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신문 주최> 원당시장 활성화를 위한 토론회

 

뉴타운, 대형마트…원당시장의 미래 장담 못해

고양시, 예산투자에 수반하는 정책 모색 필요

 

/사진 황영철 기자

3월 17일 덕양구청에서 원당시장 노점상 및 노상 적재물 철거와 관련된 계고장을 발부한지 한 달이 조금 지난 4월 29일 오후 3시, 고양축산농협 3층 대강당에서는 그 원인이 된 갈등을 풀고 원당시장이 정상화 및 보존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대화를 나눠보는 토론회를 가졌다.

고양신문 주최로 열린 이날 토론회는 김진이 고양신문 편집부장의 사회로 이은만 전 고양향토문화보존회 회장과 최재권 원당반석교회 담임목사, 권명애 고양시민회 대표, 최보윤 고양신문 기자, 송배식 원당시장 현 상인회 회장과 김광석 부회장, 전행렬 전 원당시장 상인회 회장, 김명순 원당시장노점 전 지역장이 토론자로 참석했다. 지역 현안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는 윤용석 고양시의회 부의장과 김이업 한나라당 정책위원, 이재준 전 고양시민회 정책위원장, 백미영 민주당 시의원 예비후보, 장경만 한나라당 시의원 예비후보 등이 참석했다.

시장 내 불협화음이 계고장까지

토론회에 앞서 최보윤 기자가 발제를 통해 그동안의 취재과정을 설명했다.

최보윤 고양신문 기자 = “지난 3월 17일, 24년의 역사를 가졌으며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현대화 사업에 20여억 원의 예산이 투자된 원당시장에 계고장이 발부됐다. 덕양구청 도시미관과에서는 이번 조치에 대해 현대화 사업 이후 지속되어 온 노점과 상인간의 철거 요구와 당시 전행렬 회장이 주축이 되는 상인회를 인정할 수 없다는 상인 간의 내부갈등이 민원을 통해 외부로 표출되면서 그동안 재래시장이라는 특수성을 감안해 유보해 온 행정집행을 더 이상 묵과할 수 없기에 행해지는 것이라 설명했다. 사태가 이렇게 되자 상인과 노점상이 합심해 정상대책위원회를 구성했다. 새로운 상인회를 선출하여 협력해 나가는 노력으로 시와 구청 측에 어필하려 했으나 기존 상인회인 전행렬 회장 측에서 이를 인정하지 않으면서 결국 아무런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원당시장은 시민 생활의 일부

뒤이어 발제를 맡은 이은만 전 고양향토문화보존회장은 원당시장이 형성되기 시작 전부터 바라왔던 역사의 산 증인으로서 오늘날의 사태에 대한 안타까움을 표현하면서도 상황을 이렇게까지 만든 상인들에게 따끔한 일침을 놓기도 했다.


이은만 전 고양향토문화보존회 회장 = “84년도에 리스쇼핑을 지으면서 배추나 깻잎을 갖고 나와서 파시는 할머님, 아주머니들을 봐왔다. 하지만 나 역시 농사꾼의 아들로서 막을 수도 없고 또 리스쇼핑이 잘 되기 위해서는 노점과 상존해야한다는 생각으로 함께 해왔다. 원당지역 주민들이라면 누구나 원당시장을 자랑스럽게 알고 생활의 한 부분으로 생각하고 있다. 이곳을 사랑하고 기대왔던 그분들에게 이러한 분쟁이 일어나게 된 점에 대해 상인 여러분들은 죄송한 마음을 가져야 할 것이다.”

권명애 고양시민회 대표 = “오래 전부터 원당시장에서 장을 봐왔고 아이들 현장체험에도 이용해 온 시민으로서 좀 더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전해야하는 원당시장이 위기에 처해있는 것 같아 안타깝다.”

 

갈등보다 국면하게 될 사안 고민해야

방청석에서도 당장의 갈등보다는 앞으로 원당시장에 찾아올 변화에 준비해야할 때임을 강조하는 의견들이 많았다. 특히 이재준 전 고양시민회 정책위원장은 원당뉴타운 개발 예정 속에서도 존치지역으로 남은 원당시장의 불투명한 미래에 대해 우려의 목소리와 함께 현재 분열되어 있는 상인회를 강하게 비판했다.

