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영복 전 성공회대 교수 1주기 추모 행사 다채롭게 열려

성급히 우리 곁을 떠난 지 1주년이 됐지만 신영복 전 성공회대 교수의 글과 생각은 여전히 많은 이들의 마음을 단단하게 잡아주고 따뜻하게 매만진다. 사진은 선생의 생전 모습. (사진제공=돌베개)

[고양신문] 신영복(1941~2016) 전 성공회대 교수의 타계 1주기를 맞아 그의 뜻과 흔적을 되새기기 위한 다양한 추모 사업들이 펼쳐지고 있다. 신영복 교수의 책들을 펴낸 돌베개 출판사는 ‘만남, 신영복의 말과 글’이라는 추모 작품집 세트를 발간했다. 추모 작품집은 그가 신문과 잡지에 발표한 글과 강연 중 생전에 책으로 묶이지 않은 글들을 모은 유고 문집인『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와 그의 사상적 편력을 보여주는 중요한 대담 10편을 가린 대화집인 『손잡고 더불어』를 한 세트로 묶었다. 또한 특별 제작된 별도의 소책자 ‘만남, 신영복 필사노트’도 덧붙였다. 그의 서화 작품과 사진이 실린 소책자는 그가 남긴 잠언을 읽고 직접 써 보도록 구성했다.

고양에서 추모집 세트를 구매할 수 있는 곳은 3곳이다. 한양문고 마두점과 주엽점, 그리고 백석동의 인문서점 버티고에서 만날 수 있다. 한양문고에서는 신영복 교수가 펴낸 책들을 모아 특별 매대를 꾸며놓기도 했다.

신영복 추모 작품집 <냇물아 흘러흘러 어디로 가니>와 <손잡고 더불어>. (사진제공=돌베개)

추모 작품집 발간, 추모 공연 개최

추모 공연도 열린다. 1월 19일 한남동 블루스퀘어 삼성카드홀에서 열리는 추모공연 ‘만남’에는 성공회대 교수들로 구성된 더숲트리오, 방송인 김제동, 가수 이은미, 윤도현(YB) 등이 무대에 오른다. 유료 공연이며 수익금은 신영복 선생 기념사업을 위해 쓰인다.

신영복 교수의 서체폰트인 '신영복체'도 무료 공개된다. 원하는 사람 누구나 자신의 서체를 쓰게 하고 싶다는 그의 생전 유지를 받들어 폰트제작어베 직지소프트와 (사)더불어숲이 무상 배포한다. 상업용이 아니라면 누구라도 사용할 수 있다.

그가 남긴 소중한 자료들을 한자리에 모은 상설 전시 공간도 생긴다. 1월 25일부터는 파주 출판도시 돌베개 출판사 1층 북카페 ‘행간과 여백’ 에서 ‘신영복 1주기 작은 전시회’가 열린다. 신영복 교수의 서화, 육필 원고 등 다른 곳에서 볼 수 없었던 유작들을 모았다. 널리 알려진 작품은 물론 새롭게 공개되는 작품들도 다수 공개돼 그의 글과 글씨를 아끼는 독자들에게 의미 있는 공간이 될 듯하다.

아람누리도서관과 갤러리 한에서 서화전

가까운 곳에서 신영복 교수의 서화를 만날 수 있는 전시도 열린다. 고양 아람누리도서관 지하1층 빛뜰 갤러리에서는 그의 서화 작품 인쇄본이 이달 말일까지 전시된다. 신영복 교수는 글과 함께 아름다운 붓글씨체를 남긴 이로도 유명하다. ‘신영복체’라고 불리는 그의 서체는 부드러우면서도 강직한 아름다움을 담아 그의 글에 담긴 생각들과 무척 잘 어울린다. 전시장에서는 짧은 단상을 곁들인 작품 30점을 만날 수 있다. 빛뜰 갤러리 전시는 이달 말까지 열리고, 2월에는 한양문고 주엽점 갤러리 한으로 자리를 옮겨 전시가 이어진다.

아람누리도서관 지하의 갤러리 빛뜰에서는 신영복 교수의 서화전이 열리고 있다. 비록 원본이 아닌 인쇄본이지만 선생의 멋과 뜻을 음미하기에는 모자람이 없다.  

신영복 교수의 서화전에 전시된 작품 중 하나.

경남 밀양에서 태어난 신영복 교수는 육군사관학교 경제학과 교관으로 근무하던 1968년 통일혁명당 사건으로 구속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20년을 복역하다 1988년 특별가석방으로 출소했다. 수감생활 중 저술한 『감옥으로부터의 사색』을 통해 시대의 어둠에 굴하지 않는 올곧은 정신의 아름다움을 세상에 알렸다. 무엇보다도 사람과 세상을 향한 한결같은 따뜻한 시선으로 많은 이들에게 희망과 감동을 던져주었다. 이후 성공회대에서 오랫동안 후학을 양성하다 지난해 작고했다. 대표 저서인 『나무야 나무야』, 『더불어 숲』, 『강의-나의 동양고전 독법』을 비롯해 많은 저술을 남겼다. 신영복 전 교수의 1주기 추모 사업에 대한 문의는 (사)더불어숲(02-2274-1941)으로 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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