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산동구 사리현동 ‘고양 흰꽃민들레 농장’ 최광규 대표

여름으로 가는 이맘때쯤이면 가냘픈 몸매지만 바람이 불면 부는 대로 자신을 그대로 실어 하늘 높이 날랐다가 이름 모를 곳에서 다시 그 씨앗을 피어나게 하는 강인한 생명력을 지닌 민들레가 핀다.

보는 이로 하여금 시를 쓰게 하고 노래도 부르게 하는 민들레는 흰꽃과 노랑이 있다. 그중에서도 발아가 어려운 토종 흰꽃민들레를 쥬쥬동물원 건너편에서 야심차게 재배에 성공한 최광규(55세) 대표.

최 대표는 1979년부터 고향인 지축동의 화훼농가에서 재배법을 배우며 일을 했다. 군 제대 후인 1983년부터 본격적으로 지축동에서 러브체인, 아이비 등의 관엽을 직접 키웠다.

그리고 보험설계사의 소개로 결혼이 성사되면 보험을 들라는 요청과 함께 파주가 고향인 23살 아가씨랑 소개팅을 했다. 그는 첫눈에 얼굴보다도 손톱이 짧고 매니큐어도 바르지 않은 소박한 모습에 이끌려서 지금의 아내랑 1987년에 결혼했다.

“결혼할 때 재산은 마이너스 400만원이었다. 둘이서 순수한 마음의 첫사랑으로 출발했다”

이들 부부는 비록 넉넉한 살림은 아니었지만 밤을 낮 삼아 알뜰살뜰 모아서 1년 만에 빚을 갚고 2년 만에 2천 만 원 벌어서 1989년 2월 장항동에 우선 땅을 구입했다.

공교롭게도 그해 4월에 신도시가 발표되었고, 여름엔 수해로 원당까지 물이 찼던 적이 있다. 다행히도 애호박을 키웠던 곳이 물이 빠져나갔고, 4년 후 땅을 팔고, 다시 대화동에 2천 평을 구입해서 벼농사를 짓다가 몇 년 후 팔게 되었다. 최 대표는 “한국 화훼 100명의 창단멤버였고, 벼농사를 하면서도 화훼는 계속 했다”고 말했다.

2002년엔 지축동에 1천 평을 다시 구입해서 둥글레, 옥잠화 등을 재배했었다. 그런데 2009년 꽃피는 봄날에 지축동 하우스 주변에서 딱 한 포기 얼굴을 내민 흰꽃민들레를 발견했다. “갸날프지만 꼿꼿한 자태를 유지하고 있는 토종 흰꽃민들레로부터 눈을 뗄 수 없는 어떤 에너지를 받았다”고 하는 최 대표.

그는 이때부터 지축동에서 발견된 토종 흰꽃민들레를 애지중지 여기며 3년 만에 30포기로 뿌리번식을 했다. 1년 후 200포기가 되었고 끊임없는 관찰과 연구로 어려운 씨앗 발아를 최 대표만의 노하우로 현재는 80~90%까지 성공시켰다. 그리고 한 동에 150평인 하우스 다섯 동에서 토종 흰꽃민들레 20여만 포기가 자라고 있다.

토종 흰꽃민들레로 환과 즙 등으로 가공하고 생채 등 토종 흰꽃민들레의 모든 것을 생산하여 원당농협과 일산농협 로컬푸드직매장 뿐만 아니라 전국으로 공급하고 있다.

흰꽃민들레 고객에 한해 7월에는 꽃 채취 체험을, 내년 3월에는 아피오스와 돼지감자 수확체험도 할 예정이다.

200여종의 생활민속품을 고양 흰꽃민들레 농장(네이버 고양 흰꽃민들레 농장)에서 함께 전시하고 있다는 최광규 대표는 “약용식물을 재배하는 자부심으로 몸이 아픈 이들에게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도록 더 땀방울을 쏟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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