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을공동체 탐방 사람, 사람을 읽다 리드미


고양신문은 이번 호부터 올해 고양시에서 진행되고 있는 자치공동체사업 탐방기획을 마련했습니다. 첫 번째 순서로 고구마(고양시 청년이 구현하는 마을공동체)에서 진행하고 있는 ‘사람, 사람을 읽다 리드미(이하 리드미)’를 소개합니다. 공동체 탐방기획은 매주 1회씩 진행될 예정입니다.


배도 고프고 사람도 고픈 청년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고양시 청년들이 만드는 프로젝트 ‘리드미’는 자치공동체사업 지원을 통해 매달 1회씩 진행되는 사람책(휴먼라이브러리)사업이다. ‘평범한 사람들의 특별한 이야기’라는 주제의 이 행사는 사람책으로 선정된 각각의 사람들이 독자들과 만나 자신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자리로 마련된다. 그간 알지 못했던 주변 이웃의 이야기를 들어보고 자신도 모르게 키워왔던 선입견과 편견을 해소하고 궁극적으로 지역에 건강한 공동체 네트워크를 구축하는 것이 목표다. 

첫 만남은 작년 9월 시청 인근의 작은 카페에서부터 출발한다. 당시 모임에 나온 7명의 공통된 관심사는 ‘왜 고양시 청년들은 모이지 않을까’였다.

모임을 주도했던 신정현 대표(35세)는 “시정주민참여단 같은 활동을 하면서 항상 ‘그 많은 고양시 청년들은 다 어디 있을까’라는 궁금증이 있었다. 지역에 청년모임을 한번 만들어야겠다고 생각하던 중 비슷한 고민을 하는 친구들을 만나서 시작하게 됐다”고 말했다.

막상 모이긴 했지만 무엇을 해야겠다는 특별한 목표는 없었던 이들. 모임을 통해 각자의 이야기를 나눴고 시간이 지나면서 서로에게 가졌던 편견들이 사라지고 이해하게 됐다. 그 과정에서 멤버 한 명이 제안했다. “우리뿐만 아니라 고양시에 사는 다양한 사람들의 이야기를 담아보는 건 어떨까.”

“사실 사람도서관 사업을 예전부터 해보고 싶었어요. 요즘 개인화된 관계들을 복원하고 공동체를 살릴 수 있는 방안이라고 생각했거든요. 고양시에서는 그런 모임이 없어서 아쉬웠던 차에 좋은 기회가 생긴 거죠.”
이렇게 시작한 사람책 모임의 이름은 ‘리드미(READ ME)’. ‘사람이 책이다’라는 명제 아래 사람인 ‘나’를 읽어보라는 의미다. 아직 2번의 행사밖에 진행하지 않았지만 벌써 사람도서관에는 다양한 내용의 사람 책이 모였다. 홍보목적으로 만든 페이스북 페이지의 ‘좋아요’ 숫자도 어느새 300명을 돌파하는 등 많은 사람들에게 알려지고 있다.  

신정현 대표는 “행사를 진행할 때마다 고양시 청년들이 모이고 있다는 사실에 뿌듯했고 모인 사람들이 저마다 좋은 이야기들을 갖고 있다는 사실에 놀라기도 했다”고 말한다.

다른 멤버들이 느끼는 리드미 모임의 매력은 무엇일까. 사업홍보를 도와주려고 잠깐 왔다가 눌러앉았다는 나경호씨(36세)는 “사람들 이야기를 들으면서 힐링되는 기분이다. 뭔가를 얻어가려고 하기보다는 그냥 좋은 사람들을 만날 수 있어서 좋고 자주 만나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러다보니 이제는 행사준비뿐만 아니라 평소에도 자주 만나는 동네 형동생 사이가 됐다”고 말했다.

매달 마지막 주 토요일에 진행되는 리드미 행사의 6월 사람책은 시각장애인 김영훈씨, 유학생 김현구씨, ‘고양고양이’로 유명한 고양시청 SNS담당자 최서영씨다.

오는 27일 진행되며 장소 등 구체적인 일정은 리드미 페이스북(www.facebook.com/readme100)을 통해 공지된다.

신정현 대표는 “궁극적으로는 100만 고양시민 모두가 독자이자 사람책이 되도록 공감대가 형성되는 마을공동체를 만드는 것이 목표”라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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