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여년 동안 개발, 아직도 진행 중...‘누가 살까’ 삶을 고민한 도시계획

 

▲ 알록달록 아름다운 주택은 네덜란드의 자랑이다.
“사람들의 참여를 어떻게 이끌어내느냐. 장사하듯이 사람들을 모으는 것이 아니고 예전의 영주나 왕 주변에 사람들이 모여서 살듯이, 그렇게 소통의 창구를 만들어 사람들을 불러 모은다. 같은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만날 수 있는 장소, 커뮤니티를 만들어내는 것이다.” 네덜란드 알미에 지식센터 카슬라(casla)의 플래퍼(Judith Flapper)씨는 알미에 신도시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시민참여라고 설명했다. 카슬라는 알미에 신도시개발을 벤치마킹하러 오는 이들과 시민, 어린이들을 위한 전시 공간이다. 

 

 

▲ 알미에 신도시의 아름다운 모습
알록달록한 건축물들, 집위에 또다른 집이 붙어있는 영화 속 장면같은 주택들. 베란다를 중간중간 붙여서 기괴하기까지 한 모습의 집합주택. 알미에 신도시는 국내에 특이한 건축 형태로 자주 소개되어 왔다. 영화 세트장이나 파주 헤이리의 모습이 언뜻 알미에와 닮았다. 그러나 알미에 신도시의 진짜 매력은 겉모습이 아니다. 그곳에서 살아갈 사람들의 삶을 고려했다. 시민들에게 “어떤 도시에서 살고 싶냐”는 질문이 도시 계획의 시작이었고, 그 고민이 도시의 완성이었다. 그렇게 건설된 알미에 신도시는 ‘유럽에서도 최고’라는 자부심을 네덜란드에 안겨주었다.

 

▲ 카슬라 담당자가 설명을 해주고 있다.
바다를 막은 간척지에 세운 도시

바다를 막은 간척지에 세운 도시 “처음 개발할 당시 우리 사회분위기가 매우 자유분방했다. 도시를 만들기 위해 계획을 세워야하는데 너무 많은 사람들이 떠들기만 해서 처음에 일이 되지 않았다. 건축가, 도시계획 전문가들을 모아 POA라는 단체를 만들었다.”

네덜란드 사람들의 특징 중 하나가 ‘천천히’다. 1967년부터 시작된 알미에 신도시가 이제 절반쯤 진행돼 다시 2030년까지 개발을 추진하는 것도 그 때문이다. 이들에게 일산신도시가 1989년에 계획돼 1993년에 입주가 시작됐다는 이야기를 전하니 매우 흥미로워했다. 천천히 하다보니 땅을 준비하고, 도시계획과 분양, 건축을 하는 주체가 모두 다르다. 

건축, 도로교통, 도시조경 등 각 분야의 전문가들이 모여 조직이 구성되면서 알미에 신도시가 서서히 모습을 갖춰갔다. 진행 과정에서 가장 중요하게 고려된 것은 다핵도시 개념이다. 지역의 특성에 맞게 도시를 잘게 나누고, 그에 맞는 도시계획을 세웠다. 항구, 도시, 교외지역으로 크게 분류된다. 이 과정에서 시민들의 요구는 필요조건.

 

 

▲ 알미에 건축지식센터 카슬라

 

 

▲ 알미에의 진행중인 개발계획.

 

수익을 고려한 개발은 안돼
“어떻게 살고 싶은가를 시민들이 대답하고, 정부는 그것을 어떻게 실현할 수 있는지를 고민한다.” 플래퍼씨는 도시계획 과정에서 민과 관의 역할을 이같이 설명했다. 의견을 묻고 반영하는 과정은 단일하지 않다. 도시 지역이나 기차역과 가까운 지역들은 공공에서 좀더 세밀한 계획을 세우고, 외곽 지역은 더 많은 시민들의 의견을 들었다. “규칙이나 제안상황들은 있지만 그것을 보완하는 상황을 정부는 고민하게 된다. 규칙을 정하는 원칙은 지속가능성이다.” 플래퍼씨의 설명은 매번 명쾌했다.

