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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20년된 고양가와지볍씨, 한반도 벼농사 전파에 중요한 자료 제공2016 고양 가와지볍씨 국제학술회의
  • 이병우 기자
  • 승인 2016.05.06 13:54
  • 호수 12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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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양 가와지볍씨 국제학술심포지엄이 지난달 30일 킨텍스에서 열렸다. 국·내외 7개국 9명이 참석한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세계의 선사농경과 5020 역사의 씨앗, 고양 가와지볍씨’라는 주제로 각 나라 선사시대 농경에 대한 발표가 진행됐다.

이번 학술심포지엄에서는 세계 선사농경과 미국, 일본, 중국 등 참가국의 인류 문명은 필연적으로 함께 발달했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이날 마이클 조킴(미국), 루시나 도만스카(폴란드), 니콜라이 드로즈도프(러시아), 모흐드 모크타르 사이딘(말레이시아), 탕셩쟝(중국) 등 각국의 학자들이 발표를 이어갔다.  

심포지엄 후에는 최정필 세종대학교 명예교수를 중심으로 고양 가와지볍씨 세계농경사적 의미와 현재·미래에 동아시아에서 쌀 자원이 갖는 중요성이란 내용으로 토론도 이어졌다. 이날 심포지엄에서 학자들이 발표한 내용을 요약·정리해본다. 

이융조 명예관장  “가와지볍씨, 가장 오랜 재배벼”

한국선사문화연구원 이사장인 이융조 고양가와지볍씨박물관 명예관장은 ‘5020 역사의 씨앗, 고양가와지볍씨’라는 주제로 이날 발표를 이어갔다.

고양가와지볍씨는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동 2199-1번지 일대(발굴 당시 고양군 송포면 대화4리 1981번지 일대)의 가와지유적에서 출토된 볍씨를 말한다. 가와지유적은  1991년 일산 신도시 개발 직전 문화유적 조사의 결과로 발견된 유적으로, 구석기시대부터 철기시대까지의 유물이 출토되었다. 특히 조사단(단장 손보기 교수, 2010년 작고)의 일원으로 충북대 고고미술사학과팀의 이융조 명예관장의 주도 하에 발굴한 고양가와지볍씨 12톨은 큰 의미를 지닌다. 우리나라 벼농사의 기원과 전파 등에 대한 폭 넓은 해석에 중요한 자료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발굴된 12톨의 고양가와지볍씨는 지금으로부터 약 5020년 전의 것으로 확인되고 있다. 특히 고양가와지볍씨는 한반도에서 발굴된 가장 오래된 ‘재배벼’로 학계에서 인정받고 있다. 고양가와지볍씨가 자연적으로 탈립이 되는 야생벼가 아닌 ‘재배벼’인 근거는 소지경 (벼줄기에 볍씨가 달린 꼭지 부분)상태이다. 사람의 손을 거치지 않은 야생벼는 낟알이 소지경으로부터 자연적으로 잘 떨어지는 탈립성을 나타낸다. 따라서 야생벼의 소지경은 매우 매끄럽다. 이에 반해 재배벼는 소지경 상태가 매우 거칠다. 가와지볍씨의 소지경 상태를 전자주사현미경(SEM)으로 촬영한 결과 재배벼의 특성인 거친 단면이 나타났다. 소지경 상태가 거칠다는 것은 사람이 목적을 갖고 수확한 재배벼의 특징을 지닌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융조 명예관장은 이날 학술대회에서 고양가와지볍씨가 가지는 5가지로 간추리고 있다. 우선 고양가와지볍씨는 한반도에서 발견된 가장 오래된 재배볍씨라는 점이다. 두 번째는 고양가와지볍씨는 한국의 벼농사가 청동기시대부터 시작됐다는 주장을 수정하고 그 이전이 신석기부터라고 주장을 할 수 있게 됐다는 점이다. 셋째로 고양가와지볍씨가 발견된 일산서구 대화동뿐만 아니라 김포 가현리에서도 재배볍씨가 발견됨으로써 김포와 고양 주위로 흐르는 한강을 중심으로 벼농사가 5000년전에 한반도에서 시작됐다는 점, 네번째로 고양가와지볍씨가 발견된 곳 가까운 곳에 빗살무늬토기가 발견됐고 또 토기에서 벼 규소체가 발견됨으로써 신석기인들의 농경사실을 뒷받침 한다는 점, 다섯 번째로 벼농사를 중심으로 한 ‘한강문화권’이 존재했을 것이라는 점 등이다.   

이융조 명예관장은 “처음 어렵사리 찾게 된 가와지1지구 대화리층에서 출토된 볍씨가 5020년 전으로 밝혀짐에 따라 신석기시대의 농경문제를 제기하게 됐고 이어지는 가와지2지구에서는 3000년 전 볍씨와 2500년전 볍씨들이 계속 출토되어 학계의 비상한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이 명예관장은 또한 “오늘의 국제회의를 통해 다시 한 번 고양가와지볍씨의 세계 문화사적 의미를 정확히 하며 이들의 종합적인 결과들 위에서 앞으로의 고양가와지볍씨의 연구방향과 박물관의 진로를 모색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고양 가와지볍씨 국제학술심포지엄이 지난달 30일 킨텍스에서 열렸다. 국·내외 7개국 9명이 참석한 이번 심포지엄에서는 ‘세계의 선사농경과 5020 역사의 씨앗, 고양 가와지볍씨’라는 주제로 각 나라 선사시대 농경에 대한 발표가 진행됐다.

