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예고 ‘예사랑봉사단’, 3주간의 벽화 봉사

▲ 고양예고 ‘예사랑봉사단’이 꾸민 허수아비와 연꽃, 소나무, 눈사람 등 다양한 그림들이 개학을 앞둔 덕이초등학교 학생들을 기다리고 있다.

유난히 뙤약볕이 강했던 지난 21일, 덕이초등학교의 담장에 50여명의 학생들이 옹기종기 모여 무언가를 그리고 있었다. 이날 모인 학생들은 고양예술고등학교의 미술과가 포함된 학교 봉사단인 ‘예 봉사단’이다. 이들은 그동안 무심코 지나쳤던 덕이초등학교의 벽면을 지역의 동생들과 주민들에게 아름다운 공간으로 돌려주기 위해 팔을 걷어부쳤다.

이날 벽화는 교내에서 공모를 통해 모아진 도안을 기초로 학생들이 팀을 이뤄 잡은 초안으로 그려졌다. 벽화를 그릴 수 있는 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벽면을 닦아내는 등의 밑작업부터 하나에서 열까지 학생들의 손길을 거쳤다. 

주로 초등학교 학생들이 오가는 이 길에 사계절을 테마로 꿈과 희망을 줄 수 있는 동심이 가득 담긴 아동 일러스트가 채워졌다. 또한 천연기념물 제60호로 지정되어 있는 송포백송과 고양시 보호수로 지정되어 있는 수령 500년 추정의 도나무, 지역특산물인 송포쌀을 나타내는 가을 들녘 등 지역을 나타내는 아름다운 벽화들도 빠지지 않았다.

이번 작업에는 한창 바쁜 3학년들도 주저없이 참여했다. 작년부터 벽화작업에 참가했던 마성호(3학년) 군은 “항상 여름에 작업을 하다보니 덥고 힘들지만 재미있다”며 “작년에 고아원에서 작업했을 때는 아이들이 좋아하는 모습을 보고 보람도 많이 느꼈다”고 말한다.

올해 고양시니어클럽에 이어 두 번째로 송포백송을 맡아 작업하고 있는 김이영(3학년) 양은 “졸업 전 마지막 벽화인데 전공을 살려서 학교 가는 길을 꾸밀 수 있어 재미있고 뿌듯하다”며 “특히 고양시의 문화재인 송포백송을 그리게 돼서 더욱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처음 작업을 하는 노다슬(1학년) 양 역시 “선생님의 권유로 시작했는데 지역에 오래동안 남는 작업이기 때문에 의미가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벽화 작업에는 장항동 국민은행에서 친환경 페인트와 식사비용 등을 학생들에게 지원했다. 또한 작업이 시작되는 7일에는 지점장과 직원 7명이 직접 벽화 밑작업에 동참하여 더운 날씨에 고생하는 학생들을 격려해주기도 했다.

예사랑 봉사단은 예술고등학교라는 특성을 살려 미술, 음악, 문예창작 등 각 과별로 재능에 맞게 자원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뿐만 아니라 간단한 작업은 서로 다른 과의 활동에도 참여하며 공개모집을 통해 봉사단이 아닌 학생들에게도 자발적인 참여의 장을 열어두고 있다.

고양예고의 벽화지도를 맡은 김안나 선생님은 “여러 과의 아이들이 참여하여 예술과 학교 속에서 함께 어우러지는 것이 아이들에게도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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