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단골집> 백반집 ‘내가(家)네 먹거리’

 

 

7년 전 고양시장애인주간보호센터로 근무지를 옮긴 후 지금까지, ‘배꼽시계’가 울리면 자동으로 발길이 닿는 집이다. 대개 직장인들이 그렇듯 외식이 잦다보니 늘 집밥이 그리운데다 센터 가까이 있으니 이래저래 단골집으로 삼기에 딱 좋은 곳이다. 푸짐하고 깔끔한데 가격 부담은 없어 센터 이용자들에게도 자주 추천한다. 다들 맛있게 드셨다며 만족해 하시더라.

자리를 잡고 앉으면 내남관 사장이 따끈한 숭늉을 먼저 내온다. ‘내’라는 주인장 성에서 딴 음식점 이름과 구수한 숭늉 맛이 참 잘 어울린다.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주인장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음식점 입구에 있는 연탄난로에 불을 지피는 것이란다. 겨우내 꺼지지 않는 이 난로 위에 커다란 냄비를 올려두고 숭늉을 끓여낸다. 주인장이 직접 만든 누룽지로 끓여낸 따듯한 숭늉은 스산해진 몸과 마음을 풀어주기에 그만이다.

 

 

이 집에서 즐겨먹는 메뉴는 생선구이 특선이다. 미각이 예민하지도 음식을 가리는 편도 아니고 그냥 ‘편안한’ 밥을 좋아하는데, 생선구이 특선이 그렇다. 찌개에 밥이 나오는 가정식백반(6000원)에 1000원만 보태면 생선구이 한 접시가 더해지는 생선구이 특선을 먹을 수 있는 것도 마음에 든다. 얄팍한 주머니로 누릴 수 있는 호사다.

 

 

부산에서 직거래로 가져온다는 생선은 다 신선하다. 담백하게 먹고 싶을 땐 삼치를, 고소한 맛이 당길 땐 고등어구이를 주문한다. 생선구이가 나오기 전엔 예닐곱 가지의 반찬이 차려진다. 시금치나물, 오이지무침, 가지나물무침, 도라지볶음, 김치, 두부조림. 알뜰한 아내가 요모조모 신경 써가며 차려준 밥상 같아 정겹다. 주인장이 ‘한 번도 사본 적 없다’며 자신하는 김치는 양념이 요란하지 않고 깔끔하다. 상차림 직전에 냉장고에서 꺼낸 듯, 상큼하게 느껴질 정도로 시원하다. 나물이나 무침은 모두 간이 심심해 맨입으로 먹어도 물켜지 않는다. 여기에 양파, 버섯, 호박, 두부 등을 큼지막하게 썰어 넣은 된장찌개나 언제 먹어도 한결같은 청국장찌개로 속을 채우고 밖에 나서면 아무리 센 동장군을 만나도 어깨가 쫙 펴진다.

 

단골 김기봉 고양시장애인주간보호센터장

단골 김기봉 고양시장애인주간보호센터장

 

단골 김기봉 고양시장애인주간보호센터장

 

첫인상이 푸근한 김기봉 센터장에겐 ‘초대’란 수식어가 항상 따라붙는다. 문촌7사회복지관 초대 관장, 고양시사회복지협의회 초대 회장을 지냈고 지금의 고양시장애인주간보호센터 초대 센터장으로 7년째 일하고 있다. 고양의 사회복지와 사회복지사의 권익보호에 깊은 관심을 두고 있는 고양인이다.

 

내남관 사장(사진 왼쪽)과 단골인 김기봉 관장

 

 

주요메뉴와 가격

생선구이 특선 7000원 -생선구이(고등어, 삼치, 갈치, 꽁치, 굴비) 각 8000원 - 김치찌개 6000원 - 청국장 6000원 -통묵은지찜 8000원(2인 이상)

분위기_일산역 바로 뒤쪽 골목에 있다. ‘역 근처 밥집’을 떠올리고 가면 크게 빗나가지 않을 듯.

사람들_평생 바지런하고 성실하게 살아왔을 법한 내남관 사장과 아내(이양순)가 단출하게 꾸려가는 밥집. 부부는 이 자리에서 이전에 10여 년간 함바집을 운영했다.

대표_내남관

주소_고양시 일산서구 일중로 15번길 107

문의_031-977-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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