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관대표 입국 안해 수사에 난항

 

▲ 고양시 일산동구 풍동 ‘수입차 거리’에 있는 아기사진관. 이곳 대표는 수억원의 계약금을 챙겨 해외로 도주했다. 피해자는 700여명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된다. 주변 상인들은 “지금도 대표가 도주한 것을 모르는 피해자들이 연락이 닿지 않자 무작정 사진관을 찾아오고 있다”고 말했다.

 

피해자 2백명 아닌 7백여명 이상 될 듯 
사진관 대표 입국 안해 수사에 난항
피해자들, 온라인카페 개설해 집단고소 준비

[고양신문] 경기도 고양시 일산동구 풍동의 한 아기전문사진관 S대표(36세, 여)가 수억원의 계약금을 챙긴 뒤 해외로 도주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만삭사진부터 돌사진까지 아이의 성장사진을 찍어달라며 사진관에 선수금을 건넸거나 완납한 부모들은 적게는 40만원에서부터 많게는 130만원까지 피해를 입었다. S대표가 해외(인도네시아)로 도주한 건 이달 19일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입국하지 않고 있어 경찰은 피의자 가족을 통해 입국을 종용하고 있는 상태다.

피해자들은 S 대표와의 연락이 끊기자 다음날인 20일 피해자카페를 개설해 집단대응에 나섰다. 피해자 중 40명은 지난 22일 일산경찰서에 고소장을 접수했으며 이후 피해자카페에 등록한 사람들을 중심으로 고소장을 취합해 29일 2차 추가 접수할 예정이다.

이번 사건은 당초 피해자가 200여 명 안팎으로 알려졌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파악된 피해자가 700명을 훌쩍 뛰어넘을 것으로 예상된다. 26일 기준으로 피해자카페에 가입된 사람만 700여 명이기 때문이다. 사진관 데이터베이스에는 900여 명이 등록된 것으로 알려져 피해 규모가 더 늘어날 수도 있다.

성장사진은 일반적으로 만삭, 출산, 50일, 100일, 돌까지 단계별로 사진을 촬영하게 되는데, 문제의 사진관은 촬영이 모두 완료된 시점에 액자와 앨범을 주기로 해 대부분의 피해자들이 액자 하나마저도 건지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번 지나면 다시는 돌아올 수 없는 아이들 성장 사진이잖아요. 이번 사건으로 50일, 100일을 그냥 지나쳐 보낸 사람들도 있어요. 저도 당장 다음주가 돌잔치인데, 사진을 어떻게 찍어야 할지 걱정입니다.” - 피해자 A씨(대화동)

“액자랑 앨범을 대부분 못 받았지만 그래도 원본 데이터(JPG파일)라도 건진 사람은 그나마 다행이에요. 하지만 피해자의 절반 정도가 원본을 못 받아서 발만 동동 구르고 있습니다.” - 피해자 B씨(주엽동)

피의자인 S씨는 해외 출국 전에 사진관을 다른 업체에 넘기는 양도양수계약을 체결했기 때문에 자신에게는 책임이 없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경찰은 계약 관계에 범죄가 성립되는 부분이 있는지 집중 수사하고 있다.

수사를 담당하고 있는 일산경찰서 경제수사팀은 “건실한 업체라고 속여 양도양수계약을 체결하는 경우가 있고 또는 고객들에 대한 피해가 예상되면서도 계약조건을 이행하지 않은 부분들도 있을 수 있어, 범죄가 성립되는지에 대한 여부를 따지기 위해 다양한 방향에서 수사가 진행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피의자가 아직까지도 입국하지 않고 있어 수사에 한계가 있다”며 “현재는 S 대표 관계자들을 통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답했다.

 

▲ 25일 방문한 아기사진관은 문이 잠겨있었다. 주변인들에 의하면 세입자로 이곳에서 영업을 해온 S대표는 집주인에게 수천만원의 월세가 밀린 것으로 알려진다.

 

문제의 사진관과 양도계약을 체결한 사진관은 김포에 있다. 김포의 업체는 지난 25일 온라인카페 공지를 통해 S대표가 계약 내용의 중요 부분을 대부분 이행하지 않고 있고, 거짓말로 일관하고 있다는 점을 들어 ‘계약 관련 내용을 이행할 수 없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이 업체는 자신도 피해자라며 ‘양도 받기로 한 사진데이터가 정확히 파악되지 않으며, 양도 받아야 할 고객 잔금과 확인한 금액이 맞지 않는 점’ 등을 들어 계약 이행 거부를 선언했다.

무엇보다 피의자인 S 대표는 지난 19일 일산에서 김포 사진관으로 물건을 가져오겠다는 연락을 마지막으로 아무런 조치 없이 그날 해외로 출국해 양도업체는 물론 피해자 부모들에게도 공분을 사고 있다. 또한 피해자들은 “양도양수계약이 진행되기 전, S대표가 고객들에게 전혀 공지한 사실이 없다”며 “이런 부분도 분명 사기에 해당한다”고 억울해 했다.

현재 피해자 측은 “S 대표의 처벌도 중요하지만 당장은 시기별로 사진촬영을 진행했으면 한다”며 “못 받은 액자와 앨범, 사진데이터를 돌려받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김포의 업체 또한 피해를 입은 것은 이해가 되지만 부모들의 심정을 헤아려 최대한 도울 수 있는 부분은 도와주길 부탁드린다”고 호소했다.

일산경찰서 수사팀장은 “이렇게 피해자가 많은 경우에는 집중수사를 통해 더욱 신속하게 수사가 진행된다”며 “사건 해결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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