궁금해요, 건강 - 치주질환

치태와 치석 쌓여 염증 유발
나이 들수록 치주질환 증가 경향
바른 양치질·스케일링으로 예방해야

▲ 최유미 사과나무치과병원 치주과 과장은 “치주질환은 불가역적 질병이라 한번 발생하면 더 심해지지 않도록 관리하는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예방이 가장 중요하다”며 “음식 섭취를 통해 우리 몸에 영양을 공급하는 첫 관문인 구강관리를 잘하는 것이 평균수명 100세 시대를 건강하게 살 수 있는 첫 걸음이다”라고 강조했다.

[고양신문] 가장 가기 싫은 병원을 꼽으라면 아이들은 물론 성인들도 치과를 첫 번째로 꼽는다. 특히 충치를 치료할 때 쓰이는 마취 주사나 드릴 소리는 생각만 해도 몸이 움츠러들며 말 그대로 ‘치과공포증(Dental Phobia)’을 유발하기 마련이다. 충치도 고통스럽지만 흔히 ‘풍치’라고 알려져 있는 치주질환은 만성질환이라 증상이 상당히 진행된 후에 병원을 찾게 되면서 치료에 애를 먹는 경우가 많다.
 
“치주질환은 예방이 생명이다”라며 “구강관리를 잘하는 것이 100세 시대를 건강하게 살 수 있는 기초다”라고 강조하는 최유미 사과나무치과병원 치주과 과장을 만나 치주질환의 원인과 치료방법에 대해 알아봤다. 
 
치과 질환하면 흔히 충치를 떠올린다.
충치는 우리가 겪는 가장 대표적인 치과질환이다. 요즘은 어릴 때부터 불소도포나 실란트도 하고 학교에서 주기적인 기본 구강검진 등이 진행되면서 충치 발생률은 줄어드는 추세다. 하지만 ‘풍치’라고 일컫는 치주질환은 주로 증상이 서서히 진행되는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병증이 한참 진행된 후에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다.

증상이 심해 최악의 경우 이를 뽑아야 하는 경우까지 있다. 사실 치주질환의 중요성도 비교적 최근인 2000년대 초·중반 이후가 되서야 많이 부각되기 시작했다. 

치주질환은 왜 발생하나.
기본적인 원인은 세균이다. 약 500여 종류의 세균이 치태 내에 존재한다. 입 속은 35~37도의 적절한 온도와 습도, 치은열구액(치아와 잇몸의 경계면에 형성된 작은 틈에서 나오는 액체), 음식물 잔재 등으로 인해 세균이 서식하고 성장하기에 딱 좋은 조건이다. 이런 세균들 중 특히 치은열구 내의 치태 세균은 건강한 세균과는 다른 조성 성분을 가지고 있어 독소를 뿜어내며 잇몸 염증을 유발하며 잇몸이 빨갛게 붓고 양치질을 할 때 피가 나고 입냄새도 나게 된다.

세균들이 어떻게 풍치까지 유발하게 되나.
그 세균들이 치약광고에서 흔히 들어 보았을 플라크(plaque, 치태(齒苔))라는 세균막이 되는데, 이 플라크는 수많은 세균(박테리아)들이 타액 내의 특정 성분과 서로 엉겨 붙어 만들어지고 끈적끈적하고 무색이다. 초기 부드러운 플라크는 칫솔질과 치실 만으로도 제거할 수 있지만, 시간이 경과해 타액 내의 석회성분과 반응해서 단단해지면 양치로도 제거가 안 되는 치석이 된다.

플라크와 치석이 쌓여 치아와 잇몸 틈을 벌리게 되고 치주낭(periodontal pocket)이 형성되는데 염증이 심할수록 치주낭의 깊이도 깊어져 치아와 잇몸 사이가 더 벌어지고 치조골과 치주인대까지 파괴되면서 치아가 흔들리게 된다.

▲ 치주질환의 치료 범위. 출처 : 보건복지부 국가건강정보포털 의학정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치주질환 환자 분석자료(2015년 기준)에 따르면 환자의 약 50%가 40~50대 연령층이라고 한다. 나이가 들수록 치주질환이 더 잘 발생하나.
치주질환이 나이와 직접적인 상관관계가 있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일반적으로 나이가 들면 세포가 노화되고 면역력도 떨어지게 마련이다. 연령이 높아질수록 치주염이 증가하고 치주조직의 상실을 초래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이것이 반드시 노화현상을 반영하는 것은 아니다.

