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사공동체 자유농장 일일주점, 시끌벅적 마무리

자유농장 바자회에 참석한 동녘교회 식구들.

 

[고양신문] 백마역 뒤편에 자리한 ‘행복한 농사공동체 자유농장’이 지난 24일 왁자지껄한 일일주점으로 변신했다. 주방에서는 도토리묵과 부침개, 두부김치를 쉴 새 없이 내놓고, 농장 마당과 하우스에 각각 자리를 잡은 이들은 술잔을 주고 받으며 유쾌한 이야기꽃을 피웠다. 식재료는 대부분 농장에서 직접 기른 농작물로 만들었다. 특히 자유농장에서 수확한 울금으로 담근 향기 좋은 울금주가 이날 하루 특별 할인가로 판매돼 인기를 끌었다.

 

자유농장은 고양시에 거주하며 삶과 노동의 공동체를 꾸리고 있는 소설가 정화진·김한수, 인문학자 김경윤, 일러스트레이터 이원우씨가 함께 터전 삼은 유기농 생태농장이다. 농장에 한 다리를 걸치고 주말농사를 짓고 있는 벗들도 30여 명에 이른다.

이들이 큰 맘 먹고 일일주점까지 열며 주변 지인들을 초청한 까닭은 엉뚱하게도 ‘뒷간’을 만들기 위해서다. 농장에 화장실 하나 만들면서 요란스럽다고 말할 수도 있겠지만, 이들이 만들고자 하는 시설은 여느 화장실과는 다른 ‘생태 뒷간’이다. 정화진 소설가는 생태 뒷간이야말로 유기농법 농장을 완성하는 핵심적인 요소라고 말했다. “현대인이 배설하는 분뇨는 거의 다 오물로 처리되지만, 사실은 가장 훌륭한 비료입니다. 똥과 오줌을 땅에 뿌려주면 땅은 건강하고 맛있는 생산물을 우리에게 되돌려줍니다.”

생태 뒷간의 첫 번째 포인트는 소변과 대변을 분리해서 모으는 것. 소변은 용기에 모은 후 마개를 닫아 보관만 하면 되고, 대변은 왕겨와 섞어 적당히 건조시킨 후 다른 부재료들과 혼합해 퇴비장에서 묵히면 최고의 퇴비가 된다.

김한수 작가 역시 “인간 배설물은 사람의 몸과 땅과 먹거리를 연결해주는 중요한 연결고리”라며 “생태 뒷간은 단순히 퇴비를 생산하는 곳이 아니라, 생태계의 순환에 대한 교육적 기능으로도 꼭 필요한 시설”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일일주점에는 지역을 중심으로 활동하는 크고 작은 모임의 구성원들이 걸음을 해 농장주 4인방의 다채롭고 폭넓은 인적 네트워크를 실감케 했다. 김경윤 작가는 “애초의 모금 목표를 넉넉히 달성했다”면서 “멋있고 쾌적한 생태 뒷간을 지어 응원해주신 분들의 정성에 보답하겠다”고 말했다.

 

일산동구 풍동 백마역 뒤편에 자리한 '자유농장'에서는 김한수 소설가를 비롯한 4명의 작가들이 함께 생태 농사를 짓는다.
자유농장 마당의 명당 자리를 차지한 이들.
자유농장의 밭에서는 다양한 농작물이 잡초들과 공생하며 건강하게 자라고 있다.
자유농장에 마련된 농장 도서관에 자리를 잡은 가족이 음식을 나누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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