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수공원 미래 100년을 설계하는 세미나

고양시 주최, 문화유산활용연구소 주관
정발산 연결한 최초설계안도 공개
접근성 고려해 호수 남쪽 개발해야

 

호수공원의 미래를 설계하는 세미나가 지난 8일 일산동구청 다목적회의실에서 열렸다.

 

[고양신문] 미래의 호수공원은 어떤 모습일까? 고양시민이 가장 사랑하는 장소인 호수공원이 지난해 20살이 되었다. 사람으로 치면 성년이 된 호수공원이 그동안 고양 시민들의 애정 어린 보살핌 속에 안정적으로 성장을 했다면, 이제는 보다 성숙한 변신을 고민해야 할 때가 된 것.

호수공원 미래 100년을 설계하는 세미나가 고양시 주최, 문화유산활용연구소 주관으로 지난 8일 일산동구청 다목적 회의실에서 열렸다. ‘호수공원, 어떻게 성장하면 좋을까요?’ 라는 주제로 4시간 가까이 열린 이날 세미나를 관통하는 핵심 내용은 두 가지로 요약됐다.

하나는 풍요롭게 성장한 호수공원의 생태 환경이야말로 호수공원의 가장 큰 자산이라는 점이다. 이를 증명하듯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도 호수공원이 어떻게 성장하길 바라냐는 질문에 무려 83%의 응답자가 ‘숲이 우거진 녹지 생태공원’을 원한다는 답변을 내놨다. 전문가들 역시 생태 중심의 자연 공원으로서의 가치를 시민들의 일상과 연결하는 방향에서 향후의 지향점이 선정돼야 한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두 번째는 호수공원을 홀로 외떨어진 고립된 섬이 아닌, 주변의 생활·문화 공간과 연결되고 소통하는 유기적인 구조 속에 담아내야 한다는 점이다. 구체적으로 가까운 거리에 마주하고 있는 정발산과의 동선을 생태 문화축으로 개선해 매력적으로 연결하는 것은 실현 가능한 대안으로 여려 차례 거론됐다. 이와 관련해 호수공원 설계 초기의 이상적인 아이디어를 다시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대두되기도 했다. 또한 본격적인 개발을 앞두고 있는 호수공원 남쪽의 도시 설계에는 공간에 대한 전환적 발상으로 새로운 아이디어들이 과감히 적용되었으면 하는 기대감도 다양한 방식으로 표출됐다.

주제발표에선 흥미롭고 신선한 아이디어들이 쏟아졌다. 첫 번째 주제발제를 한 홍익대학교 건축학부 유현준 교수는 호수공원이 진정한 도심 공원으로 거듭나려면 주변 건축물과의 시너지를 겨냥한 과감한 연계 전략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그는 거리의 이벤트 밀도가 높아지면 공간의 속도가 느려진다는 원칙을 상기시키며 대중교통을 배제한 도보 접근성을 높일 것을 주문했다.

이동범 문화유산활용연구소장은 자연공간 침해를 최소화하는 범위에서 줄배 등의 시설을 도입할 것을 제안했다. 고양신문 이영아 대표는 이용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분석하며 호수공원에 대한 거시적인 비전과 구체적인 개선안들을 꼼꼼하게 짚었다.

토론자 의견발표 시간에도 흥미로운 이야기와 참신한 아이디어들이 이어졌다. 최원만 신화컨설팅 대표는 최초의 설계안을 공개해 비상한 관심을 모으기도 했고, 서안조경 이진형 부소장은 호수공원의 공간과 프로그램에 지역주민이 적극 참여하는 민간 거버넌스를 파격적으로 제안했으며, 한동욱 국립해양생물자원관 본부장은 호수공원의 미래에 대한 권리는 인간만이 아니라 호수공원에 깃들어 사는 1000여 종이 넘는 모든 생물자원들이 동등하게 누려야 한다는 점을 지적했다.            

 

호수공원의 조성 취지가 고스란히 담긴 조성 초기의 기본 설계도. 정발산과 호수공원 사이 지금의 일산문화공원 구간을 물이 흐르는 녹지공간으로 조성하려 했다. 설계자인 최원만 신화컨설팅 대표가 공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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