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아시아평화인권캠프 70여명, 금정굴 견학, 유족증언대회

한국전쟁 당시 153명의 민간인이 억울한 죽음을 당했던 일산서구 탄현동 금정굴. 그 현장에 몇 일전 반가운 손님이 찾아왔다. ‘현장에서 배우는 평화와 인권’이라는 테마로 매년 활동하고 있는 ‘동아시아 대학생 평화인권캠프’참가학생들이 13일 고양시를 방문한 것.

일본 대학생 18명을 포함, 서울대·동아대·제주대 등 전국 대학생 70여명이 참가한 올해에는 11일부터 ▲전쟁과 여성 ▲한국전쟁과 기억정치 ▲군국주의와 반공주의라는 세 가지 주제로 수도권 일대에서 세미나 및 현장답사를 진행하고 있었다. 전날 서대문형무소를 방문한 뒤 위안부문제를 주제로 학술발표를 진행했다는 캠프학생들은 이날 ‘한국전쟁과 기억정치’라는 주제를 가지고 민간인 집단학살사건이 발생했던 금정굴 현장을 직접 방문했다.

신기철 금정굴녜인권평화재단 운영위원장의 사회로 금정굴 역사에 대한 소개와 피해유족들의 생생한 증언이 이어졌다. “그냥 다 끌고 가서 죽였죠. 구덩이에 묻어서 총을 탕탕탕 쏘고...  너무 억울했지만 그동안 아무 말도 못하고 빨갱이라는 소리만 듣고 살아왔어요.” 마이크를 잡은 유족들이 비통한 심정을 토로하자 학생들의 표정이 금세 심각해졌다. 몇몇 학생들은 눈시울이 빨개졌다. 아직까지 피해자들의 명예회복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함께 분개하기도 했다.

“평화공원이나 박물관 같은 사업이 빨리 진행됐으면 좋겠어요. 아픈 과거인 만큼 다시는 반복되지 않도록 다음세대에 알려야 하잖아요” 캠프단장을 맡고 있는 김소현(23살, 서울대)학생은 “당시 학살 장면들이 상상돼 무섭기도 하고 섬뜩했다. 억울한 심경을 이야기하는 유족분들의 이야기도 너무 공감됐다”며 현장을 방문했던 소감을 전했다. 아울러 김소현 학생은 “유족분들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순 없지만 이 사건을 기억하고 다른 곳에 다시 알려 금정굴 문제가 잘 해결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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