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엽역에서 이젠 마두·화정역서 목요일 진행

[고양신문] 지난 2월 18일부터 7월 28일까지 목요일 오후 7시가 되면 거의 매주 지하철3호선 주엽역 광장 5번 출구 앞에서는 촛불이 켜졌다. 산황동에 위치한 골프장의 증설 계획이 알려지면서 이를 막고 증설에 따른 폐해를 시민들에게 알리기 위한 촛불 문화제다. 촛불 문화제가 진행되는 시간은 오후 7시부터 8시30분까지 1시간 반가량이다.

주엽역 광장은 고양시에서 가장 많은 사람들이 붐비는 곳 중 한 곳이고 마침 퇴근 시간대라서 숱한 사람들이 촛불문화제를 지켜봤다. 더러는 골프장 증설 반대 운동에 동참하며 반대서명을 하기도 하고 더러는 무관심하게 지나쳐 가기도 했다.

지난 2월부터 촛불문화집회를 시작했으니 이제 이 행사도 6개월을 채워가고 있다. 8월부터는 장소를 주엽역 광장에서 지하철3호선 마두역 6번 출구 앞으로 옮겨 행사를 이어오고 있다. 두터운 겨울 외투를 껴입고 시작한 촛불문화제가 이제는 가만히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를 만큼 심한 폭염 속에서 진행되고 있다. 8월부터는 또한 마두역 광장뿐만 아니라 화정역 광장에서도 촛불 문화제를 펼쳐 시민들과의 접촉점을 넓히고 있다. 촛불 문화제를 주도하고 있는 조정 고양환경운동연합 고문은 “주엽역 광장보다 아무래도 골프장이 좀 더 가까운 마두역 광장을 지나가는 사람들의 반응이 더 뜨거운 것 같다”고 말했다.

 

▲ 지난 7월 28일을 주엽역 광장에서의 마지막 산황동골프장 증설반대 촛불 문화제가 펼쳐졌다. 골프장 증설 반대 여론을 확산시키기 위한 이 행사는 8월부터 마두역과 화정역에서 진행된다.

 

촛불 문화제를 이끄는 주최는 고양환경운동연합, 덕양햇살 아이쿱생협 등 각 시민사회단체로 꾸려진 ‘산황동골프장 증설 반대 범시민대책위원회(이하 범대위)’다. 조정 고문뿐만 아니라 마귀자 산황동 주민, 백창환 민족문제연구소 사무국장, 주동식 지역평등연대 대표 등도 열성적으로 촛불 문화제에 참석하고 있다. 간혹 조정 고문과 친분이 있는 천수호 시인 등 문단의 지인들도 참가해 힘을 보태기도 했다.

범대위는 현재 9홀인 산황동 골프장이 18홀로 증설되면 골프장으로부터 294m 떨어진 고양정수장이 오염돼 이 물을 식수원으로 쓰는 고양과 파주시민들의 피해가 우려되고 산황산이 황폐화된다는 것을 시민들에게 최대한 알리려 하고 있다. 골프장이 증설되면 골프장을 관리하기 위해 농약을 사용하게 되는데 농약에 오염된 고양정수장에서 나오는 물을 먹는 고양, 파주, 김포 시민들은 약 150만 명을 헤아린다. 골프장 증설 시 추정하는 대기질 영향권은 반경 3km인데, 이 반경내 고양시 초등학교 수는 23개, 유치원과 어린이집 수는 64개다. 또한 골프장 증설은 산황동 마을 주민들이 대대로 품고 있던 산황산의 남은 자연녹지를 되돌릴 수 없을 만큼 황폐화시키는 것을 의미한다.

이로써 범대위는 고양시민이 골프장 증설의 폐해를 인지하고 결국 100만 고양시민 대부분이 골프장 증설 반대에 공감해 최성 고양시장으로 하여금 골프장 증설을 직권취소하도록 하자는 목적을 가지고 있다.

촛불 문화제를 보고 서명운동에 동참한 한 시민은 “많은 고양시민들이 이러한 심각한 문제를 알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에 너무 놀랐다”며 “더 많은 고양시민들이 문제를 인식하고 단합해야 우리가 먹는 식수가 안전할 수 있을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조정 고양환경운동연합 고문은 “고양시장이 골프장 증설을 취소할 때까지 포기하지 않고 촛불 문화제를 계속 펼쳐 시민여론을 모을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범대위는 산황동 골프장 증설과 관련해 시장의 직권취소를 촉구하기 위한 기자회견을 16일 갖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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