멸종위기종 발견 등 반가운 소식 이어져



[고양신문] 호수공원에서 반가운 소식이 들려왔다. 호수공원 작은동물원의 두루미 부부가 지난 5월 19일  첫 알을 낳았다.

호수공원 두루미는 지난 2013년 서울대공원에서 데려온 부부 두루미로 아직 한 번도 알을 낳지 않았었다. 5월 초부터 유난히 두루미 울음소리가 잦아 공원관리과 호수공원팀에서는 혹시나 하는 기대감을 안고 지켜보다가 19일 알을 발견하게 되었다.

두루미는 알을 낳기 전 묵은 갈댓잎을 쌓아올려 둥지를 만든 후 구애 춤을 추며 짝짓기를 한다. 그러나 안타깝게도 호수공원 두루미 사육장에는 둥지를 만들 재료가 전혀 없어 두루미가 맨땅에 알을 낳고 불안해하며 사육장 안을 서성이고 있었다. 알을 발견한 호수공원팀은 한동욱 한국생태학회 대외협력위원장에게 자문을 구해 둥지 재료를 넣어주고 사육장 주변에 검정 그늘막을 둘러주는 등 발빠르게 대처를 했다.

20일 토요일에는 노래하는 분수대에서 푸른고양나눔장터가 열려 음악소리가 크게 들려오자 두루미 부부가 불안증세를 보이기도 했다. 때마침 두루미 산란소식에 현장을 찾아온 한동욱 위원장이 고양시장실에 음악소리를 줄여야한다고 연락을 하자 주최측에서는 바로 음악소리를 줄여 두루미 부부가 안정을 찾기도 했다. 발빠른 대처 덕분인지 두루미 부부는 넣어준 재료로 둥지를 만들고 21일 알을 하나 더 낳아 품기 시작했다.

원래 호수공원 두루미는 고양시 자매결연 도시인 중국 치치하얼시가 1997년 꽃박람회 개최를 축하하며 암수 한 쌍을 보내왔지만 2000년 경 암컷이 죽어 수컷 혼자서 생활해 왔다. 혼자 지내던 수컷을 2013년 서울대공원으로 보내 새로운 짝을 찾게 하고, 그 대신 서울대공원의 두루미 한 쌍을 호수공원으로 데려온 것이 지금의 두루미 부부다.

천연기념물 202호인 두루미는 부부의 인연을 맺으면 죽을 때까지 함께 지낸다. 4월 초순이면 묵은 갈댓잎을 쌓아올린 큰 둥지를 만든 다음 한배에 2개의 알을 낳는다. 암수가 교대로 알을 품으며 32~33일 정도 지나면 부화한다. 때문에 20일 후에 갓 부화한 새끼 두루미를 만나기 위해서는 두루미가 안정을 찾고 알을 잘 품을 수 있도록 시민들의 배려가 필요하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두루미 사육장을 들여다보거나 주변에서 큰 소리를 내면 곤란하다는 것.

이번 산란을 계기로 두루미 사육시설의 환경을 재정비할 필요성도 제기되었다. 사육장이 두루미에게 너무 좁고 내부가 너무 훤히 들여다보이며 둥지 재료가 없는 등의 문제를 해결할 아이디어가 필요한 시점이다.

호수공원에서는 지난해 붉은배새매, 솔부엉이 서식이 확인된 데 이어 올해는 멸종위기종인 대모잠자리가 발견되고 작은동물원의 금계가 부화에 성공하는 등 반가운 소식이 이어지고 있다. 호수공원이 시민들에게 사랑 받는 공간이면서, 동시에 많은 생명들이 살아가는 풍요로운 생태의 보고로 잘 관리되고 있다는 의미다. 두루미의 첫 아기들이 잘 부화되어 두루미 가족이 구성되기를 기대해본다.

(사진제공=(사)에코코리아 백원희 생태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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