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사 학부모 행복한 소통의 장, 서정초 온라인카페

온라인 속에는 고양시를 이루는 또 다른 세상이 있다. 굳이 얼굴을 맞대지 않고도 이야기할 수 있는 공간에서 ‘차마’ 하지 못한 이야기들을 풀어놓기도 하고 일일이 만나거나 통화하지 않고서도 내가 가진 정보를 폭넓게 전달할 수 있는 곳이다. 온라인 카페를 통해 활성화 되는 이러한 모임들은 시간적, 지리적 여건으로 소홀했던 일들에 대한 적극적인 참여를 유도한다. 이는 곧 공동체로서의 모습을 다지고 그 역할을 수행하는데 지대한 활약을 하고 있다. 고양시의 다양한 온라인 모임을 만나보았다.

교사와 학부모. 학교 안의 아이들이라는 공통분모를 갖고 있음에도 멀고도 가까운 존재가 될 수 밖에 없는 것이 이들이다. 물과 기름처럼 비슷한 성질을 갖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또한 정 반대의 성질로 섞일 듯 섞이지 않는 이들을 유화제와 같은 역할로 함께 학교라는 공간에 스며들 수 있도록 해주는 곳이 있다. 서정초등학교(교장 이우영)의 온라인 카페 ‘행복한 배움의 공동체 서정초등학교’가 바로 그곳이다.

개교를 앞두고 올해 초, 서정초등학교에 발령받은 준비교사들로 구성되어 ‘서정초 준비모임’이라는 이름으로 개설된 이곳은 원래 교사들만의 공간이었다. 개교와 진학 메뉴, 교육과정 등을 논의하고 참고해야 할 것들을 공유하기 위해 만들어진 이곳에 하나 둘 학부모들이 가입하기 시작했다.

계속해서 발견되는 학부모들의 발자취에 이우영 교장의 고민은 길게 가지 않았다. “교사와 학부형들에게 제일 중요한 것이 참여와 소통입니다. 교육 현장의 파트너로서 함께 이야기  하기 위에 공개를 결정했죠.”
처음 시작은 학부모들을 위한 게시판을 개설하는 정도였지만 아이들의 등교가 시작되는 3월 초, ‘서정초 준비모임’은 큰 변화를 가졌다.

학교 전반에 대한 논의가 오가는 곳인 만큼 이 공간을 교사보다는 학부모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는 이 교장의 생각으로 학부모 운영자를 선출하고 모든 메뉴를 공개하며 교사와 학부모가 똑같은 자격으로 카페 활동을 할 수 있도록 체제가 변경되었다. 학부모와 교사의 공동운영으로 명실상부한 ‘학교 카페’로 활동을 시작한 것이다.

서정초 카페는 학교 전반에 대한 논의뿐만 아니라 교육 프로그램에도 학부모들이 적극 참여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학교 측에서 진행될 행사나 교육 프로그램에 앞서 온라인을 통해 학부모들에게 미리 알려주면 이에 대한 의견을 공유한다. 이는 다시금 검토를 거쳐 실제 사안에 반영되기도 한다.

이미 각 학교마다 홈페이지가 존재하는데도 불구하고 오히려 카페 활동이 활발한 이유는 무엇일까. 이우영 교장은 ‘익명성’에 무게를 두고 이같은 현상을 설명한다. 이 교장은 “학교나 교육청 홈페이지의 실명제로 학부형들은 아이들 생각에 목소리를 내기를 꺼리게 돼죠. 실명제가 자유로운 의사표현까지 저해하는 요소가 되고 있습니다”라며 “카페를 통해 여러 사람이 자기 의사 표현을 하고 댓글을 통해 응답하는 방식으로 소통을 이뤄갑니다. 함께 이야기하면서 스스로 생각을 정리하는 식의 정화기능도 있다고 저는 봅니다”고 말한다.

서정초의 두 아이의 아버지인 아이디 ‘오리’씨는 “아이들이 다니는 학교의 교육에 대해서 학부모들이, 특히 아버지들이 참여할 공간이 별로 없었는데 이 곳에서는 자체적인 아버지 모임을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며 “다른 학교에서는 아이들이 어떻게 생활하는지, 학교가 어떻게 돌아가는지 전혀 몰랐는데 그런 것을 알게 되니까 아이를 보내는 입장에서는 안심하게 된다”고 전한다. 덧붙혀 “학교가 오픈되어 좋기는 하지만 선생님들이 힘들겠다는 생각도 든다”며 웃어보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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