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만 고양 경제를 살려내는 지역기업 탐방(64) 칠갑농산(주)

520여 가지 건면 생면 숙면 떡 미분류 직접 생산·유통

국산쌀과 1등급 밀가루만 사용, 화학 첨가물 최대한 배제

[고양신문] 칠갑농산이 식품만들기 외길 35년을 걸어오면서 500여 가지의 제품을 생산하고 판매할 수 있었던 것은 소비자에게 믿음을 줬기 때문이다. 이러한 신뢰에는 정직한 농부의 고집이 밑바탕 됐다. 창업주 이능구 회장은 충남 청양군의 칠갑산 자락에서 조상대대로 농사를 지어오다 서울 구로구 독산동에 송학식품이란 이름을 내걸고 식품 사업을 시작했다. 그러다 1998년 칠삽농산주식회사로 법인을 전환했다.

창업 10년 되던 해 ‘식생활 개선’ 부문 석탑 산업훈장, 93년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상, 2001년 국민훈장석류상, 2006년 대한민국 고객만족 경영대상을 수상했다. 이러한 결실의 배경에는 칠갑농산만의 고집과 뚝심이 숨어있다. 최고의 원료만을 엄선한다는 첫 번째 원칙에 따라 환경친화적 국산 농산물만을 선별해 사용한다. 두 번째로는 인공첨가물을 배제한다. 기술개발을 꾸준히 해 유통기한을 넉넉하게 늘리는 데도 성공했다. 칠갑농산은 국내 최초의 주정살균방법을 개발해 특허를 출원했다. 세 번째 경영원칙은 품질의 표준화다. 소비자가 선호하는 최적의 배합 비율을 결정할 제작 공정을 표준화했다. 네 번째로 위생적이고 현대화된 생산시설 구축이다. 제품마다 가장 적합한 제조설비 시스템에서 생산되도록 건조공법 시설을 자체 개발했다. 제조공장은 모두 해썹(HACCP) 인증을 받았다. 다수의 특허 출원과 매달 3~4종의 신제품을 선보이는 칠갑농산의 저력은 깐깐한 원칙과 기술력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일산동구에 있는 본사·물류센터와 함께 파주시의 제1·2제조공장, 충남 청양군의 공장으로 유통과 생산라인을 구축한 칠갑농산은 제2의 도약을 준비하고 있다. 미국에서 회계와 경영학을 전공한 후 공인회계사와 경영 건설턴트로 활동하던 이 회장의 차녀, 이영주 대표가 경영을 맡으면서 매출은 증가했다.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즉석 용기제품들도 출시해 젊은 층의 입맛도 사로잡고 있다.

 

이영주 대표가 집무실 상품진열대 앞에서 최고 인기상품인 ‘칠갑 메밀국수’와 ‘똑쌀떡국’을 들고 활짝 웃고 있다.

유학 가서 성공가도를 달리다가 갑자기 귀국해 기업을 경영하는 게 힘들지 않은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 대표는 “일할 때가 가장 행복하다. 6년 전 회사 경영을 시작했을 때가 36살이었는데 당시엔 중압감이 컸다. 하지만 신규 사업들이 결실을 이루면서 이젠 경영을 하는 게 신바람 나고 재미있다”라고 말했다.

 대형 농가공식품업체가 다수 등장했음에도 칠갑농산의 연매출이 두 배 성장했다.

물류 시스템 개선이 주효했다. 미국에서 컨설턴트로 활동할 때 고객이었던 모 대기업의 물류시스템 담당 임원이 칠갑농산에서 근무하는 나의 근황을 접하고 연락을 해왔다. 당시 회사의 체질 개선 방안을 고민하던 중이었는데, 그 분의 조언이 많은 도움이 됐다. 그런 상황이 매우 신기했고 감사했다. 이후에도 쌓아둔 인맥을 통해 많은 도움을 받았다.

