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고생 폭행까지 한 8급 파면... 상습적 성희롱 5급 중징계 요구

[고양신문] 여성친화도시로 지정된 고양시가 큰 망신을 당했다.

28세 8급 공무원은 미성년자 성매매와 폭행으로 덜미를 잡혔고 1년 가까이 다수의 여직원을 상습적으로 성희롱한 5급 동장의 추잡한 행위도 걸렸다.

고양시는 성매매한 8급 공무원 A씨를 지난 1일 파면조치하고 성희롱을 일삼은 B동장도 직위해제 후 경기도에 중징계를 요구하는 등 강력한 조치를 취했다. 그러나 공직자가 먼저 무너뜨린 여성친화도시의 위상은 당분간 쉽게 복구되기 어렵게 됐다.

A씨는 지난 5월 14일 오후 10시쯤 일산동구 지영동의 한 공원에 주차한 자신의 승용차 안에서 채팅애플리케이션을 통해 알게 된 여고생과 성매매를 한 사실이 밝혀졌다. A씨는 여고생에게 20만원을 주기로 했으나 당시 5만원만 지불했고, 여고생이 나머지 잔금 15만원을 달라고 하자, 지난달 21일 여고생을 다시 불러내 욕설을 퍼붓고 복부를 때리는 파렴치한 행위를 벌였다. 억울한 여고생은 바로 경찰에 신고, A씨의 덜미가 잡혔다. A씨는 2년 전 9급 공무원 공채로 입사해 일산서구청에 근무했으나 근무태도가 불량하고 다툼이 잦아 2년 동안 4개 과를 돌았고 징계도 받았던 것으로 확인됐다. 그러나 공무원 인사제도가 직렬별 승진으로 변경되면서 9급 도시계획직이었던 A씨는 입사 2년만에 8급으로 승진하는 승진운이 있었다. 경찰에 확인한 결과 성폭행이나 성추행 관련 전과는 확인되지 않았다.

일산의 B(56세) 동장은 2015년 7월부터 함께 근무하는 여직원들을 대상으로 수차례에 걸쳐 성희롱을 일삼았다. 조사에 따르면 B동장은 회식 후 찾은 노래방에서 웃옷을 추켜들어 비키니를 입은 것처럼 하고 바지 지퍼 사이로 속옷을 끄집어내는 등 성적인 행위를 연상시키는 추태를 부렸고, 여성의 신체부위를 찐빵 등에 비유하며 심한 모멸감을 주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 근무 중인 여직원들에게 뒤로 다가와 속삭이듯이 말을 하는가 하면, 계단을 뛰어올라가는 척하면서 여직원의 몸에 살을 맞대는 등 성희롱이 지속적으로 반복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성희롱은 고참 여직원들의 눈을 피해 새내기 여성공무원들에게 집중됐으며 피해를 당한 이들은 말도 못하고 억울함을 참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B동장의 이같은 행위는 최근 한 여직원이 인사부서에 전보해 줄 것을 요청하는 과정에서 알려졌고, 성희롱 관련 이야기를 들은 인사담당자가 감사담당관실에 이를 알리며 자체 조사가 먼저 이뤄졌다.

시 감사담당관 관계자는 “직원들을 대상으로 1주일여 동안 조사한 결과를 B동장이 상당부분 시인했으며 행위가 중징계에 해당할 정도로 심각하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고양시는 지난 1일 보도자료를 통해 ‘향후 성 관련 범죄가 단 1회라도 판명될 경우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원칙적으로 적용해 파면·해임 등 중징계를 적용하고 비위 행위자를 공직에서 영구 퇴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한편 B동장과 함께 근무했던 여직원들은 B동장의 직위해제 후 더 마음졸이는 시간을 보내고 있다. ‘퇴직이 3년 남았는데 그렇게까지 해야 하느냐’부터 ‘별것도 아닌 것으로 문제를 삼았다’는 등 알게 모르게 만연한 관료사회의 분위기가 또 다른 고통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B동장과 함께 일했던 직원들은 B동장의 선처를 요구하는 청원서를 제출했는데, 일부 피해를 당한 여직원들도 서명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고양시가 잘못된 성 인식에 대해 공개적으로 바로잡을 수 있는 특단의 조치를 하지 않으면 만연한 성추행, 성희롱을 뿌리 뽑기 어려운 분위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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