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문화 문화생활
군에서 아들 잃은 엄마들, 무대에 서다군 의문사 아픔 다룬 연극, 28일까지 대학로 '예술공간 오르다' 공연
  • 정미경 시민기자
  • 승인 2017.05.19 22:39
  • 호수 1322
  • 댓글 0

  

연극 <이등병의 엄마>를 공연한 배우들과 부모, 제작자와 연출자

[고양신문] “문재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가 오셔서 이 연극을 보시고 같은 엄마의 심정으로 어머니들의 손을 따뜻하게 잡아주시기를 바랍니다.”

군 의문사 문제와 그 부모들의 아픔을 담은 연극 <이등병의 엄마>의 제작자 고상만 인권운동가의 말이다. 18일 열린 언론 시사회 질의응답시간에 그가 이 연극을 꼭 보셨으면 하는 두 분 중 한 명을 언급한 내용이다. 이제까지 그 누구도 군대에서 아들을 잃은 부모에게 진심으로 사과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국가의 부름으로 군에 간 이들을 살려서 돌려보내지 못했다면 그에 대해 사과하고,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려주고 순직을 인정하는 것이 당연한 일임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1998년부터 군 의문사에 관심을 가졌던 연극 제작자 고상만 인권운동가

극 초반 한 가족이 아들의 입대를 축하하며 즐거운 시간을 보낸다. 그런데 입대 얼마 후 그 아들의 사망 통보를 받는다. 청천벽력 같은 일이다. 군 당국은 사망원인도 제대로 밝히지 않은 채 빨리 장례를 치러야 순직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며 부모를 재촉한다. 그 말을 믿고 부모는 싸인을 하지만 군은 약속을 지키지 않는다. 아들의 죽음에 대한 진실을 알고 싶은 엄마는 군 유족단체 회원들과 함께 군 당국을 상대로 힘겨운 싸움을 시작한다.

아들의 군 입대를 축하하며 즐거운 저녁 시간을 보내고 있는 주인공 가족

고상만 제작자에 따르면 1948년부터 70여년 동안 약 39,000명의 군인이 사망했다. 이는 전사나 순직으로 인정된 사망건수를 제외한 것으로 1년에 600여명이 군대에서 의문사한 것이다. 이들은 대부분 자살로 처리되어 국가로부터 아무런 예우도 받지 못하고 그야말로 버려진 셈이다. 이제 의무복무 중 사망한 군인에 대한 명예회복은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고 할 수 있다.

군 의문사에 대한 진실을 촉구하는 엄마들

군 인사법 개정과 공정한 조사기구의 필요성을 알리고 상처받은 유족의 마음을 치유하고자 만든 이 연극을 보았으면 하는 또 한 명의 인물은 국방 정책을 책임지고 있는 국회 국방위원들이다.

19일 첫 공연에는 정의당의 김종대 의원과 더불어민주당의 이철희 국방위간사, 김광진 전 의원 등이 참석할 것으로 전했다. 스토리펀딩으로 제작된 이 연극은 28일까지 서울 대학로 ‘예술공간 오르다’에서 공연된다. 기성 전문 배우들과 함께 유족 9명이 직접 참여해 연극을 이끌어 나가기 때문에 그 울림이 더하다. 내일은 마침 연극에 참여한 박윤자님의 아들 윤영준군의 기일이기도 하다.

연극 개막일에 아들 윤영준군의 기일을 맞는 박윤자님

슬픔은 인간이 느낄 수 있는 고귀한 감정이다. 연극이 시작되고 줄곧 여기 저기서 눈물을 삼키는 소리가 들렸다. 한해 평균 27만여 명의 청년들이 군에 입대하는 현 상황에 비단 남의 이야기로만 생각되지 않기 때문이다. 손수건 지참 필수다.

 

정미경 시민기자  gracesophia@naver.com

<저작권자 © 고양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정미경 시민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기사 댓글 0
전체보기
첫번째 댓글을 남겨주세요.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