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공원, 생물다양성 높은 건강한 생태계 입증

호수공원의 붉은배새매 <사진제공=박종길 종복원기술원 센터장>

생태강사들의 모니터링 활동으로 서식지 확인
붉은배새매 번식지 도시공원서 발견은 드물어

고양시 호수공원에서 붉은배새매(천연기념물 323-2호)와 솔부엉이(천연기념물 324-3호) 서식이 확인됐다.

호수자연생태학교 생태강사와 (사)에코코리아는 지난 8일 조류모니터링을 통해 붉은배새매 어린새와 솔부엉이를 발견하고 촬영에 성공했다. 국립공원관리공단 종복원기술원 박종길 센터장도 지난 9일 현장을 방문해 붉은배새매의 둥지와 어린새, 어미새를 촬영해 붉은배새매의 서식을 확인했다.

붉은배새매는 우수리 남부, 중국 북동부, 한국에서 번식하고, 중국 남동부, 동남아시아에서 월동한다. 솔부엉이는 러시아 극동, 중국 동부와 동북부, 한국, 일본, 대만에서 번식하고, 인도네시아의 순다열도, 셀레베스에서 월동한다. 두 종 모두 우리나라에는 여름에 찾아오는 여름철새다.

 

호수공원의 솔부엉이 <사진제공=박종길 종복원기술원 센터장>

박종길 종복원기술원 센터장은 “붉은배새매는 주로 산에서 번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도시 공원에서 번식지가 발견된 것은 매우 드문 일”이라고 말했다. 박 센터장은 “호수공원에는 작은 산도 있고 배후에 장항습지도 있어서 먹이가 풍부하고 사람의 간섭도 비교적 적어 붉은배새매가 둥지를 틀고 새끼를 키우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이동시기에는 흑산도에서 몇백 마리씩 발견되기도 하지만 개구리 등 먹이가 줄어들면서 개체수가 줄어들고 있다. 붉은배새매나 솔부엉이, 황조롱이 같은 맹금류는 개체수가 많지 않으며 생태계 최상위 포식자로서 그 종이 사라지면 생태계 균형이 깨지기 때문에 보호하고 있다.

호수공원 붉은배새매 둥지 <사진제공=박종길 종복원기술원 센터장>

호수자연생태학교 생태강사들과 (사)에코코리아는 해마다 호수공원의 동식물들을 모니터링하고 기록해 왔는데 특히 올해는 봄부터 월 1회 조류 모니터링과 더불어 새 흔적 연구팀, 새둥지 연구팀, 꽃 연구팀 등 특화된 모니터링과 연구활동을 해오고 있다.

호수자연생태학교 강사 백원희씨는 “5월부터 맹금류가 호수공원 상공에서 관찰되기 시작해서 혹시 호수공원에서 번식하고 있지는 않은지 둥지도 찾아보고 지속적으로 관찰해왔다”라며 “맹금류가 종종 발견되기는 했지만 호수공원에서 둥지를 틀고 새끼를 키우고 있는 것을 직접 발견해 기쁘다”고 덧붙였다. 강사 김은정씨도 “붉은배새매가 주로 개구리, 뱀을 먹고 사는데 우리가 발견했을 때 매미를 먹고 있었다. 호수공원과 주변에 매미가 많아서 먹이원이 풍부해 둥지를 튼 것 같다”고 말했다.


호수공원의 붉은배새매 <사진제공=박종길 종복원기술원 센터장>

이번에 확인된 붉은배새매는 이동하다 잠시 들른 것이 아니라 둥지를 틀고 번식하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박종길 종복원기술원 센터장은 “붉은배새매의 번식지 확인이 쉽지는 않다. 이번에 암컷 어미새를 발견하고 어린새도 두 마리를 확인했으며 강사들이 발견한, 올해 만든 둥지 외에도 옛 둥지를 두 개 더 찾아냈다. 최근 몇해 동안 호수공원에서 번식한 것으로 추측된다”고 했다.

박 센터장은 특히 시민들의 지속적인 모니터링으로 천연기념물 붉은배새매의 서식방법이 확인됐다며 그런 면에서 더 의미있다고 평가했다. 유럽은 시민들의 장기생태모니터링이 활성화돼 있어 생물종의 감소와 증가 추세를 꾸준히 기록하며 특정 종이 감소할 경우 원인을 파악하고 대안을 제시하기도 한다. 시민들이 모니터링에 참여할 경우 여러 곳에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돼 전문가들이 놓치는 부분까지 알아내기도 해 선진국에서는 이미 보편화돼 있다.

이번 붉은배새매의 서식지 발견은 고양의 명소, 호수공원이 생물다양성이 높은 건강한 생태계를 유지하고 있음을 확인해주고 있다.

호수공원의 붉은배새매 <사진제공=백원희 에코코리아 생태강사>

백원희씨는 “새둥지를 많은 사람들이 들여다보면 혹여 새들이 서식지를 떠날 수도 있다”며 “다양한 생물들이 호수공원에서 살아갈 수 있도록 시민들도 서식지 보호에 동참해줄 것을”을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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