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웃 곁의 지역 금융인 홍성호 일산새마을금고 이사장

 

40여년 동안 서민금융의 대표 창구로 자리해온 일산새마을금고 본점

[고양신문] 홍성호 이사장은 일산새마을금고 본점이 있는 일산3리 출신의 지역 토박이다. 일산초등학교와 문산중·고를 졸업했고, 고교 시절에는 공부를 열심히 해 건국대 축산학과에 합격했다. 하지만 집안 사정으로 진학은 못하고 바로 해병대에 입대했다. 포항에서 해병대 생활을 마치고 아버지가 운영하는 건설자재업에 뛰어들어 조금씩 사업을 배우게 됐다. 그때 경험한 고객들과의 관계형성은 이후 금융사업에 큰 도움이 됐다.
동네에서 사업을 하며 일산3리 이장도 했고, 예비군 소대장도 지냈다. 거의 모든 활동을 일산에서 했다. 지역에서 무엇인가 뜻있는 일을 해봐야겠다는 열망으로 4년 동안 일산새마을금고 감사를 맡으며 금융사업 전반에 걸친 다양한 일을 접했다. 지역민들이 새마을금고에 무엇을 원하는지도 알게 됐다. 1996년 2월 5일엔 일산새마을금고 이사장으로 취임했다. ‘지역을 위한 일을 하겠다’는 그 꿈을 이룬 셈이다. 그렇게 새마을금고와 함께한 세월이 어느덧 24년이 됐다.

 

76년 창립, 99년 자산 600억 돌파
일산새마을금고는 지역민들이 농사를 지어 십시일반으로 출자금을 모아 출발했다. 1976년 10월 1일 정연구씨를 비롯한 12명이 발기인으로 참여해 창립총회를 열고 일산에서 첫 서민금융사업을 시작했다. 1980년 4월 삼일새마을금고로 법인등록을 한 이후 1986년엔 자산 5억원을 돌파하며 현재 본점이 있는 회관을 매입했다.
주민들과 회원들의 크고 작은 도움을 받으며 건실한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지역과 밀착한 현장 마케팅에도 적극 나섰다. 지역주민을 위한 독서실을 개관해 지역과 소통하고 주민들이 편하게 쉴 수 있는 공간도 마련했다. 1991년엔 일산새마을금고로 이름을 바꾸고 새마을금고 제2막을 열었다.
일산신도시가 자리를 잡아가던 1996년 밤가시점을 개점하고 신도시 시대를 맞이했다. 전 직원의 끊임없는 노력으로 1999년 자산 600억원을 돌파한 이후 줄곧 성장세를 이어 현재는 자산이 2800억원에 이르렀다. 친절한 서비스, 지역네트워크를 기반으로 한 현장 중심의 전사적인 활동은 금고를 성장시키는데 큰 역할을 해냈다.

옥석을 가리며 더 크게 성장
전국 1329개 새마을금고의 자산은 133조원이다. 한때 1400여개에 달하던 전국 새마을금고는 그동안 통폐합을 거치면서 건강한 금고만 살아남을 수 있었다. 이로써 전국의 지점 수는 줄었지만 더 튼튼한 금융기관으로 성장 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변화의 홍역을 제대로 치렀다.
홍 이사장은 “신뢰를 바탕으로 내실 있는 성장을 지속한다면 제1금융권 진입도 어렵지 않다고 본다”며 “지역민들의 응원과 임직원들의 신뢰가 배가된다면 시중은행보다 더 믿고 찾을 수 있는 금융기관이 될 것”이라고 확신했다. 일산새마을금고가 추구하는 현장중심의 밀착경영은 고객과 함께 동반 진화하며 안정과 성장에 탄력이 붙어 든든한 서민금융으로 자리잡았다.