이재준 전 고양시민회 정책위원장 = “원당 재래시장에서 상가 점포를 갖고 있는 분은 5명밖에 되지 않는다. 존치지역으로 지정된 원당재래시장의 건물 소유주들이 과연 그대로 임대료만으로 만족하지 않을 것이다. 곧 있으면 원당시장 부근으로 대형마트가 들어올 것이다. 그 전에 원당지역 중소상인들과 함께 살 수 있도록 재래시장 근처에 종합적인 기업형 빌딩을 만들어 원당시장에서 다루지 못하는 품목들을 판매하도록 하는 자구책을 마련하거나 성사1동 위쪽 언덕 공원 부지를 주차장으로 만들어 달라는 등의 여러분의 의견을 뉴타운 사업지구 내에 반영시키려 노력하고 기업지원과나 도시미관팀과 협상을 해야 하는 마당에 오히려 지금 당장 헐 수 있는 명분을 주고 있다.”

김이업 한나라당 정책위원회 위원 = “시나 정부에서 우리 고유의 재래시장 활성화를 위해 많은 고심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것이 이뤄지기 위해서는 우선 시장 내에서의 갈등이 없어야 한다. 현재 시장 이용자들을 위한 주차장과 관련해 얘기가 많이 나오는데 이것 역시 여러 가지로 고심하고 있다. 게다가 뉴타운이 들어와서 차량들이 그쪽까지 침범해 들어가면 상당한 민원이 들어올 것이다. 이것을 예방하기 위해서도 많은 의견을 제시하고 있다. 하지만 우선 시장을 형성해 이끌어나가시는 분들이 서로 양보해야 시비, 도비, 국비가 받아들여질 수 있을 것이다. 지금 눈앞에 해야 할 일이 많은데 불협화음은 접고 발전적으로 나가야한다.”

장경만 한나라당 시의원 예비후보 = “전행렬 회장은 좋은 뜻으로 일했는데 묻혀 있고 송배식 회장님도 회장으로 임명이 됐는데도 인정을 못받고 있다. 두 분이서 정상적인 회의를 통해  원만하게 인수인계를 하고 정상화에 대한 방법이 무엇인가, 어떻게 활성화를 시킬 것인가에 대해 고민해야한다. 우리 역시 원당시장이 존속이 되면 사람들이 시장에 많이 올 수 있는 볼거리, 먹을거리, 이벤트를 만들기 위해 고민하고 있다. 하지만 그 전에  두 분이 열린 마음으로 시장 정상화를 위해 노력해야한다. 정상화 없이 활성화라는 것은 어법에 문제가 있다.”

 

지자체의 관리 소홀도 무시 못해

한편 이번 일에 대해 시와 구청의 관리부재에 책임을 묻는 지적도 적지 않았다. 거액의 예산을 투자했음에도 불구하고 이것을 수반하는 관리가 부족했음을 지적하는 의견들이었다. 또한 뉴타운 개발 속에서도 원당시장이 살아남기는 했지만 그 다음을 위한 활성화 대책에 대한 시와 구 차원에서의 고민이 빠져있다는 의견이다.

김광석 현 상인회 부회장 = “우리 시장이 현대화가 된지 3년이 지났는데도 여전히 노점과 상가가 무질서하게 도로를 차지하고 있다. 이런 것은 시나 구청 측에서 어떤 지침이나 대안을 제시해주고 거기에 부합하지 않으면 계고장이나 벌금 등의 행정지도를 해줘야 하는데 이제껏 상인회와 노점상 간의 합의만을 기다리고 있다.”

