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정초 12m앞 아파트형 공장에 학부모들 "말도 안돼"

▲ 수업을 끝내고 운동장에서 놀고 있는 아이들. 이 바로 뒤에 곧 8층짜리 도시형 공장 건물이 들어서게 된다.

최근 하늘초등학교 옆 골프연습장 건립 논란으로 학교 주변의 신설 시설에 대한 관심이 급증하는 가운데 지난 5월 5일 개교식을 마친 서정초등학교가 비슷한 걱정에 휩싸였다.

서정초등학교를 정면으로 약 12m를 사이에 두고 있는 두 개의 공터에 도시형 공장이 들어선다는 것. 학교에서 서남 방향의 부지에는 현재 백석동의 아파트형공장인 테크노타운에 입주해있는 의료용 레이저기기 생산업체인 루트로닉에서는 지상 8층, 지하2층에 건물높이 41.5m의 건물 설립을 계획하고 있다. 또한 학교와 정면으로 마주보고 있는 부지에서는 같은 백석동 태크노타운에 입주하고 있는 엑스레이 관련 의료기계 생산 업체인 포스콤, 풍력발전기용 인버터를 생산하는 플라스포, 자동차 부품 유통회사인 (주)우신, 신발제조 유통회사인 (주)평화유통이 각각 들어설 예정이다.

이같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학부모 및 학교 관계자들은 난색을 표하고 있다. 특히 서정초등학교는 학교 맞은편에 야산을 마주봐 수려한 경관을 자랑하고 있으며 환경생태체험학습을 통한 아이들의 생태감수성 배양을 교육목표의 하나로 지정해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만큼 경관훼손에 대한 걱정도 만만치 않다. 서정초등학교의 이우영 교장은 “그렇지 않아도 주변의 뻘 때문에 겨울의 운동장 해동 시간이 오래 걸리는데 그늘까지 지면 봄까지 가지 않겠냐. 또 아이들의 일조권이나 조망권 뿐 아니라 건설과정에서 나오는 먼지, 소음, 공사차량으로 인한 통학길 안전 위협 등등 걱정이 많이 된다”고 밝혔다.

특히 루트로닉이 들어올 곳인 행신동 1098번지는 학부모를 비롯해 학교장, 주민 모두가 분양 및 입주 당시까지만 해도 교육연구용지로 알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어느새 도시지원시설용지로 변경되어 도시형 공장이 들어선다는 것에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

이에 대해 시 관계자는 기존에 산업용지였던 부지를 다시 원래의 용도로 변경한 것이라고 밝히고 있다. 시 관계자에 따르면 2003년 6월 행신2지구 택지개발계획 당시, 해당 부지를 산업용지로 지정되었으나 시 여성과에서 ‘여성취업전문센터’건립을 위한 공공용지 약 3000여평 확보를 요청하였으며 이에따라 같은 해 10월 교육연구시설용지로 변경되었으며 2005년 12월 여성과에서 사업을 포기하여 원래의 산업용지인 도시지원시설용지로 변경됐다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이같은 사실에 한 학부모는 “주택공사(현 LH)에서 각 단지 주택분양 홍보 당시 분명히 그곳이 교육연구시설이라 했고 입주민 대다수가 그 명칭 그대로 생각하고 분양을 신청하여 입주했다”며 “분양 당시와 전혀 다르게 용도를 변경하는 것은 입주민을 상대로 한 사기분양이라 생각된다”고 말했다.

또한 “지방자치단체장은 시민과 그 지역 주민들이 시정을 잘해달라고 위임한 것인데 해당용도로 분양된 땅을 지자체에서 주변 주민들의 의견과 공청회 한번 없이 마음대로 용도변경하느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이에 대해 시행사인 LH공사에서는 “용도변경에 대해서 관보게제 이외에 주민 전달을 위한 관련 규정이 없었기 때문에 특별한 조치는 취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서정초등학교 김형윤 운영위원장은 “기업이 들어와 생기는 긍정적인 측면을 고려한다면 맹목적으로 반대할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하지만 최초의 1년이 앞으로의 10년을 좌우할 수 있는 교육적인 측면을 생각하지 않을 수는 없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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