일산신도시가 형성되며 1996년 개점한 정발산동 밤가시점

친절과 현장중심은 우리의 힘
고양지역을 중심으로 본점과 4개 지점을 운영하며 안정된 경영을 하고 있는 일산새마을금고는 지역 주민들 사이에서 칭찬이 자자하다. 홍 이사장이 항상 강조하는 ‘친절’이 몸에 밴 직원들의 미소 가득한 서비스 덕분이다. 2017년 현재 자산 2800억원은 고객과의 접점인 창구에서의 미소친절서비스로 만들어진 것이다. 홍 이사장은 “군자의 완성은 겸손”이라며 친절과 겸손의 경영철학을 몸과 마음에 새기고 있다.
일산새마을금고는 1주일에 두 번은 실무책임자인 우희범 전무가 직원과 동행해 이동금고를 갖고 일산시장과 그 일대를 방문한다. 현장에선 고객들이 쓴소리와 단소리를 모두 전하며 가감 없는 채찍질을 한다. 이동금고는 바쁜 고객들에게 편의도 제공하지만 현장의 목소리를 제대로 듣는 창구가 되기도 한다. 현장의 목소리를 내부에 빠르게 반영하기 때문에 고객들의 만족도는 높다.
‘친절·감성·현장 마케팅’은 일산새마을금고의 가장 큰 장점이다. 한번 인연을 맺은 고객들의 이탈이 거의 없는 이유다. 신규 회원이 새로 가입하는 경우도 꾸준히 늘고 있다. 

신뢰를 바탕으로 한 권한 부여
시중은행과는 다르게 새마을금고는 순수 토종 자본만으로 운영된다. 지역의 시장상인, 소상공인, 소액예금주 등의 예수금으로 금고를 온전하게 운영하기 때문에 시중은행보다는 위험성이 적다. 새마을금고를 잘 보면 서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곳에 있다. 점포는 항상 1층에 위치해 이용고객의 편리함을 극대화한다. 고객을 위한 작은 배려다. 또한 임대아파트나 연립주택에 거주하는 서민들도 대출을 받는 게 어렵지 않다. 대출을 받기 어려운 상황이더라도 가능한 방법을 찾아주려 애쓴다.
직원을 위한 배려도 빼놓을 수 없다. 자율적, 주도적으로 업무를 맡겨 지역마케팅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분위기가 조성됐다. 금고 업무는 각 지점의 지점장에게 맡기고, 이사장은 대외적으로 회원들의 소리를 듣는 민원창구 역할을 한다. 지역과 보다 가까워지려고 노력하고 개선돼야 할 민원은 임직원들과 신속히 공유하고 정비한다. 금리 때문에 고객들이 다른 금융기관으로 이동하기도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다시 새마을금고를 찾는다. 직원들의 서비스가 금리보다 큰 믿음을 줬기 때문이다.

 

고객편의와 배려가 중심이 되어 만들어진 고객 쉼터.

가족 같은 친구 같은 따뜻한 금고
“직원들의 부모님들과도 친밀하게 지냅니다. 직원들의 가정에 어떤 고민이 있는지 부모님들과 대화를 나누고 소소한 소식도 주고받습니다. 그 속에서 직원들과 그 부모들이 생각하는 새마을금고에 대한 이야기를 들으면 조금이나마 조직 내부 분위기를 파악 할 수 있습니다. 그리고 해결책을 신속하게 반영하는 겁니다. 내부에서 만족하지 못하면 절대 고객들도 만족할 수 없으니 정말 좋은 소통 창구입니다.”
홍 이사장은 “내부 결속력이 고객에게 믿음으로 전달되는 아주 효과적인 방법”라고 설명했다. 인터뷰 후 홍 이사장과 고객이 운영하는 인근 일산시장 순대국집을 찾았다. 김이 모락모락 나는 따뜻한 순대국 앞에 앉은 홍 이사장은 푸근한 인상의 동네 어르신이다. 식사를 하면서도 지역에 대한 남다른 애착과 고객 친절에 대해 강조했다. “밥 더 들어요. 속이 든든해야 일도 잘 되는 겁니다. 난 이 국물만 먹어도 든든하겠어”라며 밥그릇을 슬며시 미는 홍성호 이사장. 손길이 정말 따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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