권명애 대표 = “예산이라는 것은 단순히 더 깔끔하게 시설을 설비하는 것에서 그치는 것이 아닌 실질적인 정책이 수반돼야 한다. 시에서 국비와 도비를 지원받아 원당시장 활성화를 위해 예산을 투여했다는 것은 대형마트가 들어와 횡포를 부리는 소비구조에서 우리의 삶이 녹아있는 재래시장 속에서 독특한 시장문화와 체험을 만들어내겠다는 의지인데 그러한 실질적인 정책들이 빠져있었다고 생각한다”

최재권 원당반석교회 목사 = “화단을 망치는 것은 그냥 내버려두면 된다. 풀도 뽑아주고 씨도 뿌려주고 가꿔줘야 화단이 되는 것이다. 시에서 일어난 어려운 일은 시장님이 앞장서서 해결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닐까 싶다. 원당시장의 존속뿐만 아니라 발전해 나갈 수 있는 방향을 이끌어주길 바란다”

 

전·현 상인회, 서로 인정 못해

원당시장 내부의 화합을 원하는 토론자 및 참석자들의 의견을 들은 원당시장의 전 현 상인회 측은 현 상황에 대한 각자의 솔직한 입장을 내비치기도 했다.

송배식 현 상인회 회장 = “현재 노점상과 상인 간의 분란은 없다고 본다. 초기에 노점 대표 5명과 만나 상인도 노점도 서로 양보해야 할 것이라고 대화를 나눴다.”

김광석 부회장 = “사태가 이처럼 악화된 경위를 설명하겠다. 작년 6월 25일 새로운 회장을 뽑기 위해 총회를 열었으나 결국 무산되었다. 그러던 중 총회 및 상가번영을 위해서 임시로 구성된 추진위원회의 전행렬씨 측에서 멋대로 기업지원과에 회장직으로 등록했다. 당시 몇 차례 기업지원과를 찾아가 이의를 제기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고 이로 인해 상인들이 전행렬 회장에 대해 불신을 갖게 되었다.”

전행렬 전 상인회 회장 = “총회 진행 당시 과반수가 넘지 않거나 투표가 진행되지 않는 등 회의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을 경우 추진위원장이 회장을 지목한다고 명시되어 있었다. 더 이상 시장을 위해 일하고 싶은 마음도 없다. 회장직을 맡으면서 사무실 전세를 위해 이전 회장에게 건냈던 1500만원과 기타 지출비를 합해 총 1900만원을 돌려받는다면 회장직을 물러나 인계하겠다.”

송배식 현 상인회 회장 = “요구액이 처음 1500만원에서 1900만원으로 올랐으며, 이 역시 들어주는 대신 수입 지출 내역을 명확하게 해달라고 했으나 전 회장 측에서 거절했다. 내가 더 어떻게 해야하냐.”

 

더 큰 발전위해 화합해야 할 때

결국 이날 해결의 실마리가 드러나는 듯 했으나 실질적으로 합의가 이뤄지지는 못했다. 이처럼 전·현 상인회간의 의견 충돌이 첨예한 가운데 이날 토론회는 원당시장 내 갈등 해소를 위한 가장 큰 과제인 서로간의 화해와 양보를 간곡하게 촉구하는 방향으로 끝을 맺었다.

최재권 목사 = “지금의 상인회 회장님도, 전 회장님도 서로 상생하기 위해서라도 서로를 인정하고 올바르게 발전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지금 이 자리에 모인 사람들과, 지역의 모두에게 고마운 원당시장으로 남을 수 있도록 좋은 기회를 놓치지 않길 바란다.”

이재준 전 정책위원장 = “초등학교 한 학년 교육경비 보조금이 4000여만원인 것에 비하면 원당시장에 투여된 예산 20여억원은 어마어마한 액수다. 그것을 단 돈 1900만원으로 무산시켜서는 안 될 것이며 더 크게 가기 위해 모든 것을 털고 화해하기 바란다.”

권명애 대표 = “행정 조치는 원만한 해결이 나올 때까지 미룰 수 있다고 본다. 민원이라 하는 것은 시민의 불편한 점을 해소하기 위한 것이고 원당시장을 보존하고 싶어 하는 상인도 소비자도 시민이다. 원당시장이 고양시의 유일한 재래시장이 될 지도 모르는데 일산시장과는 달리 원당시장은 존치시킬 정도의 의미를 갖는 만큼 활성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이은만 전 회장 = “시의 간섭을 요구하는 것보다는 스스로 합의를 해서 당당하게 시에 요구해야 한다. 서로 합의할 수 있다면 관이나 외부의 재제가 들어왔을 때 우리 시민들이 다 나서서 도와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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