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몰린 일산 분양 성적, 킨텍스 일대만 북적?


아파텔 평균경쟁 30대 1 넘어
노후아파트 대체, 임대 기대
일산은 실수요 성향 강해
“밀어내기, 열기 한풀 꺾여”

지난달부터 시작된 일산 연말 분양시장 성적표가 나왔다. ‘밀어내기 분양’ 논란에도 불구하고 킨텍스 일대에 들어설 아파텔(아파트와 비숫한 오피스텔) ‘더샵 그라비스타’(포스코건설)와 ‘힐스테이트’(현대건설)는 지난 여름 분양을 끝낸 ‘꿈에그린’(한화건설)의 경쟁률(28.36대 1)을 거뜬히 넘어섰다. 반면, 지난달말 청약접수에 나선 일산동구 중산동의 ‘센트럴 아이파크’(현대산업개발)는 1순위 접수가 미달되면서, 완판을 위해 곧바로 분양가격을 낮춰 현재 잔여물량 청약접수를 받고 있다. 올 연말 일산 분양시장을 자세히 들여다봤다.

‘더샵 그라비스타’, 평균 36대 1

이달 4일 모델하우스를 오픈, 5일과 6일 양일간 청약접수를 받고 9일부터 계약에 들어간 더샵 그라비스타는 평균 36.3대 1, 최고 45.3대 1이라는 높은 경쟁률을 보여 킨텍스 주변 3곳의 아파텔(꿈에그린, 힐스테이트, 그라비스타) 중 가장 큰 인기를 얻었다. 총 1020실 모집에 3만7093명이 청약했다.
이곳은 전용 면적이 84㎡로 동일하고 평당 분양가는 1400만원대다. 분양가는 동과 층에 따라 3억1000만원에서 3억8000만원까지 보고 있다.

‘힐스테이트 일산’, 평균 28대 1

지난달 27일 모델하우스를 오픈해, 1일까지 청약, 3일부터 계약을 진행한 힐스테이트는 평균 28.4대 1, 최고 34.1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총 1054실 공급에 2만9961건의 청약 접수를 받았다.
지난 9일 분양관계자는 “현재 90% 이상이 계약을 마쳤다”며 “남은 물량에도 소비자들의 높은 관심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빠른 기간 내에 모든 물량이 소진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곳 전용 면적은 84㎡로 더샵 그라비스타와 동일하고 분양가는 비슷하거나 조금 낮은 수준이다.

신규 아파텔, ‘꿈에그린’보다 2~3천만원 높아

힐스테이트 분양가는 3억1000만~3억7000만원대, 더샵 그라비스타는 3억2000만~3억8000만원대다. 이 가격은 킨텍스 꿈에그린(지난 6월 분양, 한화건설 공급) 오피스텔 전용 84㎡ 분양가에서 웃돈을 붙인 수준이다. 킨텍스 꿈에그린 분양가는 3.3㎡당 1290만원대로 전용 84㎡가 3억~3억5000만원대였다. 현재 웃돈은 약 1500만~2000만원이 붙어 있다.
업계 관계자들은 힐스테이트는 GTX와 가깝고, 더샵 그라비스타는 조망권이 좋다고 평가했다.

투자수요 가세한 킨텍스 오피스텔

부동산 전문가들은 킨텍스 주변 오피스텔의 인기비결로 “노후 아파트 대체재로서 인기를 얻고 있는 중소형 주거용인데다 임대수익도 짭짤하다는 인식이 확산된 데 힘입었다”고 입을 모았다.

한 공인중개사는 “중대형 거주자가 이주할 20평대 소형 신규 아파트가 일산에서 흔치 않다”며 “자녀를 분가시킨 1990년 대 일산신도시 초기 입주자들의 청약문의가 많다”고 설명했다.

또 다른 분양 관계자는 “신혼부부 등 젊은 세대들의 수요가 많은 점, 발코니 확장을 적용한 아파트 25평형과 실제 크기가 유사한 점, 고층의 경우 조망이 트여있다는 점이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주변에 대규모 주거단지가 형성되는 것도 또 다른 인기 비결이다. 앞서 분양한 한화건설의 ‘킨텍스 꿈에그린’, 내년 상반기 현대건설·포스코·GS건설 컨소시엄이 공급할 M1~3블록의 주상복합 단지를 합칠 경우 모두 7000가구 규모의 준 주거단지가 조성되면 주변환경이 나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반면 주의할 점도 있다. 주거용 오피스텔이라 하더라도 아파트에 비해 실제 사용 공간이 상대적으로 좁다는 게 전문가들 설명이다. 업무시설로 분류돼 취득세도 높은 편이다. 인근 중개업소 관계자는 “계약금만 내면 바로 전매할 수 있어 계약자 중 일부는 투자 수요로 봐야 한다”고 말했다.

‘센트럴 아이파크’ 입지 약점

현대산업개발이 이달 초 중산동에서 분양을 시작한 일산 센트럴 아이파크는 지난 3일 진행한 청약 1순위 접수 결과 총 1778가구(특별공급 제외) 모집에 1144가구가 미달됐다.

현대산업개발은 김포지역 분양시장에서 저조한 성적을 보인 이후 중산동 센트럴 아이파크의 분양가격을 1250만원에서 1183만원으로 낮춰 공급했지만 수요자들의 관심을 끌어내는 데 실패했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주택시장 분위기가 안 좋아지는 상황에 조기 ‘완판’이 중요하다고 판단해 분양가를 내렸다”고 말했다.

이곳은 지하2층, 지상 32층 12개동 1802가구 규모로 전용면적 기준 59~98㎡로 구성됐다. 면적별 가구수는 ▲ 59A㎡ 416가구 ▲ 59B㎡ 25가구 ▲ 84A㎡ 943가구 ▲ 84B㎡ 261가구 ▲ 98㎡ 157가구다.

내년 분양시장 빨간불, 장기 미분양 우려

정승영 김포대 부동산자산경영학과 교수는 “킨텍스 오피스텔과 중산동 아파트의 분양가 차이는 이미 입지에서 판가름 났다”며 “분양가가 높음에도 오피스텔의 인기가 높은 이유는 투자가치가 높다는 점과 교통과 조망이 좋다는 점 등이 작용했다”고 분석했다. 정 교수는 “일산 신규아파트는 투자가 아닌 실수요자 성향이 강하다. 투자 목적이라면 파주가 일산보다 유리하다는 판단도 한몫 했을 것이고, 실수요자는 입지 때문에 매력을 못 느꼈을 가능성이 높다”며 “미분양이 3월까지 이어질 경우 장기간 미분양될 우려가 크기 때문에 당장 분양가를 낮춰 판매에 들어갔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일산서구의 한 공인중개사는 “최근 밀어내기 분양으로 인한 공급과잉 등으로 분양시장 열기가 한풀 꺾이면서 저조한 성적을 보인 곳이 늘었다”며 “입지가 좋은 곳이 아니라면 분양받길 꺼려하는 면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미분양이 줄어드는 것 같아서 한숨 놓았는데 하반기 들어 물량이 많은 김포·파주의 경우 미분양이 증가하고 있는 추세”라며 우려를 표했다.

분양업계에서는 내년 분양시장이 불안할 것이라는 판단 하에 사업성이 없는 사업장들이 무리하게 분양을 서두르다 보니 연말 미분양이 증가했다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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