시베리아에서도 5천년 전 보리 재배 

이날 첫 발표자였던 마이클 조킴 미국 캘리포니아 산타바바라 주립대 인류학과 교수는 ‘초기 원예인의 고고학적 기록’이라는 주제로 발표했다. 마이클 조킴 교수는 독일을 포함 유럽의 선사시대 유적을 연구하는 학자이다.

마이클 조킴 교수는 “초기 인류를 수렵·체집하는 인류와 정주하는 인류로 나눌 수 있고, 수렵체집인들은 빈번한 이동을 하는 반면 정주성이 약하고, 정주인들은 목축업이나 원예업에 종사하며 이동성이 적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다. 이러한 선입견 때문에 고고학적으로 놓치는 부분이 있다. 정주집단이 토지를 활용하는 일정한 패턴에 적응해야 하는데, 진출 경로, 인구증가, 농업의 집약화 같은 요인에 의해 토지이용패턴이 달라진다. 토지이용패턴이 달라졌을 때 다시 이동할 수 있다”고 말했다.

마이클 조킴 교수는 초기 원예인의 사례로 나이지리아의 코피알, 뉴기니의 미얀민, 보르네오섬의 이반인 등 3개 부족의 사례를 들었다. 마이클 조킴 교수는 “이들이 정주하는 입지는 경제적, 사회적 조건이 변화하면서 더욱 다양하게 바뀐다”고 설명했다.

루시나 도만스카 폴란드 우찌대학교 고고학연구소 소장은 ‘유럽 식물경작의 기원’에 대해 발표했다. 루시나 소장은 “실물경작은 유럽 신석기의 주요한 테마였다. 유럽 신석기 식물을 조사한 결과, 그 식물들이 유럽 권역 내부가 아니라 근동지역(유럽과 가까운 서아시아 지역)에서 최초로 재배되기 시작했음이 밝혀졌다. 루시나 소장은 이어 “근동지역에서 발견한 이 거대한 문화적 변화를 ’신석기 혁명’이라고 일컫는다”며 “진정한 농경 경제의 등장은 온난한 기후 때문에 비로소 가능했으며 초기 농경은 밀, 보리와 같은 야생식물이 순화되면서 이뤄졌고 이후 염소, 양의 가축화가 이뤄졌다”고 말했다.

니콜라이 드로즈도프 러시아교육과학대학교 전 크라스노야르스크대 총장은 ‘시베리아 고대농업’에 대해 발표했다. 니콜라이 전 총장은 “시베리아에서 가장 오래된 농업인들은 기원전 3000년 전 신석기 말기에 나타난 부족민들이었다”며 “현재의 러시아 22개 연방공화국 중의 하나인 투바공화국 경계에서 발견된 대략 5000년 전의 재배보리 홀씨가 발견된 것으로 미뤄보아 이 지역의 신석기시대 농업활동이 존재했음을 알 수 있다”고 말했다. 니콜라이 전 총장은 또한 “현재까지 연구된 바에 따르면 투바의 관개농업은 기원전 2000년 청동기 초기가 시작될 때 존재했다”며 “그러나 투바 중부에서 기원전 5000년의 재배보리의 홀씨가 발견된 것을 고려하면 신석기에 이미 농업이 발달됐음을 짐작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반도 벼농사, 고양가와지볍씨로부터 시작”

모흐드 모크타드 사이딘 말레이시아 사인스대학교 국제고고학연구소 소장은 ‘동남아시아 초기 농경의 증거’에 대해 발표했다. 모흐드 소장은 “말레이시아 렝공유적에서 25년 이상 발국 작업을 진행했으나 재배의 증거는 찾지 못했다. 따라서 말레이시아 초기 농경의 증거는 여전히 900년 전의 탄화미와 500~400년 전의 쌀겨가 유일하다. 조분석 채집자들이 렝공 계곡 동굴유적의 최상층에서 1m 깊이나 훼손해 중요한 고고학적 자료들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동남아시아 어디에서, 언제, 누가 식물자원을 최초로 순화했는지에 대한 연구는 길고도 어려운 과정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서학수 영남대 교수는 ‘잡초벼 연구에 근거한 고양가와지탄화벼의 기원’에 대해 발표했다. 서 교수는 “한반도의 벼농경은 중국으로부터 전래된 것이 아니라  청주 소로리에서 기원벼로부터 기원해 고양가와지볍씨로 발전했으며 이 고양가와지볍씨로부터 한반도의 벼농사가 시작됐던 것으로 보야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탕 솅쟝 중국 국립수도작연구소장은 “중국 신석기시대의 고고학적 증거를 보면 곡물재배의 기원이 기원전 1만~8000년까지 거슬러 올라갈 수 있으며 점토로 만든 솔, 토기, 뼈와 돌연모가 함께 출토됐다”고 말했다.

 

이병우 기자  woo@mygo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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