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방류수 수질 집중 점검해야”

서울시가 운영하는 서남물재생센터. 서울시는 D지점에서 수질검사를 하고 있지만 최종방류구는 A지점이기 때문에 A지점 수질을 검사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하수처리장 내부관로는 1급수
최종방류수는 기준 미달
“최종방류수 수질 집중 점검해야”
 
[고양신문] 한강 하류 오염의 주범이 서울시 하수처리장이라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서울시의 수질검사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서울시가 하수처리장 내부관로에서 깨끗한 물로만 수질검사를 하고, 한강 합류지점인 최종방류수는 검사를 안 하고 있거나 수질기준 적용대상으로 보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이 같은 지적이 일고 있는 곳은 서울시와 고양시 경계면에 위치한 2개의 하수처리장인 ‘서남’과 ‘난지’물재생센터를 포함한 서울시 4개 하수처리장이다. 서울시는 지난 5월과 9월 환경단체와 한강하류 어민들(행주어촌계)의 요구로 하수처리장 수질에 대한 민관합동조사를 실시했다. 서울시가 발표한 9월 수질분석 결과를 보면 서남과 난지하수처리장 방류수의 BOD(생물화학적 산소요구량)는 0.5~1.4ppm이다. 결과만 보면 서울시 하수처리장에서 방류되는 물이 버들치나 산천어가 살 수 있는 1급수에 가까운 깨끗한 물이라는 말이다(1급수 기준은 BOD 1ppm이하).

하지만 일부 전문가들은 서울시의 수질측정 지점에 문제가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다. 환경부의 ‘공공하수도 운영관리 업무지침’에 따르면 하수처리장 방류수의 채취지점은 ‘최종방류구’에서 채취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서울시는 내부관로에서 수질을 측정해 이를 공식적인 결과로 발표해 왔다.

지난 6월 고양경찰서가 무단방류와 관련해 서남물재생센터를 압수수색할 당시 수사자문으로 참여했던 이재기 상하수도기술사는 “수질을 측정하려면 한강과 합류하기 직전의 방류수를 채수하는 것이 맞고 내부관로 상단에서 채수하는 것은 맞지 않다”고 설명했다. 그는 “서남과 난지와 같은 하수처리장은 그 규모가 세계적으로 손에 꼽히는 대형처리장이고 특히 서남의 경우는 방류관로가 1.5㎞에 달해 관로 위치에 따라서도 수질이 달라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서울시가 관로 상단에서 측정해 발표한 결과보다 한강합류 직전의 물을 검사하는 것이 더욱 정확하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한강 합류지점에서 수질을 검사한 결과를 보면 서울시의 발표와 상당한 차이가 있다. 서울시의회 환경수자원위원회의 김광수 시의원은 지난 5월 23일과 24일 양일간 내부관로가 아닌 최종방류지점에서 채수해 수질을 검사했다. 24일 수질결과를 살펴보면 최종방류지점의 SS(부유물질)가 서남이 75.8ppm, 난지가 20.8ppm으로 하수처리기준치인 10ppm을 훨씬 초과한 것으로 나왔다. 하지만 같은 날 내부관로를 측정한 서울시 공식자료는 서남이 6ppm, 난지가 3.8ppm으로 낮게 나왔다.

이런 결과가 알려지자 행주어촌계 어민들은 “서울시가 내부관로의 깨끗한 물만 수질 검사해 국민들을 속여 왔다”며 “한강에 합류되는 물이 진짜 하수처리장에서 나온 물인데 왜 이 물은 검사를 제대로 하지 않고 있냐”며 분통을 터뜨렸다.

채수지점이 내부관로인 것과 관련해 서울시는 “실시간 수질감시장비인 TMS는 한강유역환경청과 한국환경공단의 검토를 받아 적합하게 설치했으며 TMS 결과에 따르면 서울시 하수처리장은 환경부 기준에 맞는 물이 방류되고 있음을 알 수 있다”며 “TMS가 아닌 채수를 통해서 수질검사를 할 때에도 TMS가 설치된 지점인 내부관로에서 하는 것이 맞다”고 답했다.


한강 수질과 하수처리장 수질결과를 비교해 보면 이해가 되지 않는 부분도 있다. 환경부는 홈페이지를 통해 한강의 수질을 공개하고 있다. 이 자료에 따르면 서남과 난지가 있는 한강 하류 지점에서 BOD와 SS 수치가 급격히 증가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그래프 참고>.

이재기 상하수도기술사는 “서울시가 한강하류에서 하수처리장을 통해 1급수에 가까운 물을 하루에 약 300만톤을 쏟아내고 있다면 그보다 더러운 한강물이 오히려 하류에서 깨끗해져야 하는데 결과는 반대로 하류로 올수록 더욱 더러워지고 있다”며 “서울시가 내부관로 측정만 할 것이 아니라 한강과 합류하는 최종방류구에서 수질검사를 실시해야만 의혹을 해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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