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문 세력에 휘둘리지 않는 대통령이길 바란다"

심기용. 24세. 대화동. 동국대 4학년

“다양한 계층 중 소수자 목소리에 관심 가졌으면”

[고양신문] 심상정에게 표를 던졌다. 하지만 문재인이 당선 될 거라고 생각했고 문재인이 돼 기분 좋다. 이명박-박근혜-황교안까지 지난 10년간 너무 울분에 쌓여있었기에 문 대통령에게 기대하는 것이 엄청 많다. 단 심 후보에게 투표했던 이유는 ‘심상정의 득표율이 다음 정부의 개혁성을 보장한다’라는 말 때문이었다.

친구들 중에는 문재인을 싫어하는 사람도 있다. 하지만 취임식 직후부터 ‘완전히’ 다른 세상이지 않나. 문재인을 그렇게까지 싫어할 이유는 없다고 본다. 내가 기대하는 것 보다는 낮은 수준이긴 하지만 이번 정권, 정말 기대된다.

20대는 다양한 사회계층 중 소수자의 목소리를 가장 얘기하고 싶어 한다. 이번 정부는 그런 것에 관심을 가져줬으면 한다. 일자리 창출 공약에는 큰 기대가 없다. ‘81만개 공공 일자리 창출’ 공약은 구체적이지 않다. 일자리가 생긴다고 해서 그것이 ‘내’ 일자리란 생각을 하지 않는다. 청년들이 하고 싶은 일, 청년들이 살고 싶은 삶에 대한 수요조사 없는 일자리 창출은 실체가 없다고 생각한다.

알바를 하며 카페매니저라는 소박한 꿈을 꾸는 친구들도 많다. ‘상대적 박탈감’, ‘미래에 대한 불안’이 청년들을 대변하는 말이다. 어떻게 살아갈지 막막하다. 그것을 이해하는 정부가 됐으면 한다. 기후변화를 포함한 환경문제, 그에 따른 산업구조 개편, 새로운 기술과 일자리 등을 연계한 장기적인 미래 비전을 제시했으면 한다. 마지막으로 광화문 광장에 울려 퍼진 청년들의 목소리를 기억해 달라. 그 어느 세대보다 순수하게 울분에 차 ‘사회정의’를 외쳤던 세대가 10~20대 아닌가.  정리=이성오 기자

 

 

신정현. 36세. 일산2동. 청년활동가

“친문 세력에 휘둘리지 않는 대통령이길 바란다”

1987년 일곱 살 당시 가족들과 명동에 놀러갔다가 우연찮게 6월 항쟁 현장에 있었다. 1987년 6월 항쟁은 직선제를 끌어냈지만 결과적으로 노태우가 대통령에 당선됨으로써 미완의 혁명에 그쳤다. 그렇지만 이번 촛불 혁명은 적폐를 청산하자는 시민적 요구가 정치권의 변화를 이끌어냈고 대선 결과도 우려하는 결과를 비켜가게 했다. 이번 촛불 혁명은 1987년의 한계를 극복했다고 본다.

시민들의 염원이 출범시킨 정권인 만큼 문재인 대통령은 더 이상 구중궁궐에 갇힌 대통령이 아니었으면 한다. 이번 정권창출에 기여했다고 주장하는 정치적 채권자들 혹은 친문세력이라는 또 다른 구중궁궐에 갇힌 대통령이 아니었으면 한다. 처음엔 개혁의 기치를 들고 강력히 나가더라도 결국 채권자들에게 빚을 갚기 위한 정치로 변질된다면 불행한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 주변 사람뿐 아니라 일반 시민들에게도 귀를 기울이는 대통령이었으면 한다.

‘일자리 대통령’이라는 슬로건은 분명 의미 있다. 그러나 대통령이 일자리의 수를 늘린다고 해서 각자의 생계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다. 문제는 일자리의 질이다. 각 개인의 비전을 뒷받침할 수 있을 정도의 양질의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 것이냐를 고민했으면 좋겠다.  

