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평시장·원당시장에서 15년 정육 경력

트로트 가락에 맞추어 김재경 사장과 김정남, 안승천 팀장, 아들 김광호씨(왼쪽 부터)가 신명나게 고기를 다룬다. 재치있는 설명에 지나가던 이들도 발길을 멈췄다.

부평시장·원당시장에서 15년 정육 경력
20살 어린 아들과 장단 맞춰 신명나
한우·하이포크 돼지 육질 자신있다
하루 돼지 5마리, 1주일 소 1마리 발골

 

“우리 아들이랑 같이 시작했어요. 원래 부자정육점이라고 지었어야하는데. 원당시장에서 여기가 장사 제일 잘됩니다.”
원당재래시장 안쪽에 자리한 원당도매고기시장. 김재경(45세) 사장과 아들 김광호(25세)씨. 처음에는 인터뷰를 마다하다가 이런저런 질문을 던지니 자랑이 이어진다. 두 부자와 안승천(45세) 김정남(43세) 팀장이 신명나게 고기를 다루며, 설명도 재치가 넘친다. 고기다루는 솜씨는 예사롭지않고, 손님 맞는 접대가 자신만만하다.


원당도매고기시장에서는 매일 돼지 5마리, 일주일에 소 1마리를 발골한단다. 통마리로 들여온 돼지와 소를 직접 뼈를 바르고, 부위별로 손질하는 작업이다. 매일 직접 고기를 손질해 신선하고 육질좋은 고기를 팔고 있다.
김재경 사장은 정육 사업경력만 15년이 넘었다. 전남 함평 출신인 그는 18살에 인천 부평으로 올라와 부평시장에서 정육 일을 배우기 시작했다.


“힘들었죠. 잘 가르쳐주지도 않아서 눈치껏 어깨너머로 배웠어요. 그래도 고기다루는게 재미있었어요. 적성에도 맞고 딱 내일이다 싶었으니까.”
힘들다는 생각보다는 즐겁게 일을 배웠다. 시골에서 맨손으로 올라와 10년 넘게 남의 밑에서 일을 배웠다. 3년 전 원당시장으로 옮겨왔다. 독립을 준비하면서 이곳저곳 둘러봤는데 원당재래시장을 보고 ‘딱 맘에 들었다’고. 어렵게 마련한 ‘내 가게’인 만큼 남보다 일찍 나와서 늦게까지 일했다.
“경매보고, 고기 손질하는 것도 다 중요하지만 손님들에게 서비스 잘하는게 제일이라고 여겨요. 친절하게 하니까 단골도 늘고, 빨리 자리잡은 것 같아요.”


아예 시작부터 큰 아들과 함께 했다. 어린 나이에 정육일이 힘들지는 않을까.
“원래 요리를 전공했어요. 처음에는 하기 싫었죠. 아빠가 하자고 하니까 했어요. 저녁에 돼지 발골할 때마다 울었어요. 이제 좀 재미있어요.”
돼지 발골하면서 눈물짓는 광호씨를 상상해보니 맘이 찡하면서도 지금의 듬직한 모습이 대견하다. 광호씨도 이제는 제법 칼잡는 폼이 난다. 발골은 4명이 팀으로 호흡을 맞춘다. 김재경 사장과 안승천 팀장은 돼지 한 마리 발골에 10분이면 끝. 아들 광호씨는 아직 30분 정도 걸린다.


광호씨는 아들이고, 안승천 팀장은 오랜 친구. 가족같은 분위기에 힘든 작업도, 장사도 신이 나는 모양이다. 고기 손질하다가 힘이 들면 트로트 음악을 튼다. 인터뷰 사진을 찍는다하니 또 음악을 틀고 노래에 칼 장단을 맞춘다.
이웃 상인들이 나이가 많아 원당시장상인회 안에서 김 사장은 청년이다. 앞으로는 상인회 활동도 좀더 열심히 할 생각이라고.
“원당시장 다 좋아요. 주차장 없는게 그게 불편하죠. 재래시장이 살아나려면 주차장이 있어야되는데. 상인회 어르신들하고 목소리를 모아봐야죠.”


원당도매고기시장은 충북한우, 돼지는 하이포크를 취급한다. 고양시 전역의 식당에 도매 거래가 많다. 원당, 화정의 주부들도 입소문을 듣고 이곳을 찾는다.
원당도매고기시장  966-2622.
김진이 기자 kjini@mygoyang.c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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