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정굴 위령제, 풍성한 참여행사로 가족이 즐거운 평화예술제

▲ 위령제를 마치고 일산경찰서로 이동하는 상여행렬.

▲ 예술제 중앙무대에서 진행된 가위바위보 게임에는 어른 아이 모두 손을 내밀며 즐거워했다

“내년에는 반드시 평화공원에 안치시켜 드리겠습니다. 편히 쉬소서.” 한국전쟁 당시 국가로부터 학살당한 지 어언 60년. 아직도 안식처를 찾지 못한 채 이곳저곳에 옮겨가며 떠돌고 있는 금정굴 희생자들의 유골들. 이들의 넋을 추모하기 위한 제 62주기 고양지역 민간인학살 희생자 합동위령제가 2일 일산동구청에서 진행됐다. 청아공원으로 유골들을 옮겨온 이후 처음 진행됐던 이날 위령제는 지난 8월 국가를 상대로 낸 배상판결에서 승소한 이후 처음 마련된 행사라 큰 의미를 지니고 있었다.

금정굴 유족회 마임순 회장은 인사말을 통해 “고양시의 노력으로 유골을 청아공원에 옮겨왔지만 아직까지 시의회에서 조례를 통과시키지 못해 평화공원 조성사업이 요원하기만 하다”며 “전쟁의 참혹함을 알리고 두 번 다시 이런 일이 생기지 않기 위해 평화공원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 보상판결에서 배상금을 받은 금정굴 유족들은 배상금의 5%를 평화재단(가칭)에 기부하겠다는 뜻을 밝혀 참가자들에게 훈훈한 감동을 전했다. 이춘열 고양평화예술제 조직위원장은 “유족회 분들의 존재 자체가 평화운동의 상징”이라며 “국가기관이 머뭇거릴 때 지자체가 먼저 나서 평화공원을 조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음날 3일에는 같은 장소에서 역대 최대규모의 평화예술제와 박람회가 펼쳐져 많은 이들의 주목을 받았다.

특히 이번 행사는 어린이, 가족들이 참여할 수 있는 비누, 솟대만들기 등 참여행사가 풍성했다. 하루종일 문화공원에는 웃음소리와 놀이를 즐기는 아이들의 목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고양시민사회연대회의를 비롯해 전국 39개 시민사회단체에서 마련한 112개의 부스에서는 평화·인권·통일·생태를 주제로 떡메치기, 기왓장 깨기, 폴라로이드 사진찍기 등 다양한 체험행사가 마련돼 참가자들에게 즐거움을 선사했다. 오후 5시부터는 전쟁의 아픔을 돌이켜보고 평화와 상생을 기원하는 평화음악회가 펼쳐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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