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권익지원협회 고양시지회

 

▲ 왼쪽부터 송충영 조직국장, 김제열 장애인환경보호국민연대 경기북부회장, 윤창준 장애인권익지원협회 고양시지부장, 이연희 사무국장, 오철 사업부장.

토요일 점심 식사 무료대접
“한끼로 하루 버티는 노인들 많아”
후원 없어 급식소 유지 힘들어

 

[고양신문] 고양시 일산서구 주엽동 문촌마을9단지 상가건물에 있는 장애인권익지원협회 고양시지회(지회장 윤창준)는 매주 토요일이면 무료급식소로 바뀐다. 하루 60~70인분의 음식을 준비하는 이곳은 협회 사무소라기 보단 오히려 식당에 가깝다. 사무소 안은 여러 개의 식탁과 의자가 빽빽하고 한쪽 벽면에는 싱크대며 가스레인지, 조리대가 차지하고 있다.

지난해 8월부터 본격적인 활동을 시작한 ㈔장애인권익지원협회 고양시지회는 사무소를 개소하고 처음 시작한 사업이 지역 어르신과 장애인들을 위한 토요 무료급식이다. 인근 문촌9종합사회복지관에서 실시하는 무료급식이 주말 이틀 동안은 중단된다는 사실을 알고 토요일 하루라도 어려운 이웃들에게 음식을 대접하자는 마음에서 시작했다. 이후 장애인 단체지만 무료급식사업이 협회의 가장 중요한 사업이 됐다.

무료급식을 시작한 것은 윤창준(60세) 지회장의 의지와 노력이 컸다.
“몇 해 전 심근경색으로 죽을 고비를 넘기고 나선, 죽기 전에 나 같은 장애인들과 어르신들을 도와야겠다고 생각했어요. 가진 게 없으니 빚을 내서라도 좋은 일이면 뭐든 해보자고 생각했죠. 그래서 협회 지회장을 맡게 됐고 제일 먼저 한 일이 무료급식이에요.”

윤 지회장은 지체장애 2급으로 일곱 살에 하반신 마비가 오면서 장애를 갖게 됐다. 평생 장애를 안고 살아 온 그는 ‘가더라도 좋은 일 좀 하고 가자’라는 생각에 이 일을 시작했다고 나지막이 말했다. 막상 무료급식을 시작해 보니 보람이 컸다. 어려운 이웃들이 밥 한끼 든든히 먹고 가면 흐뭇한 미소가 절로 나왔다.

무료급식을 하는 데는 주변사람들의 도움이 필수적이었다. 자원봉사자와 협회 집행부를 합쳐 10여 명이 핵심 인력이다. 지체장애 3급인 이연희 사무국장은 몸이 불편해도 할 수 있는 일을 최대한 찾아가며 봉사하고 있다.

▲ 지난 18일(토) 무료급식을 진행하고 있는 협회 사무소 모습.

이 사무국장은 “한 번은 ‘밥 더 줘, 더 줘’라고 떼를 쓰는 어르신이 있었는데 나중에 알고 보니 집에서는 식사를 거의 못하시는 독거노인이었다. 많은 어르신들이 무료급식 한끼로 하루를 버틴다는 사실을 그때 알게 됐다”며 “그 후로는 너무 과하지 않는 선에서 최대한 원하시는 대로 많이 드실 수 있게 한다”고 말했다.  

마음 같아선 아침·점심·저녁, 일요일까지 모두 대접해 드리고 싶지만 아직 여력이 안 된다. 윤 지회장은 “음식 값이 만만찮다. 나가는 돈은 많은데 후원은 거의 없다. 협회 회원들이 식재료 값을 각출하지만 대부분 사정이 어려워 감당하기가 힘들다”고 말했다. 사무소 월세를 감당하기도 힘든데 무료급식사업을 앞으로도 해나갈 수 있을지 걱정이다.

“저희가 장애인 단체인데 왜 어르신들이 주로 오는 무료급식을 이렇게 열심히 하냐고 묻는 사람들이 있어요. 그런데 나이 들면 대부분 우리 같은 장애인들이 됩니다. 어디 하나씩 고장이 나고 거동도 불편해지죠. 실제로 많은 노인들이 장애인 등록증을 가지고 계시더라고요. 어려운 이들을 구분지어가며 급식소를 운영할 순 없죠. 노인들과 장애인들 모두 취약계층이잖아요.”

급식소의 어려운 사정을 아는 것인지 식사하러 오는 분들이 가끔은 식재료를 두고 가기도 한다. 며칠 전에는 누군가가 김치 한 봉지를 몰래 두고 갔다고 한다. 장애인권익지원협회 고양시지회는 후원을 기다리고 있다. 후원문의 031-924-9500

윤창준 장애인권익지원협회 고양시지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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