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동경일본어학원 최용태 원장

10년 동경생활 바탕으로 유학 선배 노하우 그대로 전수

“단순히 어학 공부가 아닌 그 나라에서 생활하는 법을 가르칩니다.”

일산서구 후곡마을의 학원가. 이곳에 오는 수강생을 가려 받는 특이한 원장이 있다. 동경일본어학원(원장 최용태)이 바로 그 곳.

동경에서 대학과 대학원을 졸업, 10여 년 세월을 일본에서 지낸 최용태 원장은 누구보다 일본에서의 생활을 잘 알고 있다. 최 원장이 2001년 후곡마을에 45평의 작은 일본어 전문학원을 개업했을 당시에는 일본어에 대한 인식도, 그 필요성에 대해서도 큰 호응이 없어 적지않은 고생을 했다.

동경일본어학원이 빛을 보기 시작한 것은 개업 2년째에 들어 생각을 고쳐먹은 덕이 크다. 어학만으로는 큰 메리트를 줄 수 없다는 생각에 일본대학 입시학원으로 방향을 선회한 최 원장은 2003년부터 일본을 수시로 드나들며 한국인이 일본에서 생활하는데 요구되는 환경을 연구했다. 최 원장이 이야기하는 일본의 대학은 유학생에게는 그야말로 온실과 같은 환경이다. “일본의 대학교는 외국인에 대한 특혜가 상당히 많다. 우선 대학교에 합격하면 문부성으로부터 수업료의 30%를 장학금으로 받을 수 있고, 영어 점수에 따라 중복으로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최 원장은 처음에는 어떻게 해서든 수강생들을 좋은 대학으로 보내는 것을 목표로 했다. 아이들을 동경권 내 6개 대학에 보내자는 것이 목표였다. 하지만 그 생각은 오래가지 않아 바뀌었다. “실질적으로 일본의 대학에 가려는 대부분의 아이들은 미래에 대한 차선책으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 아이들에게 일본에서 살아가는 방법을 배우는 공부를 시켜야겠다는 생각에 다시 한번 변화를 가졌다.” 동경일본어학원은 크게 두 개의 반으로 나뉘어진다. 정말로 실력있는 아이들에게는 국립대를, 중간 정도의 아이들은 동경권 안의 대학을 목표로 가르친다.

“동경권 내에 바닥 대학은 없다. 우리나라 서울권 대학을 예를 들면 이해하기 쉽다. 서울대, 연세대, 고려대처럼 외국인도 잘 아는 좋은 학교들이 얼마든지 있다. 일본 역시 게이오·와세다대 말고도 좋은 대학이 많다”
최 원장은 한국인에게 명문대로 잘 알려져있는 게이오·와세다대보다는 국립대와 동경 내 다른 대학을 권한다. “국내에 알려진 유명 대학은 오히려 외국인이 집중해 있어 유학생 특혜를 받기 힘들다. 장학금 역시 그만큼 경쟁률이 높다. 또한 와세다 위에는 더 좋은 학교들이 30개 정도 있다. 흔히 말하는 동경 6개 대학은 사립대만을 지칭하는 것으로 일본은 동경대를 비롯한 지방의 국립대가 더 높은 수준을 갖고 있다.”

때문에 최 원장은 우수한 학생들에게는 가급적 국립대를 권한다. 일본의 국립대는 1년 학비가 우리돈으로 700~800만원 정도. 거기서 유학생은 입학과 동시에 50% 할인을 받는다. 또한 일본대학에 들어가기 위해 치뤄야하는 시험인 EJU(일본유학시험)에서 높은 점수를 받게 되면 1년 동안 850만원 가량의 장학금이 나온다. 국립대에 합격할 정도의 점수라면 사실상 따논 당상이다. EJU가 아니더라도 JLPT(일본어능력시험) 1급을 360점 이상 받는다면 이 역시 850만원 가량의 장학금을 받을 수 있다. 그 외에도 TOEIC점수가 800점 이상인 학생에게는 매달 장학금이 수여된다. 각 학교에는 외국인 유학생을 위한 기숙사가 있다. 국립대의 경우 한달에 우리돈 4~5만원 가량. 기숙사가 아닌 학교 주변에 방을 얻게 되면 40만원 가량을 지원해준다.

“공부를 독하게 안하는 학생들도 한국에서보다 싸게 공부할 수 있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 학생에게는 장학금이 계속 나온다. 국립대를 간다는 것은 거의 무료로 학교를 다닌다는 것이나 마찬가지다. 또한 국립대 졸업생은 국가에서 키운 인재이기 때문에 사립대 졸업생에 비해 취직의 우선권을 부여한다”

이러한 정보를 수집하기 위해 매년 6~7번씩 일본에 방문한다는 최 원장. 2년 전에는 12박 13일이라는 장기 일정으로 일본 수도권 내에 있는 국립대를 전부 돌아봤다. 간담회를 통해 직접 학생들의 이야기를 듣고 그 아이들이 어떻게 합격했는지에 대한 생생한 정보를 얻기 위해서이다.

동경일본어학원은 비록 사설 학원이지만 무엇보다도 학생의 의지를 가장 중요시한다. 본인이 공부하겠다는 의사가 없는 아이들은 다른 길을 찾아 볼 것을 권유한다. 일본의 아르바이트 문화야말로 진정 일본 사회를 배울 수 있는 곳이라고 말하는 최 원장. “오히려 와세다 대학을 나온 학생들은 학점이 좋지 않고 동경 내 수도권 대학에서 장학금 받으며 아르바이트로 용돈벌이하고 편하게 공부한 학생들이 졸업해서 취직할 수 있는 확률이 더 높다. 바로 일본에 대한 재미를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최 원장이 아르바이트를 강조하는데는 또다른 이유가 있다. “나 역시 일본 유학생활을 하면서 많은 아르바이트를 해봤다. 항구, 도로공사, 철거, 주방일 등 안해본 것이 없다. 이런 일들을 하면서 세상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게 된다.” 미래가 없는 아이들은 고생할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지지 않았기 때문이라는 최 원장은 일본이야말로 고생의 기회와 그 만큼의 대가가 나올 수 있는 국가라고 말한다.

특히 고령화된 일본 사회에는 절대적으로 젊은 인력이 부족한 상태. 젊은 인재들이 일본에 와 뿌리를 내리기를 바라기 때문에 갖가지 혜택이 주어진다. 특히 여타 외국인에 비해 예의 바르며 일본어 습득이 빠른 한국인은 취직전선에서는 1순위에 뽑힌다.

“우리나라에서 결코 결과가 나오지 않을 것 같다면 새로운 나라에서 결과를 낼 수 있는 기회가 있다. 그리고 그 기회를 주는 나라가 바로 일본이다.” 최용태 원장의 자신있는 조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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