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장이 만든 주방용 칼 ‘용호공업사’

서슬 퍼런 칼날들이 줄지어 전시되어 있는 이곳은 일산동구 라페스타의 ‘용호와 꽃순이’다. 꽃집을 겸하고 있어 ‘꽃순이’란 귀여운 이름이 옆에 붙었지만 그보다는 대한민국 명장이 만든 칼을 판매하는 유일한 오프라인 매장으로 더욱 유명하다.

칼을 만드는 업체 이름은 ‘용호공업사’. 투박한 이름이지만 76세의 주용부 명장이 처음부터 썼던 상호다. 세련된 이름으로 개명을 할만도 한데 열네 살 때부터 칼을 만들어오며 전통을 중시해온 주 명장의 성격을 반영하듯 공업사란 명칭을 앞으로도 버리지 않겠단다.

용호공업사의 주용부 명장은 대한민국 제1호 금속단조 명장이다. 아직까지 2호 명장이 나오지 않았으니 칼 만드는 대장장이로서는 국가가 인정한 국내 유일의 명장인 것. 단조(鍛造)란 쇠를 해머로 두들겨서 강도를 강화시키는 기술이다. 쉽게 말해 대장간에서 쓰는 기술인데, 주용부 명장의 쇠 다루는 기술은 국내에서 단연 최고다.

이곳의 칼은 당연히 모두 수제품이다. 기계로 찍어낸 칼이 아닌 달궈진 쇠를 망치로 하나하나 두들겨서 차가운 물에 담가 열처리를 한 제품들이다. 주용부 명장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무른 쇠와 강한 쇠를 붙여 칼을 만드는 대장장이다. 이 방법을 ‘복합강’ 기법이라 하는데 숙련공이라 하더라도 성공하기 어려운 고도의 기술이다.

▲ 주용부 명장이 칼날을 확인하고 있다.


용호공업사의 칼은 대부분 복합강 기법으로 만들어지는데 이렇게 만들어진 칼날은 좌우의 모양이 다르고 예리하면서도 잘 무뎌지지 않는다. 또한 단단하면서도 유연하기 때문에 부러질 염려가 없다.

“뜨겁게 달군 쇠를 차가운 물에 넣는 열처리 기술은 수만 번의 경험을 통해서만 가능하지요. 불에 달군 칼날을 살짝 물에 담갔다 빼내면 도라지꽃처럼 자주색으로 변해요. 그때 칼 전체를 완전히 물에 담그면 가장 강한 강도의 쇠를 얻을 수 있습니다.”

복합강 기법의 용호칼은 자루당 1000번이 넘는 담금질과 연마 작업을 통한 견고함으로 정평이 나있다. 또한 주 명장은 갖가지 모양의 칼과 조리기구를 만들어내 특허를 받았다. 젊어서부터 최근까지 70여 개의 특허를 냈다.

주 명장의 칼은 유명 셰프들 사이에서 인기다. 영국 런던의 스시전문 셰프가 회칼을 주문해 가기도 했다. 국내 유명 호텔의 주방장들은 말할 것도 없다.

하지만 요즘 가장 많이 판매되는 곳은 요리학원과 요리학교에서다. 칼등에 자처럼 눈금 표시가 돼 있어 계량이 쉽고, 품질에 비해 비싸지 않기 때문에 요리를 배우는 학생들에게 큰 인기를 얻고 있다.

주용부 명장은 “칼은 식재료에 따라 용도가 다르기 때문에 나라마다 칼 만드는 기술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우리나라 식재료에 꼭 맞게 만든 용호칼을 사용해 보길 바란다”고 말했다. 
 

▲ 복합강으로 만든 용호공업사의 칼은 칼날의 좌우 모양이 다르다.

 

 


 

주용부 명장의 용호공업사
대한민국 유일 금속단조 명장(2005년)
종류 : 회칼, 한식도, 중식도, 양식도, 과도 등
가격 : 가정용 식도(약 10만원), 요리전문용(20만~200만원)
매장 : 고양시 일산동구 라페스타B동 106호 ‘용호와 꽃순이’
문의 : 031-906-6661

▲ 2005년 대한민국 제1호 금속단조 명장으로 선정된 주용부 명장. 주 명장은 대통령이 취임할 때마다 청와대 초청을 받았고 명장 현판도 새로 부여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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