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복지사의 꿈 다져가는 주엽고 김주희 양

봉사의 작은 실천의 계기가 삶의 변화를 가져온다. 주엽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중인 김주희 양. 이제는 대입이라는 새로운 관문을 준비하는 수험생의 위치에 서 있다. 하지만 주희 양은 고3의 중압감 속에서도 자신이 찾은 사회복지사의 길에 대한 목표를 명확하게 갖고 있다.

김주희 양이 사회복지사의 꿈을 갖게 된 계기는 의무로 시작한 봉사였다. 학교 동아리 활동을 찾지 못하던 중 담임교사의 추천으로 교내 봉사동아리인 ‘효사랑 봉사단’에 가입하게 됐다.

효사랑 봉사단을 통해 매달 학교 수업이 없는 토요일에는 재료를 사서 교내 가사실에서 직접 반찬을 만들고 독거노인을 방문한다. 거동이 불편하신 어르신의 집안일과 말벗이 되어드린다.

처음에는 어르신의 집에 방문하는 것 자체만으로도 불편하고 어색한 점도 많았다. 하지만 한달에 두 번씩 얼굴을 보며 이야기하고 생일잔치, 나들이를 다니면서 점차 가까워지는 것을 느꼈다.

“할아버지랑 함께 테마동물원쥬쥬에 놀러간 적이 있었어요. 다른 여러 팀과 함께 무리지어 다니는데 저희 할아버지는 휠체어를 타시니까 저하고만 다녔어요. 그 때 더 많은 얘기를 하기도 하고 할아버지가 오히려 힘들지 않냐며 저를 걱정해주시기도 하시는 모습에 감동받았어요”

3학년이 되어 더 이상 효사랑 봉사단 활동을 하지는 못하지만 어르신을 대하는 스스럼없는 모습에 어르신들은 주희 양 후배들에게 소식을 묻기도 한다. 주희 양 역시 어버이날이나 시간이 날 때면 꽃과 케익을 들고 찾아뵙는다고.

주희 양은 교내 봉사활동 외에도 직접 손길이 필요한 곳에 찾아가기도 한다.
2009년 4월부터 정신지체장애우들의 안식처인 파주의 ‘프란치스코의 집’을 방문해 적지않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처음에는 독거노인분들을 만나는 것보다 더 어색하고, 익숙하지 않은 스킨쉽에 놀라기도 했어요. 하지만 시간이 갈수록 또래같은 느낌에 친구처럼 편해졌어요”

초등학교 시절 친구들 4명과 함께, 특별한 봉사단의 이름도 없이 활동하는 김주희양은 고등학교 3학년이 돼서도 매달 번갈아가며 프란치스코의 집과 같은 파주시에 있는 금빛요양원을 찾는다고 한다.
“12월이 되면 캐롤송 음악을 틀어놓고 춤추고 노래하면서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을 보여줘요. 그게 고마움의 표시인 것 같아 저희가 오히려 감동을 받기도 해요”

이같은 활동들은 주희 양을 변화시키기도 했다. 첫 번째 변화는 가족에 대하는 마음이었다. “중학교 때는 엄마아빠 말씀이면 다 싫고 그랬죠. 하지만 엄마와 함께하는 봉사활동을 통해 다른 이를 위해 노력하는 모습을 곁에서 지켜보고 대화하는 시간이 길어지니까 그동안 저를 걱정하던 엄마의 마음이 어떤 것이었는지 알게 되는 것 같아요”

진로에 대한 변화도 생겼다. 고등학교 1학년 2학기. 그저 담임교사의 추천으로 이과 진학을 선택했던 주희 양은 3학년이 되면서 문과로 방향을 선회했다.
“작은 봉사들을 통해 저의 손길이 필요한 분들을 만나다보니 전문적으로 공부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됐고 사회복지학과를 목표로 하기 위해 전과를 하게 됐어요”
사회복지사의 꿈을 이루기 위해 주희 양은 바쁜 시간을 쪼개 풍선아트 자격증 3급을 취득하는 등 차근차근 준비를 시작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제구호개발기구 ‘월드비전’을 통해 해외아동후원에도 참가하고 있다. 초등학교 5학년생의 어린나이지만 일곱 가족 중 생계를 책임질 수 있는 사람이 없는 가정의 ‘세실리아’가 주희 양의 관심으로 학교를 다니는 배움의 길을 걷게 된 것이다.

“진작에 알았으면 좀 더 빨리 시작해서 도움을 줄 수 있었을텐데 아쉬움이 있기는 하지만 지금이라도 작은 실천으로 누군가에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도움을 줄 수 있다는 것이 저에게도 큰 행복이에요”라고 말하는 주희양의 얼굴에는 미소가 떠날 줄 몰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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