참여정부 시절 대북정책을 비롯한 나름대로의 국정경험을 가진 것은 문재인 대통령의 장점이다. 또한 충분히 경청하고 이해관계를 조율하며 필요에 따라서는 권한을 이양하는 리더십 스타일에 비춰보면 협치에 가장 적합한 인물이다.  정리=이병우 기자

 

 

소연주. 53세. 삼송동. 주부

“중년 이후에도 새로운 일자리 찾을 수 있길”

새 대통령과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국민들이 새로운 정부에 바라는 첫 번째 희망사항은 아무래도 모든 세대가 자신의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일자리들이 골고루 만들어지는 것이 아닐까.

주변을 돌아보면 다들 살기가 참 어렵다. 나 역시 얼마 전에 개인적인 사정으로 일을 그만두게 되었는데, 다시 재취업을 할 것을 생각하면 고민이 많이 된다. 50대 중년이 다시 좋은 일자리를 찾을 수 있을지 솔직히 걱정되기 때문이다. 장수 시대를 맞이해서 다들 늦은 나이까지 일을 해야 하는 세상을 맞이했다. 다들 나름대로 열심히 살아왔지만, 길어진 노후 대비를 든든하게 해 놓은 이들은 그렇게 많지 않다. 그렇기 때문에 50대나 60대에 들어선 이후에도 뭔가 두 번째, 세 번째 일터를 찾을 수 있기를 바라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임금은 적고 힘든 일들이 오히려 중년들의 몫이 되고 있다. 물론 자녀 세대인 젊은이들에게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창조적인 일자리를 만드는 것은 기본일 것이다. 하지만 그것과 함께 중년들의 경험과 지혜를 활용할 수 있는 일자리도 고민해주기를 바란다. 새로운 정부가 펼쳐나갈 정책들이 양질의 일자리를 세대별로 골고루 만드는 일에 집중되기를 기대하겠다.   

바람이 하나 더 있다. 먹고 사는 문제에 어느 정도 여유가 생긴다면, 중년 이후의 삶을 아름답게 가꿀 수 있는 활동에 참여하고 싶다. 가까운 곳에서 부담 없이 문화를 누릴 수 있도록 평범한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문화 프로그램들이 늘어났으면 한다.  정리=유경종 기자

 

 

서광선. 86세. 일산3동. 목사

“금강산 기슭에 가서 맑은 물, 마시고 싶다”

문재인 정부에게 바라는 것은 한마디로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와 유신 잔당들이 만들어 온 적폐를 하나씩 확실하게 청산하는 것이다. 이 일은 대통령 혼자서 다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라 촛불을 든 국민들과 함께 해야 한다.

촛불 민심이 간절하게 원한 것은 믿을 수 있는 대통령과 정부였다. 눈물 흘리고 있는 늙은이들, 일자리를 찾아 헤매는 젊은이들, 헬조선을 버리고 투신자살하는 노동자들, 아무리 노력해도 금수저 아이들에게 왕따 당하는 자식들, 아무리 아파도 병원비를 댈 수 없어서 ‘고려장’을 생각하는 효자들, 이들의 사정을 살피고 함께 울고 함께 아파하면서 따뜻한 말 한마디 던지고, 손잡고 뭐라도 해 보겠다고 약속하고, 아무리 좌파라고 반대당이 떠들어대더라도 끄떡 않고 대한민국을 아시아에서 제일가는 복지 국가로 만들어 내는 대통령을 원한다.

나아가서 한반도 주변의 중국과 러시아와 일본과 미국, 특히 북한이 믿을 만한 대통령이 되어 주었으면 한다. 진실로 한반도에 평화를 간절히 원하며, 절대로 전쟁 같은 것은 생각하지 않는 대통령으로 신뢰를 얻어야 한다. 촛불은 평화를 원하고 전쟁 준비를 원하지 않는다. 내일부터라도 개성공단을 다시 열어야 한다. 

내 소원이지만, 어서 빨리 금강산 기슭에라도 가서 그 맑은 물, 마시고 싶다. 그리고 우리 아이들과 손자들은 수학여행으로 평양도 가고 묘향산 구경도 가고 기차 타고 압록강을 넘어 만주 땅을 달리면서 말달리던 독립군 조상들의 기개를 눈으로 보고 오게 되고, 북한의 아이들과 어울려 평화와 통일을 함께 꿈꾸게 하는 대통령이 간절하다.  정리=이병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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