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사람들 행신동 반찬가게 '햇살찬누리' 장경숙 대표

▲ 장경숙 대표는 “명절음식, 행사음식 등을 집 반찬처럼 믿고 찾을 수 있도록 마음을 담아 요리한다”고 말했다.

한 끼 식사를 준비하는 데는 많은 시간과 정성이 필요하다. 이러한 수고를 덜어주는 장경숙(54세) ‘햇살찬누리’ 대표. 그는 “요리솜씨는 어머니에게 물려받은 것”이라고 말했다.

작고하신 장 대표의 어머니는 요리솜씨가 좋았을 뿐 아니라 당시로선 드물게 따로 배우러 다녔을 정도로 요리에 관심이 많았다. 하지만 어머니는 딸에게 음식하는 법을 좀처럼 가르쳐주지 않으려고 했다. 힘들다는 이유에서였다. 모전여전이었을까. 장 대표도 자연스럽게 요리에 관심을 두게 됐고, 국가기술자격증인 한식조리기능사를 취득할 정도로 실력도 인정받았다.

덕양햇살자연드림(화정)에서 반찬을 직접 만들어 소외계층에 전달하는 사랑의 반찬 봉사활동도 1년여 동안 했다. 그곳 직원들의 식사도 2년여 동안 담당했다. 그러다 그의 음식솜씨를 아끼는 사람들의 격려와 응원에 힘입어 지난해 12월 초엔 무원마을 10단지 앞에 집 반찬 전문점을 열었다.

온누리에 바른 먹거리가 햇살처럼 밝게 퍼지라는 뜻을 담은 ‘햇살찬누리(031-938-9385)’의 재료 대부분은 국내산과 생협 것을 쓴다. 인공첨가제는 쓰지 않는다.

장 대표는 “국과 전 종류에 자신이 있고 재료 고유의 맛을 내려고 한다”고 말했다.

육개장은 고추씨 기름을 직접 낸 후 고기 삶은 물에 채소랑 토란대를 넣고, 국간장, 멸치액젓, 된장으로 황금비율의 간을 맞춘다. 소고기 무국은 다시마와 고기로 육수를 내고 국간장, 마늘을 넣고, 무를 많이 넣어 시원하다. 된장국은 올케의 친정에서 직접 농사 지은 콩으로 만든 된장을 사용하는데 다시마, 멸치로 육수를 낸 후 된장을 풀고, 무청시래기를 넣어 끓인다. 감자탕에도 무청시래기와 된장이 들어가고 생협 돼지 등
뼈를 넣어 푹 끓인다.

“모든 음식은 재료를 아끼지 않고, 재료들이 어우러질 때 맛깔스런 맛이 난다”는 장 대표. 두부와 채소들을 으깬 후 묵은지에 싸서 쪄낸 후 겨자소스에 찍어 먹는 묵은지두부말이처럼 평범하면서도 그럴 듯한 일품요리도 맛볼 수 있다. 반 자른 단호박 속에 갖은 채소, 멸치액젓, 다시마 우린 물에 계란 푼 것 넣고 찌는 단호박계란찜은 간식 같은 영양식이다.

장 대표는 적은 비용으로 가까이서 구할 수 있는 재료로 최대의 맛과 영양을 담아내는 요리를 좋아한다. 요리 문의가 들어오면 기꺼이 공유하고 소통하는 뜻으로 요리방법도 알려준다.

장 대표가 잘하는 나물요리는 국간장과 들기름을 사용한다. 건나물에는 쉽게 상하게 하는 마늘 사용을 피한다. 나물 고유의 향을 살리기 위해서도 마늘 사용을 자제한다. 생나물무침에는 소금과 참기름, 약간의 후춧가루를 넣는다. 잔멸치볶음은 멸치와 양념을 따로 볶고 끓인 후 뜨거운 상태에서 섞는데, 이때 식초를 한 방울 넣으면 딱딱하지 않고 감칠맛 난다.

김치용 배추를 절일 때는 줄기에 소금을 친 후 시간을 두고서 잎에 소금간이 골고루 배도록 하는 게 포인트다. 멸치액젓, 멸치, 다시마, 육수를 내 식히고 찹쌀죽 끓인 것도 식혀서 양념과 혼합해 숙성한 후 버무리면 고춧가루도 조금 들어가고 감칠맛 나는 김치가 된다. 김치 담글 때 하얀 콩 삶은 물을 함께 넣으면 콩의 사포닌 성분으로 톡 쏘는 맛이 난다.

이곳에서 매일 준비되는 반찬은 40여 가지. 명절을 앞두고 나물류, 전 종류 및 잔치음식 예약이 이어지고 있다. 구에서 발급하는 ‘아동급식협력업체’로 등록돼 ‘지드림카드’ 사용이 가능하다.
장경숙 대표는 “홀로 되신 어르신들의 세 끼 식사를 챙겨주는 공간을 마련하는 것이 꿈”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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