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울림영화관 G시네마, 28일부터 ‘다시, 벚꽃’ 상영

 

 

[고양신문] 짧은 봄날의 환희, 더 짧은 청춘의 낭만을 상징하기에 벚꽃만한 게 또 있을까. 더불어 벚꽃 피는 봄날에 버스커 버스커의 ‘벚꽃 엔딩’만큼 어울리는 노래가 또 있으랴. 그러고 보니 ‘벚꽃엔딩’을 부른 버스커 버스커도 벚꽃만큼이나 짧은 전성기를 뒤로 한 채 퇴장해버렸다. 노래를 만들고 부른 장범준은 뭘 하고 있을까? 

뮤지션 장범준을 주인공 삼아 만든 ‘다시 벚꽃’이라는 제목의 흥미로운 다큐멘터리 영화가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극장에서 고양의 관객들과 만난다. 셀 수 없는 매력의 조각들이 벚꽃잎처럼 우수수 쏟아지는 영화를 다섯 장 벚꽃잎을 흉내내며 살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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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 ‘버스커 버스커’ 이후의 장범준이 궁금해?
몇 해 전 모 방송국 오디션 프로그램을 통해 화려하게 등장했다가 사라진 ‘버스커 버스커’. 홀로서기 후 처음 발표한 ‘장범준 1집’은 대중들의 주목을 받지 못한다. 장범준의 음악 인생은 이대로 사그라드는 걸까? 그럴 리가. 그에게는 여전히 펼쳐 보여야 할 자신만의 무궁무진한 음악적 영감과 에너지가 있다. 영화는 심기일전 2집을 준비하는 장범준의 1년을 고스란히 담았다. 영광도 실패도 자신의 몫으로 끌어안을 줄 아는 한 사람의 뮤지션이 스스로의 음악적 영토를 조금씩 넓혀가는 과정을 영화는 감동적으로 보여준다.

둘, 쉼 없이 이어지는 노래의 향연
장범준보다 노래를 잘 하거나 잘 만드는 뮤지션들이 많겠지만, 그가 만들고 부르는 노래는 다른 이가 흉내낼 수 없는 유일무이한 마력을 품고 있다. 솔직함과 진정성에 묘한 호소력까지 장착했기 때문이다. 영화에는 그가 만들고 부른 노래들이 여러 가지 버전으로 쉴 새 없이 등장한다. 자그마치 30여 곡이 넘는다. 어떤 곡은 자신이 운영하는 카페 ‘대치동 반지하 1호’에서 홀로 기타를 퉁기며, 어떤 곡은 ‘앙상블 밴드’와 함께 여수 밤바다의 공연트럭에서, 또 다른 곡은 프로페셔널 뮤지션들과 합을 맞춘 대규모 공연장에서 불려진다. 팬들에겐 이보다 반가울 수 없는 종합 선물세트일 듯.    

셋, 가슴 따뜻한 청년의 진솔한 ‘성장기’
장범준은 음악을 전공하지 않았다. 하지만 그렇기 때문에 오히려 형식이나 규칙에 구애받지 않고 자신이 표현하고 싶은 감정과 느낌을 가감 없이 쏟아낸다. 비단 음악뿐이 아니다. 살아가는 방식도, 타인과 소통하는 방식도 장범준만의 방식으로 응대한다. 그 방식이란 다름 아닌 ‘성공’ 보다는 ‘성장’을 꿈꾼다는 것. 버스커 버스커의 인기를 미련 없이 놓아버린 것도, 나이와 지위에 구애받지 않고 누구에게든 솔직하게 음악적 조언을 구하는 것도, 아직 세상의 주목을 받지 못하는 동료들에게 작은 기회를 끊임없이 만들어 주는 것도 모두 ‘성장’을 향하는 다양한 몸짓들이다. 그렇게 장범준은 따뜻한 감성과 후회 없는 열정으로 20대의 마지막 해를 보낸다. 

 

 

 

넷, 웰 메이드 ‘밀착 다큐’의 매력
영화속에는 함께 생활하는 어머니와 동생과의 관계, 어린 딸과의 사랑스런 스킨십, 음악 동료들과의 소통 등 장범준의 소소한 일상을 구성하는 풍경들이 가감 없이 담겨있다. 언뜻 자유분방해 보이지만 사실 영화의 정서적 구조는 무척 치밀하게 전개된다. 1집 실패 이후 조금은 초라해 보이는 모습에서부터 한강공원에서의 1인 공연, 친구들과의 연주, 새로운 노래 준비, 락 페스티벌 참가, 2집 앨범 녹음 등의 과정을 통해 장범준의 세계가 단계적으로 확장, 고조되면서 정점을 향한다. 마침내 1년여 시간 공을 들인 2집 앨범은 발표와 동시에 ‘빗속으로’ 등의 노래가 각종 음원 차트를 ‘올 킬’하며 성공을 거둔다. 영화 도입부에서 만난 장범준이 그냥 친근하고 반가웠다면, 엔딩이 가까울수록 자신만의 세계를 성취한 뮤지션으로서의 아우라가 빛난다. 웰메이드 다큐의 전략 성공이다.  

다섯, 반갑다 어울림영화관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영화관은 좌석이 70여 석에 불과한 아담한 상영관이다. 하지만 ‘다시, 벚꽃’처럼 유쾌하고 감성적인 영화를 감상하기에는 더없이 좋다. 그동안 작품성이 검증된 영화들을 조금 늦게 소개하곤 했는데, 이번 ‘다시, 벚꽃’은 반갑게도 멀티플렉스 영화관과 동시 상영이다. 친구와의 나들이, 또는 연인과의 데이트에도 가성비 으뜸일 듯. 감성적인 노래속으로 빠져들고 싶다면, 일상의 소중함을 되돌아보고 싶다면, 여전히 낭만을 꿈꾼다면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영화관을 찾아가 장범준을 만나자. 영화를 보고 나오는 당신의 마음에도 어쩌면 다시, 벚꽃이!


고양영상미디어센터 G시네마
'다시, 벚꽃'

상영일자 : 4월 28일 ~ 5월 27일
상영시간 : 매주 금, 토 10:30, 14:00, 16:10
장소 : 고양어울림누리 어울림영화관
관람료 : 성인 5000원, 청소년ㆍ어르신ㆍ장애인 3000원
문의 : 031-814-81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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