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4회 고양 제3회 경기지역 한국전쟁 민간인희생자 합동위령제

한국전쟁 중 점령군에 협력했다는 이유로 경찰에 집단학살 당한 민간인들의 영령을 추모하는 위령제가 지난 8일 오전 11시 탄현동 황룡산 금정굴에서 열렸다. 이날 위령제는 고양과 경기지역 한국전쟁 민간인희생자 합동위령제전으로 개최돼 고양과 전국 유족회 회원, 최성 고양시장, 김현미・유은혜 국회의원, 김영환・김달수 도의원, 소영환 시의장을 비롯한 다수의 시의원, 시민단체 회원 등이 참석했다.

서병규 고양유족회 고문의 고유문 낭독에 이어 유족회원들이 제배를 올리고 있다.

24회째인 올해 위령제는 2014년 6월 경기도의회를 통과한 ‘6・25전쟁 민간인 희생자 위령사업 지원 등에 관한 조례안’에 근거한 지원사업으로 치러졌다. 사회를 맡은 신기철 금정굴인권평화연구소장은 “위령사업 지원 조례 제정을 위해 애써준 김영환・김달수 도의원에게 감사하다”며 유족들을 대신해 인사말을 전했다.

하지만 이어진 추도사에서는 민간인 집단학살 현장인 금정굴 일대를 평화공원으로 지정해 희생자 유해를 영구 안치하려는 유족들의 요구가 아직까지 결실을 보지 못하는 데 대한 안타까움 토로와 질타가 이어졌다.

채봉화 고양유족회장은 “2007년 6월 진실화해위원회에 의해 고양금정굴사건이 불법적으로 이뤄진 학살이었음이 인정됐음에도 고양시의회에서는 아직까지 조례조차 제정되지 못하고 있다”며 “유가족들은 많은 것을 원하는 게 아니라 국가에 의해 억울하게 학살된 유해를 편히 쉬게 해달라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최성 시장은 이에 대해 “평화공원 조성과 유해안치에 대한 고양시 의지는 여전히 확고하다”며 “유가족, 고양시의회와 충분히 상의해 최대한 빨리 해결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소영환 시의장도 “유족회, 고양시와 함께 현명한 방법을 찾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영환 도의원은 이에 대해 “금정굴 문제 해결 없이는 인권평화를 얘기할 수 없을 것”이라며 “경기도가 수많은 보수단체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위령사업 지원 조례를 통과시켰듯이 고양시도 의지를 갖고 해결해달라”고 당부했다.

한국전쟁 당시 경찰에 의해 집단학살 당한 금정굴 민간인희생자는 153명이다. 1995년 9월 유족들에 의해 발굴된 희생자 유해는 서울대 시체해부실에 보관됐다가 2011년 고양시 청아공원으로 옮겨졌다. 그러나 계약기간이 지나 2014년 다시 고양동 하늘문공원으로 옮겨졌다. 유족들은 유골이 발굴된 황룡산 금정굴 현장 일대에 평화공원을 조성하고 유해를 영구안치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 4월 금정굴 현장에 고양 유족회원들이 돈을 모아 세운 추모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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