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로체스터대학 연구 결과 발표
전자담배 증기, 다양한 구강질환 유발
흡연은 습관 아닌 질환, 꼭 치료해야

▲ 전자담배 맛을 좋게 하기 위해 쓰이는 향신료 및 화학물질 증기는 입안 상피 세포 손상이나 감염 등을 유발해 잇몸 질환을 일으키고 구강암의 발병 위험도 높일 수 있다.[사진제공=사과나무치과병원]

매년 새해가 되면 빠지지 않는 결심 중 하나가 ‘금연’이다. 일부 흡연자들은 전자담배는 안전하겠지라고 생각하지만 전자담배의 유해성에 대한 논란 또한 지속되고 있다. 이런 가운데 최근 전자담배도 일반적인 연초담배처럼 구강질환이나 구강암 발병 위험을 높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와 주목받고 있다. 
미국 로체스터대학 연구팀은 암 연구에 관한 세계적 저널 'Oncotarget(오코타깃)'지 최근호에 전자담배를 피우는 것이 흡연만큼 해로울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Sundar, Javed et al. 2016)

연구팀은 전자담배 화학물질이 잇몸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잇몸을 이루는 상피세포와 치주인대세포에 보통의 담배연기와 멘톨향의 전자담배를 연기를 지속적으로 노출시켰다. 그 결과 일반 담배의 니코틴이 잇몸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연구진의 예상과 달리 ‘멘톨향’이 첨가된 전자담배가 구강 세포의 손상을 더 가속화 시키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자담배의 증기가 잇몸에 접촉되면서 염증 유발 단백질이 촉진되고 이것이 결과적으로 다양한 구강질환을 일으킬 수 있는 원인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캐나다 연구팀에서도 이와 비슷한 연구가 최근 발표됐다. (Rouabhia, Park et al. 2016) 입안 상피세포를 배양액에 담그고 15분 동안 전자담배 연기에 노출시키는 것을 1일, 2일, 3일로 나눠 관찰했다.

▲ a : 노출 전, b : 하루 노출, c : 2일 노출, d : 3일 노출. 세포의 구분과 모양이 뚜렷하던 것이 흐물흐물하게 변했다. 또한 세포의 손상을 의미하는 LDH의 양도 증가했다.

그 결과 노출 횟수가 많을수록 세포의 모양이 흐물흐물하게 변하고 세포가 손상되었음을 보여주는 지표인 LDH(Lactate Dehydrogenase)의 양이 2배 넘게 늘어났다. 무엇보다 세포 자살과 괴사율이 노출시키지 않은 세포에 비해 4배나 증가했다. 전자담배 역시 일반적인 연초담배처럼 구강건강에 악영향을 미치고 나아가 구강암 위험을 높일 수 있는 위험성까지 갖고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결과다.

김혜성 일산 사과나무치과병원 대표원장은 “전자담배는 니코틴 용액에 화학 향신료 등을 첨가해 이것을 가열하고 수증기를 빨아들이는 방식으로 흡연하는 원리다. 전자담배 맛을 좋게 하기 위해 쓰이는 향신료 및 화학물질 증기가 연소될 때 염증성 단백질을 유발하고 결국 세포 내 스트레스를 높여 각종 입안 상피 세포 손상이나 감염 등을 유발해 잇몸 질환을 일으킬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장기적으로 구강암의 발병 위험 또한 증가한다고 예상할 수 있다”며 “구강암의 원인이 무엇인지 확실하게 밝혀지지 않았지만 구강암 수술 환자 10명 중 9명이 흡연자라는 통계가 있을 만큼 흡연과 상관관계가 크기 때문에 구강 건강을 위해서는 금연은 선택이 아닌 필수다”라고 강조했다.

금연을 결심했다면 먼저 치과 검진을 받는 것도 좋은 방법 중 하나다. 흡연이 전신 건강에 백해무익하지만 담배가 가장 먼저 접촉하는 곳이 구강인 만큼 흡연과 치과 진료는 밀접한 관계가 있다.

김 원장은 “흡연은 습관이 아닌 질환이기 때문에 본인의 의지만으로 니코틴 의존성을 극복하기 어려울 수도 있는 만큼 제대로 된 금연을 위해서 구강 검진 및 스케일링을 하고 전문 의료인의 도움을 받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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