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목 이 사람! 한송이 한·중·일 융복합 음악 밴드 ‘이음(EuM)' 뮤지션

토요일 새벽 2시 47분.
“따로 또 같이 음악은 늘 옳구나. 하나로 만드는 건 순전한 너의 힘이로구나. 대단하다 너.”

일산동구 정발산동에 사는 한송이 (주)파이스트이엔엠 이사가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그는 음악밴드 ‘이음(EuM)’에서 가야금을 연주하는 멤버이기도 하다. 이달 말 서울 구로의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리는 ‘2015아시아문화축제’ 공연 준비 때문에 밤낮이 따로 없는 그녀를 만났다.

 

▲ '이음(EuM)' 밴드에서 가야금을 연주하는 한송이씨(왼쪽에서 네번 째)는 일반인들이 쉽게 느끼고 즐길 수 있도록 국악을 대중화하고, “완성도 높은 음악으로 이음을 세계적 밴드로 키우겠다”고 말했다.

 

가야금, 우연처럼 만난 필연적 운명
“악기를 사줄 테니 가야금 한번 해보지 않겠니?”
고구려의 왕산악, 신라의 우륵과 함께 3대 악성으로 불리는 박연(朴堧)의 고장 충북 영동에서 자란 시골 소녀에게 던진 어머니의 이 한마디 말은 운명이 되었다. 시조부문 충청지역 무형문화재로 지정된 할아버지의 유전자를 이어 받았던 것일까. 초등~중학교 때 각종 국악 경연대회에 참가했고 가야금 독주 우수상과 합주 부문 대상을 타기도 했다. 서울국악예고 3학년 때는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전국난계국악경연대회’에서 수상하며 수시전형으로 대학에 진학했다.

청소년국악관현악단, 서울국악관현악단 등의 단원으로 활동했고, 독자적인 실내악단을 만들어 정통 국악에 클래식을 접목하며 다양한 연주 경험도 쌓았다. 다른 팀 멤버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중에 ‘새로운 개념의 밴드를 만들어 보자’는 송화연 (주)파이스트이엔엠 대표의 제안에 흔쾌히 응했고 올해 초 의기투합해서 '이음(EuM)' 밴드를 결성했다. 

 

대한민국 최고가 곧 세계 최고
이음(EuM)의 멤버와 악기 구성 그리고 운영은 독특하다. 가야금, 해금, 대금(소금), 소리를 맡은 한국, 샤미센(三味線)을 연주하는 일본, 고쟁(古箏)을 연주하는 중국 등 한·중·일의 실력 있는 뮤지션이 한 팀이 되어 드럼, 콘트라베이스, 베이스 등 각 장르 최고의 객원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는 프로젝트 밴드로 운영된다.

향후 몽골의 마두금 등 아시아 국가들의 다른 전통 악기들도 접목할 계획이다. 아시아의 신비로운 전통악과 서양의 클래식, 재즈 등 다양한 음악 장르와 융·복합하여 전 세계인이 즐길 수 있는 글로벌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기 때문이다.

 

▲ 이음(EuM)밴드는 한국·중국·일본의 실력 있는 뮤지션과 드럼, 콘트라베이스, 베이스 등 각 장르 최고의 객원 아티스트들이 참여하는 프로젝트 밴드로 운영된다. 향후 몽골의 마두금 등 아시아 국가들의 다른 전통 악기들도 접목할 계획이다.

 

“바이올린을 정말 잘 하는 어떤 사람이 오스트리아의 수도 빈(Vienna)에 갔을 때 길거리 악사의 바이올린 연주를 듣는 순간 내 실력이 그보다 못하다는 것에 충격을 받아 악기를 그만두었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어요.”
그녀는 서양악기가 아닌 국악 악기로 우리의 정서를 잘 표현하여 대한민국 최고로 인정받는다면, 바로 그 사람이 세계 최고의 연주자가 되는 것 아니냐고 힘주어 말한다. 
 


‘이음(EuM)' 밴드 제대로 알릴 아시아문화축제

 

▲ 지난 9월 신라호텔 다이너스티 홀에서 열린 중국 국경절 기념 축하 공식행사에서 연주하는 이음밴드.

이음은 지난 9월 중국 국경절 기념 축하 공식행사에서 세계적인 비파리스트인 자오총과 협연 및 독주를 펼쳤다. 지금은 이달 말 개막되는 ‘2015아시아문화축제’ 준비가 한창이다.

서울올림픽 전야제, 월드컵 유치행사, 대장금페스티벌 인 도쿄돔 굵직굵직한 행사를 연출했던 황병국 감독이 총감독을 맡은 큰 행사에 참여하게 된 것. 30일 축제 전야제에서 작곡가 이경섭, 안무가 안덕기가 참여하는 ‘오리엔탈 판타지’ 창작 주제공연으로 무대에 오른다. 공연의 테마는 ‘유빙(流氷)’이다. 온난화로 병든 지구가 인간의 노력으로 치유되어 다시 함께 살아간다는 스토리를 이음밴드의 음악-3D영상 미디어아트-무용을 통해 입체적으로 표현할 예정이다.  

31일에는 SBS와 M-TV가 개최하고 한·중·일에 생방송 될 예정인 ‘아시아 드림콘서트’에서 작곡가 지박(Ji Bark)의 판타지 뮤지컬 ‘뮬란’의 주제곡 협연에도 참여한다.

 

▲ 가야금 뮤지션 한송이. 서울국악예고와 추계예술대에서 가야금을 전공했다. 영동군 국악경연대회, 제17회 전국난계국악경연대회 등 각종 국악 경연대회에서 수상했다. 청소년국악관현악단, 서울국악관현악단 단원으로 활동했고 이음(EuM)밴드에서 가야금을 연주한다.

“2008년 제17대 대한민국 대통령 취임식에서 음악 총감독을 맡은 바 있는 세계적인 작곡가 지박의 무대에 저희가 섭니다. 동양의 환상적 요소를 표현하는 그의 곡을 연주하며 이음밴드를 세상에 제대로 알릴 기회라 생각하니 벌써부터 마음이 설렙니다.” 

늘 가슴 뛰게 만드는 ‘미지의 세계’인 음악에 묻혀 산다는 가야금 연주자 한송이. 이음(EuM)이 곧 유명해져서 글로벌하게 활동하느라 만나기 힘들어질 것 같다고 말하자 “그 말은 반드시 현실이 될 거에요. 그렇더라도 전화주시면 시간 낼게요”라고 웃으며 인터뷰 장소를 떠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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