소요 예산은 어떻게 마련했을까. “애초에 도시계획이 사람들이 집을 짓도록 땅을 싸게 공급하는 것이 중요했다. 계획 자체가 수익을 위해 출발하지 않았다. 그룹으로 단체로 땅을 사고, 집을 짓는 것이 가장 이상적이다.”
알미에 신도시의 가장 큰 장점은 사람들의 삶이 고민됐다는 점이다. 과일농장이 들어오면 그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집을 짓게 한다. 바로 옆에 과일가게, 과일잼 파는 사람들이 살고, 과일관련 일을 하는 사람들이 이사를 오게 된다. 주거공간과 일터가 하나인 공간. 이상도시가 이런 모습이 아닐까. 물론 정부가 간척을 통해 얻은 넓은 땅이라는 전제가 있었기에 가능했다. 정부는 1980년대 알미에시로 땅의 소유를 넘겼다. 도로, 학교 등의 기반시설은 정부의 지원을 받아 알미에시에서 개발한다. 

▲ 알미에 시청

 

 

▲ 최근 입주가 진행중인 알미에 신도시. 예전보다 훨씬 참여적인 방식으로 분양과 건축이 이뤄지고 있다.

 

시청 1층에 공공 부동산 열어

▲ 어디를 가나 물과 배가 있는 네덜란드
알미에시는 시청 내 시민담당 부서를 두어 도시계획 단계부터 시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시민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도시의 상은 물론이고 “내가 어떻게 집을 지을지 모르겠다”는 개인적인 자문까지 시에 묻는다. 시는 전문가들을 연결해 땅을 사고, 자신의 상황과 여건에 맞는 집을 지을 수 있도록 조언한다.

알미에시청 1층에는 일종의 공공 부동산 매매, 전시장이 있다. 택지개발과 분양이 공공적 의미에서 진행돼 시민들은 충분한 정보를 얻고 투명한 과정을 통해 집을 지을 수 있다. 시 청사내 부동산 매매장에는 현재 분양중인 지역의 다양한 토지정보, 조감도와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가, 건축가들의 연락처가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소득에 따라 주거구입비용이 지원되는데 지원비용 정보도 이곳에서 얻을 수 있다.

흥미있는 것은 공동으로 집합주택, 아파트를 짓자는 홍보 안내였다. 네덜란드에서는 처지에 맞는 이들이 모여 함께 집합주택을 짓는 경우가 많다. 일종의 주택협동조합이라 할 수 있다.

공공은 철저한 안내자 역할을 맡으며 민간의 자율성을 보장해주는 방식의 개발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다양한 건축양식을 가능하게 했다. 플래퍼씨는 네덜란드 역시 세계 경제위기를 겪고 있지만 알미에의 개발방식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알미에시는 시청 내 시민담당 부서를 두어 도시계획 단계부터 시민들의 이야기를 듣고 있다. 시민들은 자신들이 원하는 도시의 상은 물론이고 “내가 어떻게 집을 지을지 모르겠다”는 개인적인 자문까지 시에 묻는다. 시는 전문가들을 연결해 땅을 사고, 자신의 상황과 여건에 맞는 집을 지을 수 있도록 조언한다. 알미에시청 1층에는 일종의 공공 부동산 매매, 전시장이 있다. 택지개발과 분양이 공공적 의미에서 진행돼 시민들은 충분한 정보를 얻고 투명한 과정을 통해 집을 지을 수 있다. 시 청사내 부동산 매매장에는 현재 분양중인 지역의 다양한 토지정보, 조감도와 도움을 줄 수 있는 전문가, 건축가들의 연락처가 있다. 네덜란드에서는 소득에 따라 주거구입비용이 지원되는데 지원비용 정보도 이곳에서 얻을 수 있다. 흥미있는 것은 공동으로 집합주택, 아파트를 짓자는 홍보 안내였다. 네덜란드에서는 처지에 맞는 이들이 모여 함께 집합주택을 짓는 경우가 많다. 일종의 주택협동조합이라 할 수 있다. 공공은 철저한 안내자 역할을 맡으며 민간의 자율성을 보장해주는 방식의 개발은 세계적으로 유명해진 다양한 건축양식을 가능하게 했다. 플래퍼씨는 네덜란드 역시 세계 경제위기를 겪고 있지만 알미에의 개발방식이 그 대안이 될 수 있다고 조언했다.

 

▲ 카슬라에서 설명을 듣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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