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2010지방선거. 갑작스런 천안함 사건으로 온 국민이 슬퍼했다. 예상대로 북풍이 부는 것처럼 보였으나 도에 넘치는 이념 공세로 국민들은 소리없이 손바닥 속 장풍을 만들어냈다. 북풍 역풍이 불었고, 야5당의 연대까지 더해져 야당들은 전 지역에서 ‘선전’했다. 고양시에서도 시장과 8개 광역의회 전석, 기초의원 과반을 훌쩍 넘어서며 야당은 압승했다. 그렇게 민의가 새로운 역사를 만들었다.

다시 4년. 바닥을 모르고 곤두박질치던 야당 지지도. 합당을 해도, 공천을 안한다고 해도, 하겠다고 해도 변화는 없었다. 상대적으로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율은 꾸준히 상승세를 타고 있었다. 새정치민주연합 후보들은 ‘이대로 가면 살아 돌아올 사람이 없다’는 위기의식에 불안해했다.

있어서는 안되는 일이 또 일어났다. 세월호 참사에 국민들은 통곡했다. 갑작스레 판세가 달라지기 시작했다. 관심없던 새정치민주연합의 후보경선전. 뜨겁다 못해 부글부글 끓어 넘쳤다. ‘내 몫, 네 몫’을 챙기던 합당의 원칙도 지켜지지 않았다. 실제는 ‘새정치’ 계열의 절대적인 인물난, 후보부족 때문이었지만, 지역구는 당연하고, 광역, 기초를 넘나든 공천이 분위기 반전 덕분이었음을 부인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이제 일주일도 남지 않은 선거. 4년 전처럼 야권 압승까지는 아니더라도 몇 달전보다는 기대해볼 것이 많아진 것은 분명하다. 그러나 4년의 경험을 갖고 있는 시민들은 이미 출발도 하지 않았는데 기대를 거두고 있다.

치열한 과정을 거쳐 만들어낸 야권연대. 4년 전 6월 3일 밤늦게까지 이어진 투표결과 발표. 야권진영에서는 눈물과 환호로 시민들의 ‘은혜’에 고마움을 전했다. 그러나 그뿐. 시민후보, 야권단일 후보의 약속들은 대부분 지켜지지 않았다. 4년 동안 야권 후보들은 자기들끼리 분열하며, 싸우기에 바빴다. 시민들이 아픔을 딛고 역사를 걱정하는 동안 정치권에서는 자신들의 미래를 걱정했다.

다시 4년 후. 시민들은 거리를 헤매고, 엄마들이 거리로 나섰다. 정작 대의를 고민해야할 이들은 온풍 훈풍부니 곳간단속에만 부산하다. 소작논 떼일까 마름집 하인을 자청하는 지방선거 공천의 민망함도 곳곳에서 여전히 연출되고 있다.

상황이 이런데도 투표를 해야 하느냐는 볼멘 소리까지 들린다. 최선 대신 차선, 정말 나쁜 선택이라도 피해가려 애쓰며 던진 한표의 무게감을 알아주었으면. 6월 4일 선택의 주인공이 된다면 이번만은 제발 지주도 아닌 마름집 하인 노릇은 그만해달라는 간곡한 부탁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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