이다. 특히 기독교, 불교, 천주교, 원불교 등 각 종교단체가 참여해 행사의 진정성이 더욱 깊어진 점과 함께 여러 시민참여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전반적으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내고 있다. 그러나 이 같은 긍정적 분위기 속에서도 이번 행사가 기대보다는 미흡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위령제 추진위원회의 이춘열 공동대책위원장은 “한국전쟁 기간에 민간인에 대한 불법학살임을 국가적으로 공식인정한 후 열리는 첫 번째 위령제임에 의미를 두어야 한다”면서도 “그러나 엄밀히 말해 아직도 국가주체의 위령제가 되지 못하고 유족들이 주체가 되고 있어 문제”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고양시가 위령제 행사에 재정적 지원을 거의 하지 않은 점도 문제가 있다는 것. 국가 차원의 불법 학살로 규정된 금정굴 희생자의 추모 행사에 고양시가 소극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은 국가 시책에 부응하지 못하는 태도이며 ‘진실규명’의 의미마저 퇴색시킨다는 지적이다. 국가 차원에서 위령제를 기획하고 추진한다는 것은 단순히 유족들에게 위로한다는 차원을 넘어선다는 것이 일반적인 시각이다. 진실화해위가 밝힌대로 국가 기관인 경찰에 의한 불법 학살이라면 국가가 전면에 나서서 사과와 위로의 절차를 밟는 것이 올바른 수순이라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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