치주질환은 생리적 노화현상 때문이라기보다는 오히려 구강 위생관리를 소홀히 해서 구강에 안 좋은 물질이 쌓이면서 병의 원인 인자가 축적되거나 당뇨병 같은 전신적 질환, 흡연이나 스트레스와 같은 환경 요인에 의해 더 영향을 많이 받는다는 견해가 지배적이다. 나이 많은 노인인데도 건치를 자랑하는 것에서 보는 것처럼 사람마다 개인차도 있다.

젊은 층에서 치주염이 생기는 이유는.
젊고 건강한 사람에게 나타나는 것은 주로 급진성 치주염이다. 치태나 치석이 많이 쌓이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치주골 소실이 나타나는 것은 크게 두 경우다. 가족력으로 인한 유전적 요인 때문에 몸의 방어 능력이 떨어지거나 특정 세균(Aa)에 의해 감염되는 경우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주로 사춘기 시절의 젊은 층과 20~30대에 걸쳐서도 나타난다. 풍치로 인해 40대에 틀니를 할 정도인 분들의 자녀들은 치주가 안 좋아 급성으로 발병할 확률이 높다.

치주 질환에는 어떠한 종류가 있는지.
질환의 범위에 따라 치은염과 치주염으로 나뉜다. 초기에 잇몸에만 염증이 생기는 치은염은 염증이 연조직에만 국한되어 있어 간단한 치료로도 회복이 가능하다. 염증이 잇몸과 잇몸뼈 주변까지 진행된 경우를 치주염이라고 하는데 치조골까지 소실되면 원래 상태로는 회복이 안 되고 발치까지 해야만 하는 상황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

진단과 증상별 치료는 어떻게 하나.
치아검사사와 치주검사를 통해 치은염 및 치주염에 대한 진단을 하고, 방사선 검사로 치조골의 파괴 정도를 확인할 수 있다.

치료는 상태가 심하지 않으면 스케일링(치석제거술), 치근활택술, 교합조정, 항생제 처치와 같은 비외과적 치료를 한다.

치태와 치석이 많이 쌓여 연조직까지 손상되어 연조직에 대한 처치를 하게 되는 순간부터는 외과적 치료로 넘어가 치은연하소파술, 치은절제술 및 치은성형술, 치주질환이 심한 경우 잇몸을 절개하고 수술하는 치주판막술 등의 외과적 치료를 하게 된다. 수술을 하고 나면 대부분 경과는 좋지만 치주질환도 당뇨, 고혈압처럼 만성질환이기 때문에 꾸준한 관리가 중요하다.

치주질환을 예방하려면.
최근 치주질환에 대해 병증의 치료도 중요하지만 예방의 중요성이 많이 부각되고 있다. 치료는 증상이 느리게 진행되도록 돕는 것이지 질환을 아예 없애는 것이 아니다. 따라서 모든 질병이 다 그렇겠지만 병증이 원천적으로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방법도 어렵지 않다. 치주질환은 서서히 진행되는 병이기 때문에 양치질을 정확하고 깨끗하게 해주고, 정기적으로 검진을 하고 스케일링만 잘 해주어도 충분히 예방할 수 있다. 

사람이 살기 위해서는 영양분을 섭취해야하고 영양분을 잘 섭취하기 위해서는 구강이 건강해야 한다. 요즘 60세 넘은 분들도 다 정정하고 건강한데, 특히 구강건강은 평균 수명 100세 시대를 행복하게 살아가기 위한 첫 걸음이다. 치아 개수에 따라 삶의 질이 다르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치아와 구강관리만 잘해도 삶의 질이 높아진다.

▲ 최유미 사과나무치과병원 치주과 과장

[최유미 사과나무치과병원 치주과 과장 프로필]

- 일산(대화)사과나무치과병원 과장
- 경희대학교 치의학 박사
- 경희대학교 치의학대학원 석사
- 서울대학교 졸업
- 강동경희대학교 치과병원 인턴&레지던트
- 대한 치주과학회 전문의
- 대한 치주과학회 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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