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동호인 > 사과나무 여성합창단

사과나무 여성합창단은 매주 목요일 오전 대화마을 한 상가에서 모여 연습을 한다. 아직 신생 합창단이지만 박훈 지휘자(사진 맨 왼쪽)의 지휘 아래 체계적으로 연습하며 화음을 맞춰가고 있다.

[고양신문] 매주 목요일 오전, 고양시 일산서구 대화마을 2단지 상가에서는 여성들의 발성소리가 울려퍼진다. 발성연습에 이어 ‘플라이 미 투 더 문’ 과 같은 익숙한 팝송부터 ‘산유화’, ‘진달래꽃’ 같은 가곡까지 다양한 레퍼토리의 노래가 흘러나온다. '사과나무 여성합창단'이 만들어내는 아름다운 화음이다.

사과나무 여성합창단은 지난해 겨울 모임을 시작한 신생 합창단이다. 박훈 지휘자(현 동작구립 소년소녀합창단 지휘)와 오샛별 반주자(현 사과나무 피아노 원장)의 열정적인 지휘 아래 10여 명의 단원들이 목소리를 맞추고 있다.

합창단은 종교도 나이도 다른 45세 이하의 고양시 거주 여성들로 구성됐다. 단원들 중 1명을 제외하곤 모두 주부다. 그런 까닭에 대개 주말 오후를 선호하는 여느 합창단과 달리 평일 낮 시간에 연습을 한다. 주부들이다보니 연습 후 함께 보내는 시간도 아기자기하다. 연습이 끝났다고 그냥 훌쩍 집에 가버리는 게 아니라 서로 집에서 준비해온 간식을 펼쳐놓고 식사도 함께한다. 이탈리아 유학 시절 식당을 운영한 적 있는 박훈 지휘자는 가끔 맛있는 파스타를 만들어 와 단원들을 열광시키기도 한다.

단원 김혜영(36세)씨는 “두 아이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합창 연습실로 달려와 노래하는 시간은 일주일 일과 중 가장 기다려지는 시간”이라며 “함께 화음을 맞추며 노래하다 보면 육아 스트레스도 사라지고, 그동안 잊고 살았던 나를 되찾는 기분이 든다”고 말했다. 

서로 비슷한 고민과 공감대를 갖고 있는 또래들의 모임이라 단원들 간의 교감이 더 돈독하고 재미있다는 말도 덧붙였다.

창단멤버인 안주형(43세)씨는 학창시절 이후 합창을 해본 적이 없어 망설였는데 막상 발을 들여놓고 보니 도전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든다며 뿌듯해 했다. 
“오랜 시간을 주부로 살다가 마흔이 넘은 나이에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게 쉽지만은 않았지만, 지금은 합창이 제 삶의 활력소가 됐어요. 일산으로 이사 와서 친구가 많지 않았는데 마음을 나눌 친구들이 생겨 너무 좋아요.”

박훈 지휘자는 합창의 매력과 합창단의 창단 이유를 이렇게 설명했다.
“합창을 할 때는 엔도르핀보다 4000배의 에너지를 가진 다이돌핀이라는 호르몬이 생성된다고 합니다. 다이돌핀은 우리에게 긍정적인 작용을 해 각종 질병을 호전시킨다는 연구결과가 있을 정도입니다. 합창을 통해 기쁨을 얻고, 스스로 찾은 기쁨을 가족과 이웃에게 나눠줄 수 있다면 이것보다 보람 있는 일이 또 있겠냐는 생각에 재능기부를 결심하게 됐습니다.”

단원 가운데 2명은 전공자여서 파트별 연습도 돕고 합창단을 이끌어가는 역할도 맡고 있다. 그 덕분에 연습이 꽤나 체계적으로 이뤄진다. 

사과나무 여성합창단은 내년에는 첫 번째 정기연주회를 열 계획을 세우고 차근차근 준비 중이다. 한국합창협회에 정식으로 등록하기 위해 신입단원을 모집하는 일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한국합창협회에 등록하려면 최소 25명의 단원이 확보돼야 하기 때문이다. 고양시에 거주하는 45세 이하 여성이면 누구나 사과나무 여성합창단의 문을 두드릴 수 있다.

아름다운 화음으로 자신과 가족, 나아가 이웃들에게 행복의 메시지를 전하는 합창단으로 성장하기를 바란다는 사과나무 여성합창단 단원들은 함께 꿈을 만들어 갈 새로운 멤버들의 관심을 한목소리로 요청했다.
“노래를 사랑하는 여성이면 누구든 우리 합창단의 문을 두드려주세요. 한 그루 사과나무를 심는 마음으로, 우리 함께 노래를 통해 행복의 열매를 꿈꿔봐요.”

문의 010-9935-7174(반주자 오샛별)

사과나무 여성합창단은 신입 단원을 모집 중이다. 고양시에 거주하는 45세 이하 여성이면 누구나 함께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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