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일 북의 위성발사와 관련한 비상태세 점검 및 안보회의를 취재하기 위해 민통선 너머에 위치한 파주장단출장소를 다녀왔다. 군 복무를 전방에서 보내긴 했지만 민통선을 넘어보는 건 처음이었기 때문에 이동하는 내내 설레임과 긴장감이 교차했다.

자유로를 타고 판문점 방향으로 이동한지 한 시간여. 검문하는 헌병들에게 확인절차를 거치고 장단출장소가 위치한 통일촌으로 향했다.

마을 한 어귀에 세워진 평화통일을 염원하는 시비와 망향제단. 멀리 희미하게 인공기가 나부끼는 모습을 보며 비로소 서부전선 최북단에 들어섰다는 게 실감이 나기 시작했다. 분단의 아픔을 채 느낄 시간도 없이 회의장소로 발길을 재촉했다.

장단출장소 지하에 마련된 긴급대피소. 각 언론사 기자들과 경기도, 파주시 관계자들뿐만 아니라 이곳에 사는 많은 주민들도 회의장에 함께 했다. 특히 주민들은 이번 위성발사가 남북관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었다. 휴전선 경계에 거주하다보니 안보문제에 더욱 민감할 수밖에 없을 터. 특히 작년 연평도 사건 이후 주민들의 불안감은 이루 말로 표현할 수 없을 정도라고 한다.

“지난해 군 훈련 중 발생한 오발사고 한 번에 전 주민들이 공포에 떨어야 했습니다. 군에서 이러한 부분들을 주민들에게 바로바로 알려주시면 좋겠어요.” 주민들의 애로사항을 묻는 김문수 도지사의 질문에 성태인 여성회장이 조심스럽게 건의했다. 이야기를 듣다보니 이곳에 사는 주민들이 느낄 군사적 긴장감이 어느 정도일지 쉬이 짐작할 수 있었다. 남쪽에서도 전투기소리 한번 들리면 괜한 가슴 쓸어내리는데 하물며 최북단 마을에서 오발사고가 한번 벌어지면 어떤 마음일까. 군의 주민들과의 소통부족도 사태를 키우는 하나의 요인이었다.   

취재를 마치고 돌아오면서 분단이 낳은 상처들에 대해 다시 한 번 곱씹을 수 있었다. 한국사회를 병들게 하는 해묵은 ‘이념갈등’과 아직도 해결되지 못하고 있는 금정굴 문제, 그리고 이날 만난 주민들이 느끼는 전쟁에 대한 불안감 모두 50년 넘은 분단체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게다가 이명박 정부 출범 이후 남북관계가 다시 경색국면으로 돌입하면서 평화통일을 바라는 많은 이들의 바람은 다시 요원해지고 있는 상황이다.  

북의 위성발사로 인해 다시 군사적 긴장감이 고조되는 지금 2020 평화통일 특별시를 목표로 하고 있는 고양시는 남북문제의 평화적 해결을 위해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평화를 사랑하고 통일을 염원하는 많은 이들의 관심과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