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등5학년 때 작은할아버지 양승관 씨의 권유로 골프채 잡아

▲ 송포 출신으로 알려져 화제를 낳고 있는 양희영 선수

유럽여자프로투어 우승 쾌거

박세리를 잇는 골프 스타 양희영(19. 삼성전자)씨가 고양 출신으로 밝혀져 화제다. 최근 양희영 씨가 유럽여자프로골프투어(LET) 독일여자오픈 우승컵을 따내자 송포 곳곳에는 양희영 씨의 우승을 축하하는 플래카드가 걸렸다. 양희영 씨의 가족은 현재 호주에 거주하고 있지만 양희영의 할아버지와 작은 할아버지가 일산에 살고 있기 때문. 특히 양희영이 골프를 시작할 수 있도록 전폭적으로 지원한 작은 할아버지 양승관(가좌동)씨의 공로를 아는 사람들은 이번 쾌거를 가좌동 마을 경사처럼 축하해 주었다.

양승관 씨는 “희영이는 체격과 체력을 고루 갖춘 데다 심성까지 여유 있어 골프를 하기에 최적이라고 판단했다”며 “골프를 적극 권유하며 직접 골프채를 들어보게 했더니 자연스럽게 골프의 매력에 푹 빠지게 됐다”고 말했다.

양승관 씨는 당시 교사였던 부모의 반대가 심하자 적극적인 설득 작업에 나서 결국 동의를 얻어내는 등 희영 씨의 열렬한 후원자 역할을 했다.
양희영 씨는 초등학교 5학년 때 골프를 시작했다. 수영 테니스 육상 등 거의 모든 종목의 스포츠를 고루 잘했던 희영 씨를 눈여겨 보던 양희관 씨는 당시 박세리 붐을 타고 한창 주가를 올리는 골프에 매진해보는 것이 희영 씨의 미래에 가장 낫겠다고 판단, 골프 코치부터 골프장까지 직접 섭외했다.

양 씨는 희영 씨가 박세리 못지 않게 클 수 있는 조건을 갖춘 데다 외모까지 출중하다는 점을 고려해 아예 골프 스타로 키워야겠다는 포부를 품고 있었다. 아버지 양준모(구산동 노루메)씨는 희영 씨가 골프에 두각을 보이자 희영 씨가 중학교 2학년 때 교직을 그만두고 호주로 골프 유학 겸 가족 이민을 갔다.

희영 씨가 호주에서 본격적인 골프 수업을 받으며 각종 대회에서 우승을 휩쓸자 삼성전자가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박세리를 키운 삼성전자는 박세리를 잇는 ‘거목’을 찾던 중 양희영씨를 주목했고 삼성그룹 유일의 소속 선수로 선발했다. 양희영 씨는 2006년 2월 LET ANZ레이디스마스터스에서 사상 최연소이자 22년만의 아마추어 우승을 달성했고 그 해 10월 프로에 입문했다. 프로데뷔 1년 만에 상금 랭킹 10위에 올랐고, 이번 시즌에는 상반기 상금 랭킹(13만6000유로·약 2억1600만원) 1위를 달렸다.

▲ 양승관

양희영 씨에게 따라 붙는 별명은 ‘호주의 미셸 위’. 미셸 위와 동갑내기인데다 미모와 실력 모두 쟁쟁한 스타성을 견주는 말이다. 양희영 씨는 이 달 1일 독일 뮌헨 구트호이제른골프장(파72)에서 열린 최종 4라운드에서 버디만 5개를 낚으며 5언더파 67타를 쳐 우승의 쾌거를 안았다. 초청선수로 합류한 미셸 위의 성적은 6위. ‘호주의 미셸 위’가 미셸 위를 가볍게 제쳤다.

양승관 씨는 “희영이는 실력은 물론 스타성까지 미셸 위를 능가하는 선수”라며 “너무 착한 것이 흠인데… 마음 단단히 먹고 한국과 고양을 빛내는 세계적인 선수로 성장해주길 간절히 바란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