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시 행주어촌계, 서남환경 고발

올해 3월 행주어촌계 어민들은 '한강 수질오염 방지대책'을 요구하는 선상시위를 벌인 바 있다. 어민들이 서남물재생센터로 향하는 모습.

고양시 행주어촌계, 서남환경 고발
2013년부터 110차례 무단방류 의혹
서울시 “무단방류 아닌 정당한 바이패스”

고양경찰서가 서남물재생센터(하수처리시설) 민간위탁업체인 서남환경을 지난 20일 전격 압수수색했다. 이유는 한강 하류에 미처리된 하수를 무단으로 방류하고 수질을 조작했다는 의혹이 제기됐기 때문이다.

고양경찰서는 20여 명의 수사관과 수질환경 기술사 등의 외부전문가를 투입해 방화대교 인근 마곡동에 위치한 서남환경을 압수수색했다.

이번 압수수색은 한강에서 어업을 하는 고양시 행주동 어민들로 구성된 행주어촌계가 서남환경 책임자들을 고발하면서 진행됐다.

압수수색이 이뤄진 다음날인 지난 21일 행주어민들은 행주대교 아래 선착장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날 어민들은 “2013년부터 최근까지 서남환경이 처리되지 않은 하수를 110차례 한강에 무단방류한 것이 서울시의회를 통해 드러났다”며 “감독을 소홀히 한 서울시가 해명해야 한다”고 밝혔다.

행주어촌계는 최근 몇 년 사이 자주 발생하고 있는 녹조와 끈벌레의 등장이 서울의 하수처리장 방류수와 연관이 있다는 주장을 지속적으로 해왔다.

박찬수 행주어촌 계장은 “한강에 끈벌레가 나오면서 어획량이 계속 줄고 있어 한강 하류 어민들이 생계를 위협받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어업활동이 주로 이뤄지는 곳(행주대교)의 바로 상류에 위치한 ‘난지’와 ‘서남’ 물재생센터가 기준을 초과한 방류수를 한강으로 쏟아내 어민들에게 막대한 피해를 주고 있다는 것이 우리 어민들의 생각”이라고 말했다.

올해 3월 행주어민들의 시위 모습.

이에 대해 하수처리장을 관리․감독하는 서울시 물재생시설과 관계자는 “어민들이 110회 무단방류라고 주장하는 것은 실제로는 바이패스(BY PASS) 현상이며, 수질조작과 불법방류는 사실과 다르다”고 해명했다.

바이패스란 비가 많이 내렸을 때 빗물이 하수처리장의 하수와 합류돼 처리용량이 초과한 경우, 처리 가능한 용량 이상의 미처리 하수가 한강으로 자동 방류되도록 한 것을 말한다. 바이패스는 수질에 악영향을 미치지만 하수도법 시행규칙에 의해 정당한 사유로 인정된다.

서남환경의 바이패스가 다른 하수처리장에 비해 많은 이유에 대해 서울시 관계자는 “서남환경의 처리시설 163만 톤 중 일부인 36만 톤의 시설에 대해 2013년부터 현대화 공사를 진행하면서 현재 127만 톤이 처리되고 있으며 완공 예정은 2018년”이라고 설명했다. 즉 2013년부터 2018년까지는 원래의 처리용량에 못 미치는 하수를 처리하게 된다는 얘기다.

이어 이 관계자는 “바이패스와 관계있는 빗물처리시설(72만 톤)도 현재 공사가 진행 중”이라며 “이 공사 또한 2018년 완공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압수수색을 진행한 경찰은 센터 중앙 감시실과 수질자동 측정기의 자료 등을 대량 확보한 것으로 알려졌다. 행주어촌계 비상대책위원회는 “이번 압수수색을 통해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서울시는 2001년부터 ㈜서남환경과 서남물재생센터 민간위탁계약을 맺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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