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편영화 '응답하라 가와지' 제작중인 이광재 감독

고양가와지볍씨를 소재로 한 단편영화 '응답하라 가와지'를 제작중인 이광재 감독.

“한강 농경문화의 중심인 ‘5020 고양 가와지볍씨’의 가치를 많은 이들에게 전달하고자 단편영화를 만들고 있습니다.” 
대화동 주민자치위원 기획운영분과장 인 이광재(45세) 감독은 2015년 5월 대화동 주민자치위원들과 고양가와지볍씨 박물관 이융조 명예관장의 ‘고양 가와지볍씨 왜 중요한가’라는 월례강좌를 듣고 영화 제작을 결심했다.

“강의를 들으며 교재 첫 장을 넘기는데 영화 시나리오처럼 ‘토탄층에서 거둔 고대볍씨 12톨’이라는 문장이 가슴 뭉클하게 와닿아서 밑줄을 쫘악 그었어요.”
이어지는 이융조 명예관장의 볍씨발굴과 역사학적 측면 그리고 우리선조들이 한강문화권에서 살았던 것, 그리고 볍씨 유적을 발굴하는 학생들의 역경들이 눈앞에 선하게 그려지며 영상으로 담으면 더 실감나게 전달 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되었다고 한다.

강좌를 들으며 떠올린 생각을 혼자 머릿속에서 굴리다가, 마침 그 해 연말 대화동 주민자치위원 회의 때 2016년 추진사업을 논의하는 자리에서 5개월 동안 가다듬은 아이디어를 추진하자고 의견을 냈다.
이 감독은 “우리 대화동 지역에서 출토된 소중한 유물이니만큼 주민자치위원의 자부심과 긍지를 모아 멀티미디어 시대에 걸맞는 영화 작품을 만들자고 했더니, 주민자치위원들이 좋은 발상이라고 채택해 줬지요.” 라고 한다.


하지만 본격적으로 실천에 옮기는 과정에서 시나리오는 누가 쓰고, 감독은 누가 맡을 것이며 출연자들은 어떻게 섭외할 것인지 하나부터 열까지 막막하기만 했다. 머리 맞대고 논의를 거듭한 끝에 발굴에 참여한 이융조 교수와 발굴단으로 참여한 학생들을 토대로 한 단편영화를 제작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결국 이광재씨 본인이 직접 감독을 맡고, 시나리오는 이광재 감독의 회사 직원인 이두원씨에게 부탁하기로 했다. 대화동 주민자치위원들이 다양한 지원과 응원으로 참여했음은 물론이다.


이 감독은 이두원씨와 함께 충북대 한국선사문화연구원으로 있는 이융조 명예관장을 직접 찾아가 자문을 구했고, 이후 대화동 주민자치위원회 회의실에서 긴 시간 동안 발굴 당시의 이야기들을 생생하게 녹취하기도 했다.
발굴에 참여한 이들 중 고양에 거주하는 이원경, 김영민씨와 청주에 사는 김정희씨를 만난 것도 좋은 자료를 확보하는데 큰 도움이 되었다.
볍씨가 처음 나왔을 때, 무더운 날씨 속에서 물과 섞인 진흙 속에서 체로 볍씨를 골라내던 생생한 발굴 이야기를 자세하게 들을 수 있었다.

마침내 102일간의 흥미진진한 발굴 스토리를 담은 시나리오를 완성했다. 촬영은 지난해 4월부터 6월까지 진행했는데, 주말을 반납하고 아침부터 늦은 밤까지 수백 번의 NG를 내면서 보다 실감나는 영상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 이융조 명예관장, 이원경 학예사, 충북대 고고미술사학과 학생들, 대화동 주민자치위원, 오디션으로 선발한 대진고와 주엽고 학생, 어린이집 원아 등이 촬영에 참여했다.

이 감독은 “대화동 주민자치위원회 고문께서 내어준 땅을 발굴세트장으로 사용했는데,비가 와서 촬영세트장에 물이 고이는 바람에 양수기로 퍼내가며 촬영을 했습니다. 토탄층 속 검은 흙을 재현하기 위해 커피가루와 진흙을 혼합해서 바르기도 했구요.” 라고 했다.
발굴 때도 비가 와서 고인 물을 양수기로 퍼냈다고 들었는데 자연스럽게 당시의 상황을 재현하는 화면이 나왔다는 것이다.

라페스타 부근에서 예비사회적기업인 ㈜에스엔소프트 ‘하이코딩’을 운영하는 이광재 감독은 “촬영한 영상을 좀 더 다듬어 봄날에 완성본이 나오면 고양시의 여러 스크린에서 상영되기를 바란다” 고 하며,
“고양시민들이 5020년의 역사가 깃든 고양 가와지볍씨의 소중한 가치를 함께 공유했으면 좋겠어요.” 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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