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약촌 옹기건강원

 

양철용 대표는 인터뷰를 마치고 사진만은 ‘절대 안된다’며 거듭 사양했다. 결국 봄 가을에만 볼 수 있는 생누에 사진으로 만족해야했다.
건강원 40년 경력, 프랜차이즈 준비
원당상인회 부회장 “시장 바꿔보겠다”
해운대구의회 부의장 출신 양철용 대표
민물장어 자라 건강이 꿈틀꿈틀

 

“생누에는 애벌레 중에서 가장 깨끗합니다. 당뇨, 고혈압에 좋고, 간 나쁜 사람들에게도 좋지요. 일본에서 누에 화장품은 스킨 하나에 100만원이 넘어요.”

원당재래시장 중간에서 갑자기 발걸음을 멈춘 이들이 많을 것이다. 꼬물꼬물 거리는 하얀 벌레. 살아있는 생누에다. 민약촌 옹기건강원(010-3151-3155)의 ‘주력품목’이다. 어른 팔뚝보다 더 큰 민물장어, 살아있는 자라, 갖가지 건강 약재들이 가득하다. 그래도 양철용(60세) 대표는 무조건 누에가 최고란다. 누에는 지리산 양잠농협과 계약재배해 가져오는데 봄가을에만 살아있는 누에를 볼 수 있다. 여름, 겨울에는 냉동을 사용한다.

“그대로 먹는 게 아니고 게르마늄 옹기로 이틀 동안 다려 파우치로 만들어줍니다. 아주 맛있어요.”
얼굴 사진은 절대 찍으면 안된다는 양철용 대표. 40년 건강원을 운영했다는 양 대표는 부산시 해운대구의회 4대 부의장을 지냈다. 원당시장에는 5년 전에 왔다. 구의원 출마 2번, 당선 1번, 다시 낙선.
“세 번째 출마했을 때 부산 전체에서 2등 했지요. 69.8%를 얻었으니까요.”

구수한 부산사투리로 ‘의리’를 강조하는 양 대표. 본인은 정치에 계속 뜻이 없었는데 주변 사람들의 계속된 권유에 거듭 출마를 하게 됐다. 해운대구를 떠나 고양으로 이사오게 된 이유도 ‘맘 잡고 사업만 하기 위해서’였다. “시장 사람들이 장사만 아는 게 아쉬워요. 100만원 벌면 10만원은 남도 도와주고, 옆의 가게도 좀 돌아보고... 상인회 일 안하려고 했는데 그런 역할을 좀 해야겠다 싶어요.”

양철용 대표는 홍인영 신임회장을 도와 상인회 부회장직을 맡았다. 양 대표는 원당시장을 조금 더 쾌적하고 상인들끼리 사이가 좋은 시장으로 바꾸고 싶다고 말했다.
“하루 1만명이 다니는데 화장실이 하나 없다는 게 말이 됩니까. 원당시장에 공중화장실 짓는게 우선 사업입니다.”

원당시장의 해묵은 노점상과 상인회의 갈등도 조심스레 풀어보고 싶다. 인터뷰를 했던 6월 30일 오전에도 상인회 사무실에서 노점상인회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눴다. 매끄러운 대화는 아니었지만 그렇게 이야기가 시작됐다는 것에 의미를 뒀다.
“시장 입구 좀 보소. 통로가 확보가 안 돼 있습니다. 매일 애들도 다치고. 매대를 서로 조금씩 들여놓자는데 컵이 날라오고 그렇습디다. 그래도 잘 될 거라 봅니다.” 상인회와 노점상 갈등은 워낙 오래 됐고, 서로간의 오해도 있어 쉬운 일은 아니다. 그러나 신임 홍인영 회장과 양철용 부회장은 임기 안에 성과가 있으리라 믿는다.

양 대표는 원당시장 사람들이 베풀며 사회와 만나야 된다고 주장한다. 매일 반찬이나 떡 등 음식들을 조금씩 이웃과 나누고, 명절에는 장사가 잘되는 가게부터 선물을 마련해 어려운 사람들을 찾으면 좋겠다고.
1년전부터 대학을 나온 아들이 건강원 일을 돕고 있다. 양 대표는 ‘민약촌 옹기건강원’ 이름으로 프랜차이즈를 준비하고 있다. 냄새만으로도 건강해질 것같은 원당시장 건강원에서 꿈틀꿈틀 누에고치 약 한사발 해볼까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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