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화합에 앞장서는 안준길 흰돌산악회장

“함께 수목원을 거닐면서 콧노래를 부르며 행복하다고 말해주셨어요. 그 순간 첫 시도에 대한 그동안의 걱정과 두려움이 순식간에 날라가버렸어요.” 백석2동에 거점을 두고 있는 안준길 흰돌산악회장이 지난해 가을에는 산을 오르는 기쁨을 나누기 위해 마련한 ‘장애우와 함께 하는 가을산행’을 성황리에 마치고 난 소감이다.

이날 산행에는 흰돌사회복지관의 추천을 받은 30여명의 장애우와 보호자, 그리고 도우미를 자청한 산악회 회원들이 함께 광릉에 위치한 국립수목원을 다녀왔다.

지난달 13일에는 아리수봉사단과 함께 ‘백석2동 한여름 밤의 작은 음악회’를 개최해 뜨거운 여름 밤을 식힐 다양한 볼거리를 주민들에게 제공했다.

회원 수 270여명에 결성한지 이제 1년 8개월이 지난 흰돌산악회는 지난해부터 이 같은 지역 행사에 힘을 쏟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에는 안준길 회장이 있다. 혹자는 산악회는 산만 갔다 오면 되지 무슨 행사냐고 반문하기도 한다. 말 그대로 단순한 친목단체일 뿐인 흰돌산악회에서 이처럼 발 벗고 나서게 된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안준길 회장은 4년 전 백석동이 1, 2동으로 분동되면서 백석2동의 활약상이 두드러지지 않는데 아쉬움을 느낀다고 말한다. 변화 속에서 베일에 갇혀 있던 백석2동을 대외적으로 알리기 위해 70~80%가 백석2동 주민으로 구성되어 있는 흰돌산악회가 나선 것이다.

“백석2동에서는 아직 알미문화축제 외에 행사들이 많이 없습니다. 이번 음악회는 흰돌산악회 회원과 아리수봉사단 회원의 끼있는 분들의 능력을 살려 고스란히 지역주민들에게 공유하자는 취지로 시작됐죠.”

음악회를 개최하는데 들어간 비용은 약 100만원. 대부분 음향시설 대여 및 기념품 제작 비용으로 소요됐다. 그 외 연출 및 출연진 모두 회원들로 구성되어 진행됐다. 안 회장은 “회원들이 무보수로 봉사해달라는 부탁에 다들 흔쾌히 허락해주셨습니다. 비록 프로는 아니지만 아마추어들이 순수하게 해낼 수 있다는 것에 스스로 자부심을 느낍니다”라며 “큰 돈 들이지 않고도 지역 주민들이 함께 나누고 함께 호흡할 수 있다는 것에 큰 의미를 갖게 되는 것 같습니다”라고 말한다.

산행과 음악회 모두 새롭게 시작하는 행사인 만큼 그 준비나 진행에 있어 어려움이 많았지만 안 회장은 시도만으로도 의미가 있다고 말한다. 잘하든 못하든, 설사 비난을 받는다 하더라도 시도를 했기 때문에 비로소 평가라는 것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다.

처음은 어설프다 하더라도 그 시도를 통해 계속 나아가 언젠가 전통이 되길 바란다는 안준길 회장이다. 지금 안 회장은 올해 가을에 열릴 ‘제2회 장애우와 함께 하는 가을 산행’을  한창 준비하고 있다. 작년의 미숙한 점을 보완하고 작년 보다는 많은 단체와 함께할 수 있길 기대하고 있다. 특히 작년 재정 여건 상 30명으로 제한되어 산행을 바란 이들이 모두 갈 수 없었던 만큼 적극적인 홍보와 지역의 참여를 통해 더 많은 장애우에게 산이라는 곳의 아름다움을 전하고 싶다고 말한다.

또한 알미공원 지하보도를 갤러리로 조성하는 바람을 갖고 여러 가지 자료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동안 백석2동의 중앙로 아래를 지나는 이곳은 그동안 보행자가 적은 탓에 몇 가지 문제를 안고 있었다. 안 회장은 이곳을 지역 주민들의 작품을 공유할 수 있는 새로운 공간으로 활용하고 싶다고 말한다.

“가을에는 학생들이나 동호회분들이 전시회를 갖고 싶어도 장소가 마땅치 않아 곤란해하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나마 있는 곳도 경쟁률이 치열해 장소 섭외하기가 하늘의 별따기였죠. 지하보도를 오고가는 주민들이 작품도 즐기고, 음침하고 갇혀있던 곳이 지역의 명소가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지역을 위해 몸소 실천하는 안준길 회장은 이러한 노력을 통해 생명력있고 활기가 넘치는 백석2동이 되길 바란다는 소망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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