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코코리아 강사들 3마리 발견 흑갈색 반점·줄무늬가 특징

 

▲ 날개에 흑갈색 반점이 3개 있으며 등에 흑갈색 줄무늬가 있는 것이 특징인 대모잠자리. <사진제공=이은정 ㈔에코코리아 사무처장>

 

[고양신문] 고양국제꽃박람회로 떠들썩한 고양호수공원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호수자연생태학교 생태강사들이 모니터링을 통해 멸종위기야생생물2급으로 지정된 대모잠자리 서식을 확인한 것이다.

대모잠자리는 지금까지 서해안 일대와 김포 등 일부 지역에서 몇 마리만 관찰되다가 지난해 국립생태원에서 100마리 넘게 서식하는 것이 관찰돼 학계의 관심이 집중되기도 했다. 호수공원에서는 꽃박람회가 시작하던 지난달 28일에 3마리가 발견됐다. 대모잠자리는 날개에 흑갈색 반점이 3개 있으며 등에 흑갈색 줄무늬가 특징이라 다른 잠자리와 쉽게 구별할 수 있다.

대모잠자리는 국제자연보존연맹이 지정한 멸종위기종이며 2012년 환경부가 지정한 멸종위기2급 곤충이다. 서해안 근교에서 주로 관찰되며 내륙에서는 갈대가 많이 우거진 오래된 연못 등에 한정돼 관찰된다. 한국, 일본, 중국 등 일부지역에만 분포하는 아주 특별한 잠자리로 연못과 습지가 개발되면서 서식지가 줄어들어 멸종위기에 놓이게 됐다. 일본에서는 절멸위기류로 지정해 채집을 금지하고 있을 정도다.

호수공원의 대모잠자리 서식은 정광수 한국잠자리연구소 소장이 2002년부터 2007년까지 호수공원의 잠자리분포상을 조사하면서 확인했다. 정 소장은 조사내용을 ㈔에코코리아에 제공해 2008년 『호수생태도감』에 호수공원에 사는 잠자리 35종이 수록되기도 했다. 지난해부터 호수자연생태학교에서 활동하는 에코코리아 생태강사들이 기후변화생물지표종과 더불어 대모잠자리를 모니터링하다가 발견한 것이다.

한동욱 한국생태학회 대외협력위원장은 “대모잠자리는 매우 예민하고 까다로워 채집조사하기 어려운 종으로 꾸준한 야외 관찰과 모니터링으로만 확인이 가능한 종”이라고 설명했다. “에코코리아의 생태강사들이 20년간 꾸준히 모니터링을 해왔기 때문에 가능한 일”이라며 “지난해 솔부엉이, 붉은배새매의 서식을 확인한 것에 이어 시민모니터링의 힘을 보여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번 대모잠자리 발견은 호수공원이 도시에 인공적으로 조성한 호수지만 20년 동안 일부구역을 생태호수로 잘 관리했기 때문에 다양한 수생식물이 생육하면서 생물다양성이 높은 습지생태계가 안정돼 있음을 말해주고 있다. 이제 곧 호수공원에서 맹꽁이 울음소리가 들리며 산란을 시작할 것이다. 고양호수공원이 다양한 생물들이 어우러져 살아가는 생명의 보고로 유지되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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