‘정직한 최상의 재료’라는 칠갑농산의 중심 가치도 더욱 강화했다. ‘찌고 말리는’ 건조 원칙을 지켜 국내 최초로 태양열 건조 시스템을 갖췄다. 국수류는 대부분 튀기지 않고 천연색소를 사용한다. 가장 많이 판매되는 ‘칠갑 메밀국수’는 흑미를 배합해 소비자가 선호하는 메밀 면의 갈색을 구현했다. 100% 메밀만을 사용하면 한국인이 좋아하는 쫄깃한 면발의 식감이 떨어지고 색상이 밝다. 이를 보완하고자 국산 흑미를 섞어 면을 만들었다.

유명 브랜드의 대형 기업은 장단점이 있다. 직접 제조하지 않고 OEM방식으로 제품을 홍보하고 유통하는 마케팅 회사에 가깝다. 그러다 보니 재료의 질과 가공법에서 차이를 보인다. 등급이 낮은 밀가루와 수입 재료로 유탕처리 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칠갑농산은 최상 등급 재료만을 선별해, 520여 가지의 제품을 직접 생산 가공해 유통한다. OEM방식의 제조 유통방식은 철저히 배제한다.

칠갑농산은 전북·대전·강릉·경남 전국 4개 지점의 영업소와 백화점, 농협, 급식·식자재 매장, 군납, 수퍼 할인점을 통해 직접 유통한다. 탁월한 제품으로 시장성을 확보하는 것에 초점을 둔 마케팅 전략에 따라 인건비와 유통과정 비용을 최대한 절감하고 고품질 중·저가격대의 제품 제조를 실현했다. 미국·캐나다·일본 등으로 수출도 한다.

 상호와 포장디자인을 변경할 건가.

‘칠갑’이란 상호명에서 느껴지는 촌스러움, 세련됨과는 다소 거리가 있는 포장은 오히려 ‘외형보다 내용의 정직성을 강조’하는 칠갑의 기업 정신을 잘 전달한다는 장점이 있다. 시대에 뒤떨어지는 디자인이라는 생각에 포장 디자인을 바꿨지만 예상과 달리 매출이 30% 정도 감소했다.

하지만 차세대에게 보다 친근하게 다가가고자 ‘좋은 원료만을 사용하는 정직한 기업’이라는 기업 기본 가치를 중심으로 자연주의와 친환경 컨셉트로 진행 중이다.

1인분 시리즈, 떡국과 떡볶이 등 즉석용기 제품이 차세대 입맛도 사로잡았다.

고령화, 저출산에 따라 가족 구성원의 변화가 빠르게 진행되고 있다. 이와 함께 식생활 유형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 요리 과정이 까다롭고 복잡한 전통 한식을 손쉽게 조리하면서 즉석식품의 유해성을 최대한 배제한 즉석용기 제품을 개발했다. 국산 쌀과 사골엑기스, 달걀지단이 들어간 스프로 전통 떡국 맛을 보게 한 ‘똑쌀떡국’의 인기가 높다.

중장기 성장전략이 궁금하다.

칠갑농산은 규모의 성장을 지향하지 않는다. 그래서 상장시킬 계획도 없고 특별한 중장기 성장 발전 로드맵도 없다. 성장계획이란 게 더 먼 미래에서 보면 5년 혹은 10년 전에 세워진 것들이다. 비현실적이고 큰 의미가 없다. 세상의 변화 속도는 훨씬 빠르다. 중요한 것은 시대의 변화 속도와 방향을 감지할 수 있는 통찰력과 그에 대응할 수 있는 기민함이다. 미래엔 실버층이 두터워진 1인 가구가 가공식품 시장의 주요 소비층으로 등장하고 유통기한이 하루 혹은 이틀인 채식위주의 건강식품이 주류를 이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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칠갑농산(주)

<특징>

35년 전통, 국산 쌀과 1등급 밀가루만을 고집하고 화학첨가물을 배제한 농가공전문 식품 제조 유통 기업

 <위치 및 문의>

위치 : 고양시 일산동구 장대길 128-70

연매출 : 600억원

직원 : 430명

문의 : 031-908-9922

홈페이지 : www.chilkab.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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