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그까지 '1만4400㎞ 대장정 준비하는 유기만씨

 

45일간 헤이그로 대장정을 떠나는 유기만씨. 그가 보유한 자전거는 삼천리 첼로 프레임에 27.5인치 휠(가격 약 200만원)의 자전거다.

 9월 출발하는 ‘헤이그 프로젝트’
45일간 헤이그 특사 발자취 따라
“우리네 삶도 자전거 여행과 같아”

일제 강점기 헤이그 특사의 염원을 담아 유라시아를 횡단하는 프로젝트가 준비 중이다. 올해 9월 출발하는 원정대는 총 33명. 이들은 모두 자전거로 횡단하게 된다.

‘2016 헤이그 프로젝트’라 명명된 역사적인 33인의 자전거 선수단에 고양시 참가자가 있어 눈길을 끈다. 그 주인공은 바로 유기만씨다. 고양시에서 개인사업을 하며 자전거 타기를 즐기는 유기만씨는 주변인들에게 자전거 전도사로 소문난 ‘자전거 광’이다.

산악용 자전거인 MTB를 즐겨 타는 유씨는 선수단을 이끌 운영진으로 이번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됐다.

“역사적인 대장정에 참가할 수 있어 영광”이라는 유씨는 “이번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염원은 민족의 통일”이라며 “조국의 독립을 위해 헤이그로 출발했던 선조들의 넋을 기리고 더 나아가 우리 민족이 다시 하나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번 여정에 참가하게 됐다”고 말했다.

출발을 세 달 앞둔 헤이그 프로젝트는 (주)케이커뮤니케이션과 신화망한국채널이 공동으로 주최하는 것으로, 세계에 대한제국을 알리기 위해 네덜란드 헤이그로 특사로 갔던 3인(이준, 이상설, 이위종)의 발자취를 따르기 위해 준비됐다.

 

헤이그 프로젝트 예상 경로.

횡단 코스는 특사들이 지나간 도시들을 거점으로 짜여졌다. 블라디보스토크를 시작으로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거쳐 헤이그에 도착하기까지 3인의 특사들은 거의 두 달간 유라시아를 횡단했는데, 이번 선수단도 그 길을 그대로 따라가는 것이다.

여행 기간도 특사들의 여행 기간과 비슷한 45일이다. 총 거리는 1만4400㎞로 하루에 평균 100㎞를 자전거로 가는 코스다. 자전거 코스가 아닌 나머지 구간은 안전을 위해 차량으로 이동하게 된다.

이번 여정을 위해 유기만씨는 체력훈련에 요즘 한창이다. 얼마 전에는 대회 운영진과 함께 제주도에 5박6일간 자전거 캠핑을 다녀오기도 했다. 평탄한 해안길이 아닌 제주의 오름을 오르내리기 위한 체력훈련 여행이었다.

 


유씨는 “이번 프로젝트가 의미 있는 것은 ‘자전거’를 이용한다는 데 있다”며 “몸을 온전히 자신의 힘으로 이동시키는 수단은 걷고 달리는 것 외에는 자전거가 유일하다”고 말했다. 유씨는 자신만의 자전거 철학도 이야기 했다.

“장거리 자전거 여행은 마치 인생과도 같아요. 끝이 없을 것 같은 언덕을 오를 때면 ‘지금 내가 뭘 하고 있나’하는 생각과 함께 고통과 회의가 따르지만, 내리막길을 만나면 땀을 식히는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이것이 삶이 주는 작은 즐거움이구나’라는 생각을 합니다. 우리네 삶 속에서 겪는 아픔과 행복을 길을 통해 확인할 수 있어요. 그리고 삶이란 것이 페달을 구르지 않으면 넘어지고 마는 자전거처럼 끝없이 앞으로 나아가야 하는 것이기도 하고요.”

유씨는 국내에서 장기간의 자전거 여행은 수도 없이 많이 한 자전거 여행 베테랑이다. 633㎞의 국토종단, 4대강종주 등도 이미 마쳤다. 그래서 이번 45일간의 여정도 문제없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그는 “하루에 100㎞를 45일간 달리려면 무엇보다 정신력과 체력이 중요하다”며 “가족들의 응원에 보답하기 위해서라도 사고 없이 무사히 대장정을 마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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