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의 소통채널로 우뚝 선 ‘고양시 페이스북’

SNS대회 싹쓸이, 11만 ‘좋아요’ 기록
페이스북 댓글 달면 즉각 답변
각종 발랄한 패러디로 재미 선사해

고양시청이 페이스북을 시작했던 2012년만 해도 11만 ‘좋아요(페이지 팔로워)’를 기록하게 될 줄은 아무도 예상하지 못했다. 지난해엔 대기업, 여러 지자체가 참가한 각종 소셜미디어대회에서 대상을 싹쓸이 하며 ‘상종가’로 우뚝 섰다. ‘고양고양이’가 고양시를 대표하는 캐릭터가 된 지금 고양시청 페이스북의 게시글을 보고 있으면 시쳇말로 ‘약빤’이라는 말이 떠오른다. 100만 시민들의 놀이터가 된 고양시청 페이스북은 어떻게 가능했을까?

정보 과잉으로 불리는 SNS 세상에서 고양시청의 콘텐츠는 SNS 상에서 이용자들의 눈을 사로잡고 재미뿐만 아니라 유용한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고양시청 페이스북이 단순히 정보제공만 하는데서 끝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고양시민들에게 고양시청 페이스북 페이지는 단순한 ‘시정홍보수단’ 이상의 의미를 갖고 있다. 그간 시민들이 민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전화를 하거나 관공서를 직접 방문해야 했다. 고양시청 페이스북이 활성화 된 이후부터는 이런 고민들이 많은 부분 해결됐다. 고양시청 페이스북에 댓글을 달면 즉각적인 답변을 들을 수 있고 또 대부분이 해결되기 때문이다. 민원뿐만 아니라 고양시에 바라는 점, 또는 잃어버린 애완동물을 찾아달라는 글까지 고양시청 페이스북은 시민들에게 소통의 장을 마련해주고 있다. 무려 재미있는 소통의 장이다.

▲ 지난해 제9회 대한민국 인터넷 대상 수상식에서 고양시 페이스북이 대상을 차지한 후 시의 마스코트인 ‘고양고양이’가 포토존에서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고양고양이’ 태어나다
2012년 5월 고양시청 페이스북을 시작했을 때만 해도 다른 관공서 페이스북처럼 무미건조한 시정홍보 글들이 올라왔다. 당시 전국 70%의 지자체에서 페이스북을 이용하고 있었다. 관공서라고 하면 으레 떠오르는 딱딱한 형식에 사람들의 호응은 시큰둥했다. 고양시청도 그렇게 6개월 동안 평이하게 운영해 ‘좋아요’ 수 2000건을 달성했다. 그러던 중 그 해 11월 신형우 SNS 홍보 팀장과 최서영 주무관의 손에서 ‘고양고양이’가 태어났다. 지금처럼 머리가 큰 대두 ‘고양고양이’는 아니었지만 지금 고양시에서 벌어지는 행사에는 어김없이 돌아다니는 ‘고양고양이’다. 금요일 퇴근 전 고양시청 페이스북 프로필 사진을 ‘고양고양이’로 바꿔놓고 퇴근한 SNS 홍보팀은 주말이 지나고 눈을 믿을 수 없었다. 6개월 동안 좋아요2000건을 기록했던 고양시청 페이지의 좋아요 수가 4000건을 넘겨버린 것이다. ‘고양고양이’가 세상에 나온 후 이틀만에 벌어진 일이다.

SNS 홍보팀은 바로 최성 시장에 보고했고 이벤트를 제안했다. ‘좋아요 8000 돌파 시 최성 시장이 직접 고양이 분장을 하겠다’는 것. 결과적으로 이 이벤트는 실패였다. 하루 만에 좋아요 8000건을 달성해버렸기 때문이다. 더 많은 좋아요 수를 공약으로 걸었어야 했다는 것이다. 바로 고양이분장을 급하게 마련해 최성 시장이 고양이 분장 인증샷을 찍었고 바로 이어서 실시간 검색어 1위를 기록한다. ‘고양고양이’의 화려한 탄생이었다.

“국제꽃박람회 놀러오시고양!”
다음날 아침부터 각종 뉴스, 라디오에 고양시청 페이스북이 오르내리기 시작하며 그 인기가 수직상승했다. 갑자기 큰 인기를 얻으면서 고민도 생겼다. 시민들의 기대에 어떻게 부응할 것인지 머리를 싸매고 고민했다. 그렇게 탄생한 것이 바로 ‘고양체’다. 어미에 ‘~하고양’을 붙이는 것이다. 지금은 이용자들도 ‘고양체’를 당연하다는 듯 사용하고 있다. ‘고양체’는 고양고양이 캐릭터의 유명세를 이어 고양시 밖으로도 고양시를 알렸고 급기야 ‘고양시로 이사 가고 싶고양’이라는 말까지 나오게 됐다.

SNS 홍보팀 노력 뒷받침 
고양시청 페이스북은 그야말로 획기적이다. 전혀 관공서 페이스북 같지 않은 가벼움과 위트는 관공서 페이지뿐만 아니라 홍보에 많은 투자를 하는 기업들의 페이지와 비교해도 독보적인 수준이다. ‘관공서는 심심하다’라는 틀을 완전히 깨버린 것이다.

페이스북 페이지를 운영하는 사람들이 가장 어려워하는 것은 이용자들이 정보를 보는 것에 그치고 참여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페이스북 포스팅의 노출 수가 많더라도 좋아요, 댓글, 공유가 쉽게 늘어나지 않는다. 고양시청 페이지는 좋아요 11만 건에 한 번 게시된 게시물에는 1만 건이 넘는 ‘좋아요’가 눌리곤 한다. 그만큼 실질적인 참여가 많다는 것이다.

고양시청 페이스북 페이지의 포스팅을 보면 사람들이 관심 있어 하는 것들을 기막히게 포착한다. 누구나 눈이 가고 쉽게 흥미를 끄는 동영상이나 사진을 업로드한다. 지난해 실시간 검색어에 등장한 고양시청의 대한한공 조현아 부사장의 사과쪽지 패러디, 올해 초에는 배우 이병헌 문자 메시지 패러디로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폭발적인 반응을 이끌어 냈다. 지난 1일 만우절에는 고양시청 캐릭터를 ‘고양고양이’에서 호랑이로 바꾸는 센스도 보였다.

이런 인기를 얻은 콘텐츠들은 결코 하루아침에 나오지 않는다. SNS 홍보팀 직원들이 한 개의 포스팅에 들이는 시간은 길게 보름까지 걸린다. 지금 인기의 비결은 결코 요행이 아니라 노력의 결과인 것이다.

고양시청 페이스북에 올라오는 사진들은 대부분이 SNS 홍보팀이 직접 촬영한 사진이다. 페이스북 이용자들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는 사진을 직접 신중히 선택한다. 최근 자주 올라오고 있는 영상홍보물도 콘티작업부터 직접하고 고양TV와도 긴밀히 협력하며 고양시청 페이스북만의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이쯤 되면 고양시청 페이스북의 폭발적인 인기의 주역인 신형우 SNS 홍보팀장과 최서영 주무관이 어떤 사람들인지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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