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희, 공간시낭독회 문학상 수상


고양시문인협회 부회장인 정영희 시인은 시 ‘춤’으로 올해 공간시낭독회에서 문학상을 받게 됐다. 2009년 열린시학상을 수상하기 전까지 심한 교통사고로 3년간 시를 손에서 놓았던 정 시인은 지난해 전국계간지 우수작품상을 받았고, 올해 또 한 번 큰 상을 받게 된 것이다.

그녀는 초등학생 시절, 동시를 써서 벽에 도배를 했을 만큼 시를 좋아했고, 결혼 전 20대였던 1970년대에는 약 2년간 시를 쓰기도 했다. 누가 시켜서 한 일도 아니고, 그냥 시가 좋았던 그녀였다.

하지만 결혼을 하면서 그녀는 피치 못할 사정으로 시를 놓을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를 놓고 살아온 30여 년의 세월. 그녀는 막내딸을 대학에 입학시키면서 심한 우울증에 빠졌다. 젊음은 어디로 갔는지, 마치 껍질만 남은 가을매미처럼 느껴졌다고 한다.

그런 그녀를 일으켜 세운 것이 시였다. 큰딸의 제안으로 대학교 사회교육원 시창작반에 등록했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임영조 교수가 강평을 할 때마다 마음고생이 얼마나 심했다.

그런데 꾸중만 하시던 임영조 교수가 “정영희씨는 늦게 시 공부를 시작했지만 태어날 때 시를 갖고 나왔다. 열심히 하면 좋은 시를 쓸 수 있을 것이다”라고 말해줬다.

생각지도 못한 스승의 격려에 힘입어 2007년 등단하고 시인 활동을 시작했다. 빈껍데기만 남은 듯 보였던 그녀의 삶이 다시 피어나기 시작했다. 심각한 교통사고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시를 썼다.

“죽음의 문 앞에서 돌려세운 건 내 의지가 아니라 시였다. 힘들 때마다 시가 상을 하나씩 주면서 삶의 희망을 줬다.”

무심한 듯 지켜보기만 하던 남편. 누구도 비껴갈 수 없는 노년의 외로움에 “당신은 시가 있어 외롭지 않겠네”라고 말했을 때, 그녀는 새삼 자신의 인생에 시가 있어 얼마나 행복한지 깨닫게 됐다. 그래서 그녀는“나에게 있어서 시란? 내 전부다”라고 자신있게 말한다.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