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신문] 최성 시장이 시정에 ‘조용히’ 복귀했다. 시정 복귀에 관한 별다른 기자회견은 없었다. 이는 지난 1월 5일 갑작스럽게 대통령 후보 경선에 출마한다고 발표했을 때와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 그날 신년기자회견을 연다고 기자들을 시청에 불러놓고 올해 시정 역점 정책을 발표 후 갑작스럽게 대선에 출마한다고 발표했을 때, 분위기는 발칵 뒤집어졌다. 아무도 전혀 예상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심지어 고양시에 있는 4명의 더불어민주당 지역위원장들도 몰랐다고 했다. 

고양시는 보도자료를 통해 최 시장이 지난 3일 밤 백석동 도로침하 복구현장을 방문하면서 시정복귀했다고 밝혔다. 시정복귀의 시그널로 피해지역의 현장을 방문한 것은 정치적으로 잘 한 ‘선택’일지 모르지만, 시정 복귀 과정은 그다지 품위가 있어 보이지는 않는다.

최 시장이 경선 결과로 얻은 저조한 득표율 때문만은 아니다. 갑작스러운 출마 선언과 아무렇지도 않았다는 듯 조용한 시정복귀 사이에 아무래도 석연찮은 부자연스러움이 있다. 고양시정의 행정수반인 최 시장이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함으로써 이에 따른 고양시민으로서의 ‘손익계산서’가 왜 없겠는가. 고양시민들이 펼쳐든 이 손익계산서에 대한 일말의 입장표명 없는 시정복귀가 왜 이렇게 부자연스러운가. 

출마를 선언한 1월 5일부터 시정복귀한 4월 3일까지 많은 일이 있었다. 최 시장이 그토록 고대했던 11차례의 TV와 라디오를 통한 경선 토론회가 있었고, 시민들이 전혀 고대하지 않았던 백석동에서의 세 차례 ‘땅꺼짐’ 현상이 있었다. 고양시민들에게는 토론회는 멀게 느껴지고 땅꺼짐은 가까이에서 느껴졌다. 다른 일반 국민들은 모르겠지만 고양시민들에게는 지난 7년 동안의 최 시장이 펼친 고양시정이야말로 최 시장을 평가할 수 있는 생생한 ‘TV 토론’이 아니었겠는가.

경선 토론회 과정에서 최 시장을 응원하든 응원하지 않든 적지 않은 사람들이 고양시를 알려 위상을 높일 것을 기대했을 것이다. 최성 시장이 고양시의 비전으로 만들어낸 다분히 정치적인 조어인 ‘통일한국의 실리콘밸리’를 전국적으로 많이 알릴 줄 알았다. 최 시장이 출마를 선언한 1월 5일 고양신문이 최 시장과 가진 인터뷰에서도 ‘수도권에 인접해있고 남북의 접경지역인 고양시가 비약적인 발전을 하기 위해서는 통일한국 실리콘밸리가 대한민국 발전의 중심적인 프로젝트라고 누군가가 알려야 한다. 이런 점에서 제가 경선과정에 뛰어드는 것은 고양시민들에게도 대단한 의미가 있다’(고양신문 1305호 1월 10일자)고 말했다. 그렇지만 경선 과정에서 통일한국 실리콘밸리에 대한 언급은 기대만큼 없었고 반향도 없었다.

정치의 행태 중 가장 나쁜 행태는 사적 정치적 욕망이나 경제적 욕망에 공적 행정 시스템을 포섭시키는 것이다. 언론이나 시민사회가 눈을 부릅뜨고 감시해야 할 부분이다.

최 시장이 출마를 선언한 1월 5일부터 시정복귀한 4월 3일까지 사적 정치적 욕망에 공적 행정 시스템이 휘둘렸다고 볼 수는 없지만, 비록 사적 정치적 욕망이라 하더라도 이 욕망이 공적 이익에 어떻게 복무하고 기여할 것인지 고양시민들과 터놓고 이야기하고 설득하는 과정은 매우 어설펐다고 감히 말한다. 

더불어민주당 대선 경선에 참여했다가 탈락한 3명의 후보자들은 이번 경선 참여를 통해 알뜰히 챙긴 정치적 이득을 다음 선거에 이용할 것이다. 최 시장의 경우 정치적 이득 못지않게 상처 또한 있었을 것 같다. 그렇지만 이미 정치적 욕망을 드러낸 만큼  향후 개인적 정치 행보 보다 남은 고양시장 임기 동안 가장 가까이 발붙이고 있는 지역 챙기기가 우선함을 증명해내야 한다.  ‘통일한국의 실리콘 밸리’가 깊이 들여다보면 실속없는 정치적 수사가 아님을 남은 임기 동안 증명해 내야 한다.  

대부분의 고양시민들은 혼란스러운 국정에 관한 의견을 발표하거나 훈수를 두는 고양시장보다 오로지 고양시정만을 챙기는 고양시장을 원한다. 부디 공중부양하지 말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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